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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다시 보는 최고, 최악의 베스트3

by 피앙새 201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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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예능 ‘무한도전’이 어제 200회 특집을 방송했습니다. ‘무도’ 홈페이지에는 1회가 2006년 5월 6일로 소개돼 있는데, 무한도전의 역사는 사실 그보다 훨씬 앞섭니다. 2005년 4월 24일 방송을 시작한 ‘토요일’의 ‘무(모)한 도전’ 코너가 현재 ‘무한도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횟수로 따지면 사실 250여회가 되는 거죠. ‘무(모)한 도전’은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과 100m 달리기, 세차기와의 세차 대결, 소와 줄다리기 등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을 방송하던 ‘토요일’ 프로는 2005년 10월 27회를 끝으로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종영됐고, ‘강력추천 토요일’이 신설됐는데 ‘무(모)한 도전’은 ‘무(리)한 도전’으로 살아남았습니다. 2005년 12월 ‘무(리)한 도전’은 ‘리’자를 빼고 ‘무한도전’으로 코너 이름을 바꾸었고, 2006년 5월 6일부터 독립 프로가 됐습니다.


‘무한도전’ 1회 출연자가 누구인지 기억나시나요? 바로 프로골퍼 미셸위입니다. 유재석 등 6명의 맴버들과 SS501의 김현중, 김형준, 김규종과 함께 골프대결을 벌였는데, 이것이 말 그대로 무한도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정말 많은 도전이 있었습니다. 어제 200회 특집을 맞아 시청자들이 뽑은 최악, 최고의 도전 베스트3를 발표했는데,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악, 최고의 특집과 어느 정도 일치하나요? 200회를 맞은 ‘무한도전’ 특집에서 나온 최고, 최악의 도전을 다시 한번 자세하게 볼까요?

최악의 도전 베스트 3                                       

3위 여성의 날 특집(144회)

여성의 날 특집-소녀시대편은 '여성의 날‘ 특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여성’ 특집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여성의 날 특집이 아니라 소녀시대 특집 같았고, 초특급 게스트 소녀시대와 함께한 ‘거성쇼’는 박명수의 이미지만 구긴 쇼였습니다. ‘거성쇼’를 통해 1년 반 만에 다시 MC로 등극한 박명수! 유재석과 정준하는 보조였습니다. 어쩌면 부활하지 말았어야 할 쇼였습니다. 박명수는 버벅대는 진행으로 소녀시대에게까지 진행이 별로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보조MC인 유재석이 진행을 거들고 나서서야 ‘거성쇼’가 제대로 진행 될 수 있었습니다. 유재석, 강호동의 MC 2인 독주체제를 막아서겠다고 큰소리 친 박명수였지만, 2인자의 한계만 보여주고 끝난 거성쇼였습니다.


그나마 소녀시대와 함께 'What Women Want'라는 주제로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만난 것이 ‘여성의 날’ 특집 의미를 조금이나마 살렸습니다. 맴버들과 소녀시대는 각각 2명과 3명씩 5명이 한 팀을 이뤄 거리로 나섰습니다. 홍대, 이대, 여의도 공원, 남대문 갈치식당과 강마에 선생님의 에어로빅 학원을 찾아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며 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위 인도 특집(93~95회)


인도특집은 '무도' 멤버 6명이 30대로 접어든 것을 기념해서 인도에서 자아를 찾겠다며 의미를 부여해 마련한 나름 의미 있는 특집이었습니다. 하하의 공익근무 소집으로 소집 전 마지막 출연분이기도 했습니다. 인도여행 중간 중간에 하하의 나레이션이 나오며 해외여행 다큐멘터리를 보든 것 같은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방송 후 시청자들로부터 별 내용없이 식상한 내용으로 3주나 연속 방영한 것, 예능프로의 다큐화 등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대만큼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1편에서는 '인도의 식습관과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2편에서는 요가나 쇼핑 등 대부분 식상한 소재들로 무한도전 기존 포맷과 너무 달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어제 200회에서 제작진이 밝혔듯이 현지 프로덕션과의 의사소통 문제로 기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아쉬운 특집이었습니다.

1위 28년 후 좀비 특집(116회)

예고편만 봐서는 엄청난 블럭버스터급 납량특집을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회 분량도 채우지 못한, 말 그대로 '28분 후'가 되버렸습니다. 박명수가 건물 탈출구를 찾는 과정에서 맴버들과 의견이 엇갈리는 사이 출구로 향하는 사다리를 치워버려 유재석, 서인영, 정준하 등을 사실상 엉뚱한 쪽으로 도주하게 만드는 결과가 되버렸습니다. 그때 사다리를 치우는 장면이 유난히 강조되면서 '하찮은이 납량특집을 말아먹었다'는 식의 자막이 등장합니다. 모든 것을 박명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어제 200회 특집에 다시 나왔듯이 엄청난 물량과 준비기간을 통해 방송한 특집이었습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 PD라면 '에이~ 실패네'하면서 쉽게 물러섰을까요? 출연진들과 촬영 분량을 마치 리얼 그자체인 것처럼 포장해서 그럴싸하게 포장, 방송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시청자를 기만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이 실망한 것입니다. 김태호PD는 실패한 작품을 기꺼이 방송해서 논란을 일게 만들고 실패한 특집에 대해 기꺼이 경위서를 작성하겠다고 했습니다. 너무 솔직해서 시청자에게 큰 웃음이 아닌, 큰 실망 안겨주었지만 이것이 무한도전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요?

그러나 김태호PD가 누굽니까? 시청자들이 최악의 도전으로 선정한 위 도전에 대해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인도특집+여성의 날 특집+좀비특집을 합쳐서 ‘인도여자좀비’ 특집을 만든 것입니다. 이 도전은 다음주에 방송되는데, 과연 김태호PD와 맴버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최고의 도전 베스트 3                                                          

3위 꼬리잡기 특집(169~170회)


무한도전 ‘꼬리잡기’ 특집은 맴버들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일명 ‘나 잡아봐라’ 특집은 맴버들이 엉덩이에 일곱 색깔의 무지개 꼬리를 하나씩 차고 꼬리를 잡는 게임입니다. 만약 꼬리를 잡히면 잡은 자에게 절대 복종해야 합니다. 맴버들은 자신을 잡으러 오는 맴버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고도의 두뇌플레이를 해야 꼬리를 잡히지 않습니다. 일곱 명의 맴버들 모두 물고 물리는 꼬리 쟁탈전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던 캐릭터를 가감 없이 드러냈는데, 특히 노홍철은 맴버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 앉아 희대의 사기꾼이자 천재적인 머리로 ‘꼬리잡기’ 특집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2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110~111회)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110회~112회) 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패러디 하여 무한도전 멤버들을 착한 놈(유재석) 나쁜 놈(박명수) 이상한 놈(노홍철) 어색한 놈(정형돈) 모자란 놈(정준하) 굴러들어온 놈(전진)으로 표현하고 정해진 시간 장소에 맞춰 돈가방을 놓는 사람에게 삼백만원을 준다는 신선한 소재로 진행됐습니다. 전진이 맴버로 영입된 후 처음 출연했습니다.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를 보는 동안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절묘한 소재였습니다. 무한도전 자체가 말 그대로 불가능 할 것 같은 것을 도전하는 형식이었지만 그것이 출연자가 중심에 있는 것이었다면 ‘돈을 갖고 튀어라’는 연출자가 그 중심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서로를 속고 속이는 '잔머리' 열전은 그동안 무한도전이 쌓아온 캐릭터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특집이었습니다.

1위 봅슬레이 특집(138~140회)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2008년 미국 솔트레이트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4인승 대회에서 썰매도 없어 돈을 주고 골동품같은 봅슬레이를 빌려 타고 눈물겨운 동메달을 획득한 뉴스에 우리 국민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로 '한국판 쿨러닝'이었습니다. 김태호PD는 이것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봅슬레이 도전입니다. 김태호PD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유재석 등 여섯 명의 예능인을 봅슬레이에 태우면서 어쩌면 생애 가장 큰 긴장감과 초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만약에 잘못되어 봅슬레이에 탄 맴버 중 큰 부상을 당했더라면 무한도전 프로를 접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전진의 어깨 탈골 부상을 두고 방송 전에 국내에선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일부 언론들은 김태호PD가 시청률만 쫓는다며 혹평을 했습니다.

그러나 봅슬레이 도전편이 방송된 후 혹평은 찬사로 바뀌었습니다. 유재석 등 맴버들이 봅슬레이를 무사히 탄 후 서로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리고 해냈다는 자신감, 앞으로 어떤 도전도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무한 도전정신이 시청자들에게 눈물겨운 감동을 주면서 봅슬레이 특집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어느 예능 프로가 이런 감동을 줍니까? 앞으로 이런 감동을 예능에서 또 찾아볼 수 있을까요?


어제 무한도전 200회 특집에서 최고의 프로 베스트 3가 나왔는데, 어디 3개 프로그램 뿐인가요? 200회까지 오는 동안 모든 도전과 특집 코너 하나 하나가 최고의 도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000회까지 또 다른 최고의 도전들로 이어갈 것입니다. 김태호PD는 200회를 맞아 ‘무한도전 200회... 이제 서막입니다. 최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대로 200회는 2,000회를 향한 그 출발점인지 모릅니다. 최고의 도전, 최고의 프로그램이 나올때까지 무한도전은 쭈~욱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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