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시간이면 웃고 즐기는 예능만이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개편된 이후 휴일 저녁의 예능 풍속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재미와 웃음만 예능이 아니라 눈물 쏙 빼는 감동의 예능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휴먼 예능으로 ‘일밤’이 오락예능 vs 휴먼예능 구도로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코너를 통해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닫고, ‘단비’를 통해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눈을 갖게 해줍니다.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헌터스’ 역시 그 좋은 취지를 살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매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단비’ 코너가 어제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한효주가 출연해 아프리카에서 우물을 파던 그 이상의 눈물을 쏟게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희귀병 당원축적병을 앓고 있던 남수정(7세) 어린이입니다. 수정이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죽어 고모의 손에 키워지고 있었고, 아버지는 공장에서 숙식하며 혼자 떨어져 지내느라 한달에 한번 만나기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4살에서 성장이 멈춘 수정이는 병 때문에 보통 음식은 먹지 못하고 하루 4번 옥수수 전분만으로 버티며 생명의 끈을 연장해왔습니다. 10만명당 한 명이 발병하는 이 병으로 수정이의 배는 간으로 가득차 있고, 설상가상으로 간암 진단까지 받은 상황이라 간 이식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수술비 3천5백만원도 문제지만 7년간 기다린 장기기증자가 없어 시간이 갈수록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정이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한다는 연락이 온 것입니다. 그날이 바로 아프리카에서 기적같이 깨끗한 생명수가 터지던 날이었습니다. 단비팀은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곧 바로 일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단비천사로 한효주가 찬란한 기적을 안고 수정이에게 달려갔습니다. 수정이의 고모는 먼저 병원에 도착한 한효주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내고, 한효주 역시 고모를 부둥켜 안고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저 수정이가 기적처럼 수술을 잘 받고 다시 건강하게 일어서는 바람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효주가 도착한 후 단비팀이 도착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갖은 고생을 다 하다 귀국한 그 모습 그대로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불쑥 나타나서 걱정되겠다는 탁재훈이 고모 등 가족에게 불비한 복장 등에 대해 양해를 구한 점 등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상보다 앞당겨진 수술 일정 때문에 경황없이 바로 달려 온 것입니다. 수정이는 간이식 수술을 받기위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수정이가 병원으로 떠나던 날, 아픈 동생을 보내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어린 오빠 현식이의 눈물을 보면서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현식이가 현수막을 띄우며 수정이에게 큰소리로 자전거를 가르쳐주겠다는 말에 눈물 흘리지 않을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요? 수정이 오빠의 이 눈물이야말로 세상 그 어떤 슬픔보다 크고 안타까웠습니다. 그 눈물을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가슴으로 눈물을 쏟았을 것입니다.


수정이는 무려 10시간 넘게 받았습니다. 생사를 보장하지 못하는 수술에 고모와 아버지, 오빠 등 모든 가족들이 마음 졸이며 기다린 끝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중환자실로 옮겨진 수정이는 고모와 한효주, 김용만 등 단비팀이 와도 깨어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버지가 와서 ‘수정아’라고 부르니까 거짓말처럼 눈을 떴습니다. 어린 수정이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고 안심이 되었는지 수정이는 이내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7년 동안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희귀병 때문에 옥수수 전분만 먹으며 지내왔던 수정이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 덕분으로 이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수정이를 위해 단비천사 한효주와 단비팀이 수정이를 위한 특별 케이크를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수정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생일 케이크를 선물로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당원축적병으로 케이크를 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효주와 단비팀은 수정이를 위한 특별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정이가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깨어난 뒤 생애 처음으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전달했습니다. 다시 태어난 수정이가 처음으로 생일 케이크를 받은 것입니다. 백번, 천 번 수만번 상상해봤을 그 케이크 맛을 이제야 맛보는 수정이, 일곱해 생일을 맞는 동안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그 케이크를 죽음의 사선을 넘어 이제야 맛을 봅니다. 아무 맛없는 녹말가루로 생명선을 연장해왔던 일곱 살 수정이에게 단비팀이 선물한 케이크는 수정이에게 내린 달콤한 단비가 되었습니다.


‘일밤’은 휴먼예능으로 시간이 갈수록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재미와 웃음만 찼는 휴일 예능 풍속도를 바꾸어 나가고 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개인주의로 각박해져 가는데 우리 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보면서 같이 아파하고 마음으로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해줄 수 있는 따뜻한 프로그램인데, 시청률에 연연하는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휴일 저녁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예능프로가 아니라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능이 아니라 ‘일밤’이 다큐처럼 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예능은 재미와 웃음보다 감동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일밤’의 단비 코너는 잘 만든 새드 무비 한편보다 더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단비에 출연한 불쌍한 주인공들을 돕기 위한 방법이 있는데, ARS(060-700-1122)를 통해 바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화 한통으로 이 겨울이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그저 깔깔대고 웃고 넘길 수 있는 예능 프로도 있지만 보고나서 오래 감동과 여운이 남은 예능 프로도 오래 오래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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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현철 2009.12.21 09: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감동 다큐 예능이었던 것 같습니다.

  2. 예전의 일밤이 아닌거 같아요!

    정말 확 달라진 느낌이랄까?

    보고있으면 나도 모르게 푹 빠져서 보게 되더라구요

  3. 휴먼 예능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주위의 불우한 이웃도 돕는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겠어요.

  4. 어제 수정이 보고 감동 받아 눈물 펑펑 흘렸는데,
    오늘 이 글을 보고, 다시 한번 어제의 감동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일밤은 매주 포스팅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입니다.

  5. 진정한 예능이라면 웃음이 넘쳐나야 진정한예능아닌가요? 웃음과 감동모두잡으면 그야말로 완벽한예능이 될수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만드는게 상당히 어렵구요. 최근 일밤보면 웃음끼는 거의 빼고 감동 눈물로 완전 다큐예능으로 만들더군요. 과연 일요일저녁프라임메인시간대에 아무리 감동적인프로라그래도 웃음이 넘치는 그런예능보다 더 시청자를 잡아둘수있을까요? 어제 시청률봐도 그건 무리수라는결론이 나왔더군요. 어느정도 감동 공익적요소가 들어간다그래도 기본밑바탕엔 웃음이 들어가야 맞는거죠. 아무리 평이 좋다하더라도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진다그러면 빛이 안나는거죠. 제생각엔 너무 무리하게 감동 눈물뭐이런코드로 시청자들에게 호소하는것같아요.

  6. 글쎄요.. 2009.12.21 16: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과연 정말로 예능풍속도를 바꿨을까요;;
    저는 이대로 몇주 진행되면 오히려 시청률때문에 위기가 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람들이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에 예능을 보는 1차적인 이유는 웃음입니다.
    거기에 감동이라는 양념이 들어가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거지요.
    그런데 일밤의 코너들을 보면 웃음과 감동(공익)의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이런 코너들은 매니아층이나 언론에게는 호평을 받을지 몰라도 대다수의
    시청자들을 티비앞에 끌어다 놓기는 힘들지요.
    단적으로 예전 양심냉장고를 본건 재미때문인가요 공익때문인가요.
    어디까지나 이경규의 맛깔나는 진행이 재미있었기 때문이지 공인은
    부차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단비든, 우리아버지든 매니아들과 언론들에게는 연일 호평을 받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매회 떨어지고 있더군요. 지금이야 방송 초기이니
    호평이 줄을 잇는다고 하더라도 예능에서 감동코드가 몇주간 지속되면
    억지감동 논란이 일것이고 이는 시청률에 더욱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