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향의향수

왜 비오는 날은 빈대떡이 생각날까?

by 피앙새 2008. 7. 26.
반응형

장맛비가 오늘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니 주말인데도 선뜻 외출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비가오는 주말엔 그래서 온 가족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부 입장에서 가족이 모두 집에 있다보니 세끼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 챙겨줄 생각으로 뭘 해줄까? 하는 고민이 생깁니다. '아~ 맞아! 빈대떡 해먹어야지...' 오늘은 온가족이 빈대떡이나 해먹으며 보낼까 합니다. 그런데 비가 오면 사람들은 흔히 빈대떡을 떠올립니다. 왜 비가오면 빈대떡이 생각나는 걸까요? 옥수수나 감자 등 다른 맛있는 것도 많은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거실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옵니다.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가만히 들어봅니다.
"찌지지 찌~~~지" 하는 빗소리를 들으니 빈대떡을 만들때 후라이팬 기름에 빈대떡 익어가는 소리와 비슷합니다.
빈대떡 유래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어릴적 어머니께서 들려주신 얘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옛날 제가 어릴 때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비오는 날은 빈대떡 붙여먹는 게 제일이야~" 하시며
어머니께서 맛있는 감자빈대떡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어느날 감자빈대떡을 먹던 언니가 뜬금 없이 묻습니다.

"엄마, 왜 비오는 날은 빈대떡을 먹는거야?"
하고 물으니 어머니께서는,

"응, 그건 비오는 날 빗소리와 이 빈대떡 붙이는 소리가 비슷하잖아.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빈대떡 생각이 나서 해먹는 거란다."
하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성이 듬뿍 담긴 호박감자빈대떡으로 가족과 함께 사랑과 행복을 나눕니다. 피앙새)

빈대떡을 서민음식이라고 합니다. 빈대떡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說)이 있습니다.
이른바 '카더라~' 얘기들이죠. 그러나 어느 한 얘기도 이게 진짜 빈대떡의 유래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즉, '빈자(貧者)떡’이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떡, 중국 떡의 일종인 '병자(餠者)'에서 유래된 음식, 서울 덕수궁 뒷쪽(지금의 정동)이 예전에 빈대가 많아 '빈대골'로 불렸는데, 이곳 사람 중에 부침개 장사가 많아 이름이 빈대떡이 되었다는 이야기, 녹두를 주재료로 하는 '빙저’라는 지짐이가 우리나라에 흘러 들어와 '빙쟈’라는 이름으로 불리웠고, 이 말이 세월이 흘러 빙자떡→빈자떡→빈대떡으로 바뀌었다는 설 등 꽤 많습니다.

이렇게 <빈대떡>이 된 데에는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어쨋거나 빈대떡에는 <빈대>가 없다는 사실입니다..ㅎㅎ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그래도 '빈자(貧者)떡’설이 가장 그럴듯 합니다. 빈대떡 하면 서민들이 생각나기 때문이죠.

"양복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앞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원인은 한가지 돈이 없어~!
 들어갈 땐 폼을 내서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돈이 없어 쩔쩔매다가 뒷문으로 도망치다 붙잡혀서 매를 맞는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붙여먹지, 한푼 없는 건달이 요리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오래된 가요 빈대떡신사의 가사입니다. 이렇게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붙여먹지 하며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도 우리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만큼 빈대떡은 서민들과 함께 해온 음식이란 거죠.

오늘 아침 느즈막히 일어난 둘째 딸에게, "아침 먹어야지" 하니 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피자 시켜줄까?" 했더니, "응, 그래 엄마~ 근데 엄마가 왠일이야, 피자를 다 시켜주고...헤헤헤"
갑자기 피자를 시켜준다는 엄마말에 딸이 감동했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응~! 엄마표 피자야, 코리안 피자(빈대떡)인데, 금방 되니 기다려....ㅋㅋㅋ"

"에이 엄마는... 그럼 그렇지... 엄마가 피자 시켜줄리가 없지, 무슨 생일날도 아닌데..."

실망한 딸에게 엄마표피자를 맛있게 만들어줘야죠. 밀가루, 부침가루, 호박, 감자, 양파 등 재료를 뚝딱
준비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코리안피자를 만들어 주겠습니다.

그 옛날 비오는 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빈대떡 맛은 못내더라고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긴 빈대떡
만들어 먹으며 주말을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지내렵니다.

여러분도 오늘 빈대떡을 붙여 먹으며 가족과 함께 사랑과 행복을 나누시지 않겠어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