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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선덕, 비담-덕만의 만남과 슬픈 이별까지

by 피앙새 200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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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선덕여왕> 보는 재미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덕만과 비담의 애틋한 사랑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무척이나 시리게 했습니다. 이제 4회를 남겨둔 <선덕여왕>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덕만과 비담의 러브라인으로 비덕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그러나 덕만과 비담의 사랑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하늘에서 질투했나요? 염종 등 미실측 잔당들이 벌인 맹약서에 대한 오해로 비담과 덕만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 듯 합니다. 덕만이 춘추에게 써준 '비담 척살' 칙서가 그냥 써준게 아니었습니다. 생모 미실처럼 척살 당할 위기에 처한 비담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비담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않을까요? 이제 '비담의 난'을 끝으로 <선덕여왕>이 종방될 것 같은데, 미실의 카리스마 넘치는 포스도 좋았지만 비담-덕만의 러브라인 또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담의 난을 앞두고 그동안 비담-덕만의 첫 만남부터 슬픈 이별까지의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비담-덕만, 갓난 아기로 첫 대면하다

덕만은 진평왕의 쌍둥이중 한명이고, 비담은 미실과 진지왕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로 어릴 적 버려진 인물입니다. 덕만은 소화의 손에, 비담은 문노의 손에 맡겨진 채 자라다가
아무것도 모르던 갓난 아기때 두 사람은 처음 만났습니다. 아기 덕만을 데리고 궁을 막 떠나려는 시녀 소화와 문노가 대화를 하는 동안 아기 비담이 아장 아장 걸어오더니 바닥에 눕혀진 갓난아기 덕만을 예쁜 듯 쓰다듬었습니다. 아기때 만났던 비담과 덕만은 훗날 비극적인 사랑을 하리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때 이후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덕만은 소화와 함께 사막을 떠돌아 다니며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겼고, 비담은 스승 문노에 키워졌습니다. 그러나 갓난아기때의 첫 만남이 슬프고 모진 인연의 시작이었을까요? 아기 비담이 출연한 이후 어느날 갑자기 성인이 된 비담이 나타났습니다. 깨방정 카리스마를 뽐내며 <선덕여왕>의 비밀병기로 등장한 김남길이 바로 성인 비담입니다. 그리고 사막을 떠돌다 신라로 다시 돌아온 남장 덕만이 다시 운명적으로 만납니다.

성인 비담, 덕만을 위기에서 구하다


비담 김남길이 성인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1회부터입니다. 이때 미실은 덕만이 쌍생아로 천명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덕만을 잡으려하고 유신만이 미실, 을제측에 맞서 덕만을 보호하기 위해 안타까운 싸움을 하고 있던 때입니다. 설원랑으로부터 덕만을 잡아오면 필요한 약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비담은 덕만을 미실측에 넘기고 약재를 받아왔으나 스승 문노에게 혼줄이 납니다. "사람의 목숨에 어찌 무게를 다느냐? 어떤 대의도 사람의 목숨보다 무겁지 않다"라는 문노의 호통에 비담은 덕만을 구하러 뒤늦게 달려나갑니다. 옥사에 갇혀있던 유신랑 역시 포박을 풀고 한 걸음에 덕만에게 달려가 비담과 함께 설원랑 일당에게 압송돼 가는 덕만을 구해냅니다. 깨방정 포스로 단 칼에 사람을 베버리고 씨익~ 하고 웃는 모습으로 성인 비담(김남길)은 비밀병기로 첫 등장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비담, 덕만을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소화의 팔에 안겨 도망쳐 온 갓난아이 덕만의 이마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어주던 비담은 29회부터 다시 등장한 스승 문노에게 "덕만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라고 간절히 말하지만 문노는 다가 올 운명을 미리 예언이라도 했는지 즉답을 피합니다. 문노는 '지금도 그 아이가 불쌍해서 돕고 싶은거냐?'고 물었는데, 비담은 '공주가 가는 길에 함께 가고 함께 꿈꿀 수 있다'며 공주를 도우면서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는 뜻을 스승 문노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 비담은 덕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군으로 모시겠다 말합니다. 그동안 반말로 덕만을 대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 판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비담은 사실 야심도 없었고, 그저 자신을 처음으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봐주던 덕만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하던 순수 비담이었습니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잖아요? 이때 비담이 그런 남자였습니다. 비담과 덕만이 순수한 마음으로 계속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미실의 자결, 덕만 여왕으로 즉위하다


덕만을 주군으로 모시며 숱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비담은 생모 미실의 죽음앞에 오열했습니다. 그리고 미실이 죽는 그 순간까지 '어머니'라고 불러보지 못했습니다. 미실은 죽기전에 비담에게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라는 유훈을 남겼습니다. 비담은 덕만의 여왕 즉위식 때 "폐하, 아낌없이 모든 것을 빼앗겠습니다"라며 주군으로 모시던 덕만을 딛고 일어서 신라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마음속에 품었습니다.  그러나 여왕에 즉위한 덕만이 비담을 상대등에 임명하자, 비담은 미실의 유훈을 버리고 덕만에게 충성을 다했습니다. ‘사랑은 뺏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하며 더 이상 덕만을 그리고 신국을 쟁취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덕만이라는 한 여인을 위해 빼앗기보다 아낌없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담의 덕만을 향한 충성과 사랑은 진심이었습니다.

여왕 덕만, 비담과의 국혼을 선포하다


백제의 공격으로 신라가 위기에 처할 때 가야세력 월야회 때문에 덕만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유신을 상장군으로 임명하고 위기에 처한 신라를 구하라고 했습니다. 유신은 군사들을 이끌고 덕만의 기대대로 백제군을 물리치고 개선장군으로 돌아왔습니다. 유신에게 병부의 모든 권력을 맡기면서 비담은 또 뒷전으로 밀려나는게 아닌가 했는데, 덕만은 편전회의에서 비담과 국혼을 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비담이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습니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국혼이 예정된 비담은 어느새 덕만의 침소까지 드나들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덕만을 침소로 모셔 주무셔야 한다며 덕만 옆에서 나긋하게 신혼부부같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비담은 덕만의 새 신랑이 된 듯 합니다. 이런 모습이 오래 갔으면 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었나요?

비담-덕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인가?


국혼을 앞두고 염종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비담이 덕망에게 써준 맹약서 때문입니다. 염종은 비담이 삼한지세를 가지고 간 것을 알고 사량부령 비담의 방을 뒤져 맹약서를 발견합니다. 비담이 덕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증표로 써준 맹약서가 비담을 옥죄게 될 문서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염종에 의해 비담의 맹약서 내용이 공개되자, 미실측 잔당들은 비담이 덕만의 술수에 말려든 것이라고 흥분합니다. 그런데 이 밀약 내용이 덕만에게 알려지면서 비담과 덕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 것 같습니다. 바로 '비담의 난'이죠. 미실측 일파들은 사태가 생각대로 전개되지 않자, 비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덕만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비담의 마음은 아마 태산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선덕여왕>이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데, 등장인물 중 가장 불쌍하고 불행한 캐릭터가 비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나자마자 미실에게 버림받고, 국선 문노에 의해 키워졌지만 스승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했잖아요. 생모 미실에게도 따뜻한 눈길 한번 받지 못하다가 미실이 죽기 전에 '어머니라고 한번 불러 드릴까요?‘라고 했지만 결국 ’어머니‘라고 부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덕만을 향한 사랑이 결실을 맺어 국혼을 앞두고 있는데, 결국 수하들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마네요. 비록 비담-덕만의 국혼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비담의 덕만을 향한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습니다.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하늘에서나마 이루어 신라의 영원한 등불이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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