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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향수

설날에 보기 싫은 꼴불견 다섯가지

by 피앙새 200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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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가 시작됩니다. 이번주는 내내 설날 명절증후근 때문에 주부들 머리가 조금 지끈했을 것입니다. 고향가는 마음은 푸근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시댁식구들과 친척들을 보면서 매년 보기 싫은 설날 꼴불견 모습을 올해는 안봤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이런 모습을 보면 명절 분위기마저 썰렁하게 합니다.

여자들은 죽어라 일하고 임금처럼 쉬는 남자들
사실 여자들이 명절 증후군을 겪는 것은 음식 준비와 상차림 등 평소보다 몇 갑절 힘든 가사일 때문입니다. 아침밥 먹고 설거지 하기 무섭게 또 점심차리고, 점심 먹고 조금 쉴라치면 남자들 고스톱치고 논다며 술과 간식 준비하는 등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을 틈이 없습니다. 특히 막내 며느리인 경우 시댁 눈치까지 봐야하니 그 피로도는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남자들이 명절때 전도 부쳐주고, 떡도 썰어주는 등 많이 도와주는 편이지만 아직도 가부장적 사고에 젖은 집들은 여자들만 죽어라 일하고 남자들은 손끝하나 까딱 안하고 쉬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는 음식준비와 상차림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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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용돈줄 때 시댁과 친정을 차별해서 주는 것
명절날 되면 시댁과 친정에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보통 시댁은 신경을 많이 써도 친정쪽은 무신경한 것이 남편들입니다. 여자도 자식이고 명절때가 되면 평소에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을 조금이라도 신경써드리고 싶은데, 이게 여자들 마음과는 다릅니다. 남편들이 시부모에게 설날 용돈으로 20만원씩 드리면, 친정 부모에겐 10만원 주는 것도 아까워합니다. 물론 남자들이 돈을 벌고, 여자는 출가외인이라지만 다 같은 자식입니다. 명절 때 딸만 둔 부모들은 설날 연휴때 하루 종일 딸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시댁에서 제사를 모시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용돈 드리는 것 만큼은 차별 없이 줄 수 있는 멋진 남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도 안하면서 옆에서 잔소리만 계속 하는 형님
설날을 보내기 위해 보통 하루나 이틀 전에 시댁에 갑니다. 제사 음식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댁에 가서 장을 보고,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는 등 제사상 음식을 미리 준비하려면 허리가 다 아플 지경입니다. 그런데 음식을 준비하는 옆에서 일도 안하면서 ‘간이 맞네, 안맞네’, ‘전 모양이 이쁘지 않네.’, ‘떡을 발로 썰었느냐’ 등 잔소리를 해대는 형님들을 보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십니다. 형님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아랫 동서들이 신나서 일하는데, 공장장이 옆에서 작업 감독하듯 잔소리만 하는 형님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형님과 동서가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명절 준비를 하면 즐겁고 유쾌한 설날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이런 형님들의 잔소리를 안듣는 설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역지사지 입장을 이해 못하는 미운 시누이
결혼한 시누이가 시댁에 갔다가 명절날 일찍 친정에 와서 상전 노릇하며, 같은 며느리로서 올케 입장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보기 싫은 꼴불견 중의 하나입니다. 자기는 일찍 친정에 와서 푹 쉬면서 제사 지낸 후 점심을 먹고 친정에 가려고 하면, 왜 벌써 가느냐며 저녁 먹고 푹 쉬다 가라고 합니다. 나도 부모가 있는데,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은 것은 모든 여자들의 바람입니다.

자기는 시댁에서 빨리 와도 되고, 올케는 늦게 가야한다는 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생각하는 심보와 똑같습니다. 그런데 며느리는 친정에 빨리 안보내면서도 시집간 딸은 빨리 오라는 시어머니가 더 미울 때도 있습니다. 명절날 점심 먹고 오후쯤은 여자들도 친정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시부모들의 센스가 아쉽습니다. 또한 힘들여서 만들어 놓은 음식 남으면 다 버린다고 싸가지고 가는 시누이들도 가관입니다. 남는 음식 없습니다. 싸가고 싶은 것은 며느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식 갖고 마음 상할까봐 아무런 말도 못하지만, 남는 음식은 힘들여서 고생한 사람들이 더 가져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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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고스톱 치는 남편
한국의 명절날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스톱입니다. 우리의 전통 윷놀이 등 놀이문화도 있지만 재미없다고 그저 세 사람만 모이면 ‘고(go)'입니다. 일단 시작했다 하면 끝을 모르고 쳐댑니다. 설날 제사 지내고, 점심을 먹은 후 친정을 가거나 아니면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고스톱을 계속 치는 남편을 보면 정말 밉습니다. 아내가 명절 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집에 빨리 가서 어깨라도 주물러 주며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라도 해주어야 합니다. 고스톱 오래 해봐야 결국 돈을 딴 사람, 잃은 사람도 없습니다. 끝나면 다 다시 돌려주는게 가족들이 모여서 하는 고스톱 아닌가요? 아니면 돈을 딴 사람은 그 돈을 다 조카들에게 용돈으로 주고 옵니다. 심심풀이 놀이로 잠시 하는 것은 몰라도 여자들이 빨리 쉬고 싶은 마음을 100분의 1이라도 알아준다면 고스톱 친다고 계속 눌러 붙어 있으면 안됩니다.

이외에도 명절날 보고 싶지 않은 모습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꼴불견을 보더라도 돈 많이 벌어서 금의환향하는 마음으로 고향에 가고 싶지만, 경기침체와 짧은 설날 연휴로 이번 설날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모쪼록 지난해 묵은 때를 훌훌 털어버리고, 명절날 이런 꼴불견 모습 보이지 말고 즐겁고 행복한 설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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