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1박2일, 김종민 투입은 악수중의 악수다

by 피앙새 2009. 12. 10.
반응형
공익근무를 마칠 예정인 김종민이 <1박2일>에 다시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나영석PD는 '불미스런 일도 아니고 군복무 때문에 하차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종민의 <1박2일> 복귀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네요. 김종민은 <1박2일>의 원년 맴버입니다. 군복무 때문에 잠시 떠났던 것이고, 이제 제대를 하기 때문에 김종민은 복귀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김종민을 대신해 들어온 MC몽은 얼마전 인터뷰에서 '연예인 생활이 1박2일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도 없게 되버렸다'며 은근히 김종민의 전역을 앞두고 견제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1박2일>에 대타로 들어온 사람이 또 있지요? 바로 지상렬을 대신해서 투입된 김C입니다. 김C는 얼마전에 '예능 안하고 음악만 하고싶다'고 했는데요, 이것을 두고 김종민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미리 하차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영석PD는 김종민의 투입을 공식화했고, 맴버중에 하차하는 사람 없이 7명이 함께 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민으로서는 자신의 자리를 찾은 셈입니다.


그러나 김종민의 투입은 <1박2일>에 여러가지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언뜻 생각해봐도 OB팀과 YB팀이 나눠서 하던 복불복 게임도 팀 편성이 애매하게 됐습니다. 3:3으로 하면 한명이 남게 되죠. 그러면 한 명은 심판을 보게 되나요? 김종민의 투입이 <1박2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강호동의 역할 변화입니다. 메인MC 강호동은 맴버들을 이끌며 <1박2일>을 통제하는 맏형입니다. OB팀의 주장으로 복불복 게임에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예측 불가능한 승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종민이 투입되면 3:3 복불복에서 한 명이 남기 때문에 메인MC 강호동이 복불복에서 빠져 진행 겸 심판역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패떴'도 인원이 홀수가 돼도 팀을 나눠 게임을 하기 때문에 김종민을 깍뚜기로 해서 복불복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김종민이 포함되는 팀이 '폭탄'을 끌어안는 설정으로 한다면 서로 폭탄 떠넘기기를 할 수도 있어요.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봐서 심판으로 물러나는 것보다 7명이 팀을 나눠 어느 한 팀이 4명이 돼 복불복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는 이승기의 캐릭터 약화입니다. 이승기는 '허당' 이미지로 어리숙하지만 무슨일이든지 열심히 하며 좌충우돌하는 캐릭터입니다. 조금 엉뚱하고 바보스럽지만 시청자들은 이승기의 이런 매력을 좋아죠. 김종민 또한 이승기에 버금가는 어리버리한 이미지라 이승기와 일정 부분 캐릭터가 겹치게 됩니다.  이승기에 비해 머리가 훨씬 더 많이 비어보이기 때문에 머리 쓰는 게임을 할 때는 MC몽을 능가할 것입니다. 이승기와 누가 더 어리숙하고 엉뚱한가에 대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제작진이 두 사람의 캐릭터를 조정해줄 수 있으나 이승기, 김종민 모두 한번 굳어진 예능 캐릭터를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김종민의 투입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맴버는 허당 이승기가 아닐까요?


셋째는 공익근무에 대한 거부감입니다. '패떴' 시청률이 하락한 원인은 여러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김종민의 투입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김종민에 대한 거부감은 그가 대한민국 평균 이상의 건강한 몸으로 공익으로 군복무를 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남자들의 보상심리 때문에 김종국과 '패떴'이 군대문제가 악재로 작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종민도 공익근무를 했고, 입대전에 각종 예능프로에서 건강한 몸을 자랑했습니다  김종민은 <1박2일>의 김종국이 될 가능성 때문에 부정적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넷째는 김C가 하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영석PD는 7명 체제로 간다고 했지만 최근 김C가 ' 예능 안 하고 음악만 하고 싶다'는 뜻을 보임에 따라 일단 김종국을 투입후 나중에 김C의 하차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종민이 투입된다고 해서 김C를 바로 하차시키는 것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민은 공익 전력으로 이미지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다큐예능 소리를 들으며 과장없는 리액션으로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김C의 하차는 김종민은 물론 <1박2일>에 역풍을 몰고 있 수 있기 때문에 잠시 피하는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변화에 대한 거부감입니다. 이것은 역설적인 표현인데요. <1박2일>은 다른 예능과 달리 시청자들로부터 거부감이 강한 맴버가 없습니다. '패떴'의 김종국, '무도'의 전진, 길 등이 안티팬을 양산하는 것과 달리 비교적 좋은 이미지들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6명의 맴버들이 환상적인 화합과 단결로 매주 새로운 여행지에서 새로운 웃음과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종민이 투입되면 시청자들은 처음에 다소 어리둥절 할 것입니다. 갑자기 낯설어진 <1박2일>에 무심코 채널을 돌렸는데, 지금까지 보던 예능과 달리 '일밤'의 휴먼 예능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즉 젊은층은 <1박2일>의 고정팬으로 변화가 없지만 중장년층은 '일밤'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김종민의 투입 결정은 전적으로 제작진이 결정할 일입니다. 또한 김종민 투입으로 <1박2일> 시청률 이 하락한다면 이 또한 제작진 책임입니다. 김종민의 제대를 앞두고 그가 다시 <1박2일>에 투입될 것이라는 예측기사가 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김종민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나름대로 변화 묘책이 있겠지요. 그러나 매주 <1박2일>을 시청하는 필자의 소견으로는 김종민의 투입은 장고끝에 나온 악수라고 보여집니다. 2년전 김종민이 <1박2일> 원년 맴버로  출연할 때는 어리버리 바보 캐릭터가 인기를 끌었을지 모르지만 요즘 예능환경은 바뀌었습니다.

<무한도전> 정준하가 '바보' 캐릭터를 버리고 '쩌리짱'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시청자들의 변화 요구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2년간의 공백을 깨고 김종민이 달라진 예능환경에 얼마나 적응할지 모르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김종민이 예전 어리버리 이미지로 나온다면 최악의 맴버가 될 것입니다. 요즘 <1박2일>은 이수근이 물오른 예능감을 드러내고, 은지원 등 나머지 맴버들도 예능감이 최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민이 어설픈 바보 이미지로 나온다면 비난이 쏟아질 것입니다.

또한 쌀집아저씨 김영희PD가 복귀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휴먼+공익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습니다. 예전의 '일밤'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제작진의 자신감인가요? '잘 나갈 때 더 잘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 프로가 등장한 상황에서 <1박2일>에 김종민을 투입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 같습니다. 장고끝에 악수를 둔 게 아닐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