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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향수13

추억의 '아이스깨끼~' 소리가 그립다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이 더워서인지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자주 찾습니다. 어제 저녁 ○-마트에 가서 수박 한통을 사려 하니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인지 한 통에 1만원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참외 몇 개를 산 후 50% 세일하는 아이스크림을 한아름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놓았더니 기말고사를 보는 막내가 틈만나면 냉장고 문을 열고 하나씩 잘도 꺼내 먹습니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보니 문득 지금은 듣기 힘든 '아이스깨끼 사려~~" 하는 소리가 그리워 집니다. 지금은 듣기 힘든 추억의 소리요, 고향의 소리입니다. 오늘이 벌써 7월 6일,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입니다. 한 여름에 가장 많이 찾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빙과류죠. 요즘이야 맛도 있고 .. 2009. 7. 6.
설날에 보기 싫은 꼴불견 다섯가지 설날 연휴가 시작됩니다. 이번주는 내내 설날 명절증후근 때문에 주부들 머리가 조금 지끈했을 것입니다. 고향가는 마음은 푸근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시댁식구들과 친척들을 보면서 매년 보기 싫은 설날 꼴불견 모습을 올해는 안봤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모습을 보면 명절 분위기마저 썰렁하게 합니다. 여자들은 죽어라 일하고 임금처럼 쉬는 남자들 사실 여자들이 명절 증후군을 겪는 것은 음식 준비와 상차림 등 평소보다 몇 갑절 힘든 가사일 때문입니다. 아침밥 먹고 설거지 하기 무섭게 또 점심차리고, 점심 먹고 조금 쉴라치면 남자들 고스톱치고 논다며 술과 간식 준비하는 등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을 틈이 없습니다. 특히 막내 며느리인 경우 시댁 눈치까지 봐야하니 그 피로도는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남.. 2009. 1. 23.
설날 앞두고 호떡집 불난듯 하던 방앗간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설날 하면 떡국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떡국을 이제는 먹기가 두렵습니다. 한 살 덕 먹는 것이 싫을 나이가 됐습니다. 사는게 고단하고 힘들었던 옛날에는 설날에 먹던 가래떡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이야 모양도 예쁘고, 맛도 있는 각양 각색의 떡이 많이 나왔지만 배고픔을 채우기 바빴던 어린 시절엔 가래떡 하나면 최고였습니다. 설날 전날이 되면 동네 방앗간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바쁩니다. 방앗간이 1년중 가장 바쁜 날이 아마도 설날 전날일 겁니다. 미리 물에 불려놓은 쌀에 물기를 뺀 후 어머니는 큰 그릇에 담아 머리에 이고 방앗간을 갑니다. 저도 어머니를 따라 방앗간을 따라 나섭니다.. 2009. 1. 22.
크리스마스 이브날 잃어버린 운동화 제가 어릴 때 가장 신고 싶었던 것이 예쁜 운동화였습니다. 지금은 운동화가 흔하지만 그 당시는 대부분 고무신을 신고 다니던 시절이라 운동화는 동네 아이들에게 자랑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1주일정도 앞두고 어머니께서 그렇게도 신고 싶었던 운동화를 사주셨습니다. 저는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뻐서 운동화를 방안에서만 신고 얼마동안 밖에서는 신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오래전부터 성당을 다니셨는데, 그 성당은 고아원을 함께 운영하던 성당이었습니다. 성당에 있는 고아들은 얼굴이 검은 친구, 머리가 꼽슬한 여자 아이, 눈이 파란 친구 등 전쟁후 주둔한 미군과 우리 나라 여자들 사이에 낳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같은 한국인인데, 왜 나와는 다르게 생겼을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크리.. 2008. 12. 24.
시린손 호호불며 김장배추 씻던 어머니 지난 주말에 저희집은 김장을 했습니다. 아직 서울은 첫눈다운 눈이 내리진 않았지만 겨울다운 을씨년스런 날씨입니다. 옛날 이때 쯤이면 김장과 연탄 등 월동준비가 한창일 때입니다. 요즘은 겨울에도 배추 등 채소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연탄도 모두 기름, 가스보일러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월동준비라고 해야 특별한 것이 없으니 세상 참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월동준비 명맥을 유지하는게 김장인데 중국산 가공김치 등이 나오면서 김치를 집에서 직접 담지 않고 사다 먹는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우리 아이들이 "김장"이란 단어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한겨울의 식량'이라고 할만큼 우리네 어머니들이 1년중 가장 정성을 들여 만들던 것이 바로 이맘때 담그던 김장이었습니다. 저는 김장.. 2008. 11. 24.
연말에 은행달력 먼저 받으면 부자될까?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갑니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면 '또 한해가 가는구나...'하고 세월을 느끼게 해주던 것이 바로 달력입니다. 매년 이맘때쯤 다음해 달력을 얻으며 다가 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을 갖곤 합니다. 저도 어제 은행일을 보러 갔다가 직원이 '카렌다 필요 하지 않으세요?' 하는 말에 달력 몇 개를 얻어 오며 한살 더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은행 달력을 얻어 오다 보니 문득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연말에 은행 달력이 먼저 들어 와야 다음 해에 돈이 많이 들어 오고 부자 된단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옛날 사람들이 돈 하면 은행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2008. 11. 12.
둘째딸이라고 왜 사진도 안찍어 주셨나요? 어제 남편과 아이들이 직장과 학교에 가고 혼자 있을때의 일입니다. 집안 정리를 대충 해놓고 서재에 가서 아무 생각 없이 책꽂이에 꽃힌 낡은 제 앨범을 꺼냈습니다. 거기에는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 맨 첫장에 있었습니다. 그것도 백일사진도, 돌사진도 아닌 그냥 평범하게 찍은 사진 한장이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있자니 괜히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눈물도 많아진듯 합니다. 이 사진만 보면 어린 시절 사진에 관한 가슴 아픈 기억이 떠오른답니다. '둘째딸로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왜 남동생만 사진을 찍어 주고 저는 안 찍어 주나요?' 하면서 어린 마음에 서러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괜히 남동생을 미웠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단하고 가난했던 시절, 사진에 얽힌 아픈 사연이 있.. 2008. 9. 25.
조선시대 중산층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중산층이 자꾸 즐어들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쇠약해져 가고 있는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의 중산층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건가요? 돈이 많은 사람? 아니면 학벌이나 권력이 센 사람?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얼마전에 정부수립 60년에 즈음해서 MBC와 한국 사회학회가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을 조사했는데요.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줄어들고 돈이 첫 번째 조건으로 등장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행복하다는 사람은 74.7%,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24.1%였습니다. 7년 전에 비해 행복하다는 사람이 줄었고,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은 늘었습니다. 행복의 조건도 7년 전에는 건강.. 2008. 8. 25.
하얀 연기 내뿜는 모기방역차, 효과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여름철에 가장 귀찮고도 짜증나게 하는 게 바로 모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 '친구' 시작 부분에 보면 모기차(방역차)가 동네를 돌며 하얀 연기를 뿜고 다닐 때 꼬마들이 그 차를 뒤쫓으며 신기한듯 노는 모습이 나옵니다.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여름날 추억중 하나가 바로 방역차 꽁무니 따라 다니며 놀기였습니다. 일명 '방구차'로도 불리워졌었죠. 어제 일이 있어 시내를 나갔다가 우연히 방역차를 봤습니다. 옛날 어릴때는 소독효과가 있을 것 같아 일부러라도 몸을 소독(?)한다며 방역차를 쫓아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미련한 짓이었죠. 요즘이야 어디 그렇습니까? 방역차를 따라 다니는 아이들도 별로 없습니다. 서울에서 연막 방역소독을 시작한 것은 아마 1960년대 말부터라.. 2008. 8. 5.
계란을 담던 그릇 알망태를 아시나요? 요즘은 계란이 아주 흔하지만 예전엔 귀한 음식재료였습니다. 또 지금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가지 않고, 학교에서 급식으로 모두 해결하지만, 제가 학교 다닐때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오빠, 언니, 제 도시락까지 무려 4~5개씩 도시락을 싸주던 어머니의 정성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어쩌다 도시락에 계란 반찬을 싸가지고 가는 날은 요즘말로 인기짱~!이었죠... 뭐, 싸간 계란 반찬은 혼자 먹지도 못하고 이 친구, 저친구 한 젓가락씩 먹다보면 어느새 금방 바닥이 났죠. 그래도 친구들과 나눠먹는 계란반찬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반찬이었답니다. 그때는 대부분의 집에서 닭을 키우며 살았습니다. 마당 한켠에 보통 10마리 내외로 키웠습니다. 암탉이 낳는 계란은 할아버니, 할머니에게 주던 귀한 .. 2008. 8. 4.
왜 비오는 날은 빈대떡이 생각날까? 장맛비가 오늘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니 주말인데도 선뜻 외출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비가오는 주말엔 그래서 온 가족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부 입장에서 가족이 모두 집에 있다보니 세끼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 챙겨줄 생각으로 뭘 해줄까? 하는 고민이 생깁니다. '아~ 맞아! 빈대떡 해먹어야지...' 오늘은 온가족이 빈대떡이나 해먹으며 보낼까 합니다. 그런데 비가 오면 사람들은 흔히 빈대떡을 떠올립니다. 왜 비가오면 빈대떡이 생각나는 걸까요? 옥수수나 감자 등 다른 맛있는 것도 많은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거실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옵니다.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가만히 들어봅니다. "찌지지 찌~~~지" 하는 빗소리를 들으니 빈대떡을 만들때 후라이팬 기름에 빈대떡 익어가는 소리와.. 2008. 7. 26.
60년대 어느 초복날의 정겨웠던 기억 오늘이 초복입니다. 1년중 가장 더운 세 번의 더위중 첫번째 더위죠. 내 더위 사갈 사람 어디 없나요? ㅎㅎㅎ 아침에 일어나 초복인데 뭘 해먹을까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제 어릴적 초복때의 정겨운 기억들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냉장고가 흔한 시절이 아니었죠. 그 당시 동네에 냉장고 있는 집이 한 집도 없었답니다. 그리고 수박이나 참외 등 과일도 흔하지 않아 쉽게 먹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복날이면 어머니는 수박을 한 통 준비해 마당에 있는 펌푸물(요즘 아이들은 이런 펌푸 모르죠, 아마...)을 퍼서 물에 둥둥~~ 띄워 놓습니다. 그리곤 제게 얼음가게 가서 얼음을 사오라고 합니다. 얼음가게까지는 어린 제가 걸어서 가는데 10여분 걸립니다. 얼음을 사서 걸어오는 동안 얼음이 녹을까.. 2008. 7. 19.
서울에 있는 100년전 조선시대 간판 서울 한복판에서 100년전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쓰던 간판인데, 참 특이합니다. 아래 간판은 무슨 간판일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고어를 생각해 보면 아시듯한데...? 요즘 도심지 간판을 보면 국적도 없는 간판이 여기 저기 보여 세종대왕이 노여워 하실텐데, 북촌 한옥마을(서울 가회동)을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간판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바로 이 간판은 치과간판이네요. "이 해박는 집"... ㅎㅎㅎ 1926년 6월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의 인산(왕실의 장례)일에 우연히 찍힌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간판이며, 1907년 종로에서 잇방을 개설한 최승용이란 사람이 실제 사진속의 간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한말 고종의 시의였던 독일인 의사 분쉬가 1903년에 .. 2008.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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