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프' 김소연, 팔색조 연기력의 비밀

수목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이하 '검프' 표기)에서 김소연의 팔색조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북한 공작원 김선화로 보여주던 그 눈빛 카리스마는 온데 간데 없습니다. '검프'에서 철 없는 검사 마혜리(김소연)는 부검(부킹검사), 꼴통검사, 된장녀, 똘아이 등입니다. 어제(3회)는 불법 도박장에 침투하기 위해 아줌마로 변신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이리스'에서 보여주던 김선화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배역입니다. 그런데 김선화는 '검프'에서 능청스런 연기로 '김선화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생각할 정도입니다. 그녀가 보여주고 있는 팔색조 연기력의 비밀은 뭘까요?

사실 '아이리스'에서 보여주던 김선화의 모습은 김소연의 실제 성격과는 정 반대입니다. '검프'가 방송되기 전에 김소연은 '승승장구'에 출연해서 자신이 한 때 '된장녀'였음을 고백했습니다. 그녀가 한 때 된장녀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김소연은 남들에게 비춰지는 이미지 때문에 명품과 옷들을 자랑하기 위해 미니 홈피에 과시용 사진들로 가득 채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는데, 그 고백을 보고 김소연의 인간적인 모습을 느꼈습니다. 물론 김소연은 진실된 연기보다 예쁜 척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후 충격을 받고 미니홈피를 폐쇄하고 된장녀 생활도 마감했다고 합니다. 여배우들이라면 누구나 잘 보이고 싶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심리가 강한데 그런 것들이 허황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검프'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소연의 된장녀 연기는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기입니다. 극중 마혜리와 김소연의 싱크로율은 거의 100%입니다. 2회에서 김소연은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고 머리에 리본까지 달고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를 불렀는데, 이 연기 역시 얼마전 '해피투게더3'에서 춘 오십견웨이브 춤 등을 보면 김소연의 생활 그 자체입니다. '승승장구'에 출연할 때 김승우가 오십견 웨이브춤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하자, 주저없이 오십견 웨이브뿐만 아니라 비욘세의 춤을 추며 어느새 '소연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17년 연기 내공을 가진 김소연의 팔색조 연기력의 원천입니다.

김소연은 '검프'에서 마혜리역으로 물 만난 고기가 됐습니다. 어제는 김소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줌마로 변신했습니다. 부장검사와 선배검사들로부터 '꼴통'으로 낙인 찍힌 마혜리는 왕따가 되버렸습니다. 선배검사들은 마혜리를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검사로 낙인 찍고 언제 나갈지 내기까지 걸었습니다. 그러나 마혜리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점심식사 시간마저 따돌림을 당한 마혜리는 혼자 밥을 먹다가 선배들에게 발각되자, '나느느 똘아이도 아니고 무능력한 사람도  아니다'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된장녀'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로 작정했습니다.

꼴통, 부킹검사 오명을 씻기위해 마혜리가 선택한 것은 불법 도박장 현장에 침투하기 위해 아줌마로 변신한 것입니다. 국제변호사 서인우(박시후)의 도움을 받아 직접 도박현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아줌마가 되어야 합니다. 마혜리는 서인우와 함께 찜질방으로 가서 아줌마들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된장녀에서 아줌마가 된 채 도박장에 침투했습니다. 도박장에서 몰래 불법도박 현장을 촬영하는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야산 화장실에서 몰래 문자를 보내다가 도박장 폭력배들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공포에 질린 마혜리는 산으로 논으로 도망치다가 얼굴과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김소연의 얼굴은 더 이상 된장녀가 아닌 완전 아줌마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김소연의 연기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캐릭터에 대한 몰입입니다.  '아이리스'에서 김태희가 이병헌과의 '사탕키스'로 멜로신을 연기할 때 김소연은 여전사 이미지를 살리기위해 얼굴보다 근육에 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촬영때는 총을 잡을 때 어떻게 해야 근육이 멋지게 나올까를 고민했다고 하니 그녀가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때문에 북한 공작원 김선화의 눈빛 카리스마 연기가 탄생한 것이고, 그녀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찬사를 보냈던 것입니다.

방송 3사가 지난 3월 31일 일제히 수목드라마를 시작한 이후 김소연의 '검프'와 문근영의 '신데렐라 언니', 손예진의 '개인의 취향' 등이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 문근영의 '신데렐라 언니'가 앞서고 있고, '검프'는 방송 3회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3회, 10.0%)에 진입했습니다. 지난주 8.7%에 비해 1.3% 상승한 수치입니다. 김소연의 팔색조 연기력으로 볼 때 회를 거듭할 수록 착하고 유쾌한 드라마 '검프'는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률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김소연이 보여주고 있는 팔색조 연기력에 한정수와 박시후의 완소남 연기까지 더해져 갈수록 재미를 더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김소연을 두고 한정수와 박시후의 삼각 러브라인이 본격화됐는데, 이 구도 또한 관심거리입니다. 부끄러움이 많으면서도 아줌마, 된장녀 등 팔색조 연기 변신을 한 김소연이 '검프'를 살릴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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