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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돌아온 쌀집아저씨 김영희PD, ‘일밤’ 살릴까

by 피앙새 2009.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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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 내외로 뇌사상태 직전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를 구하기 위해 쌀집아저씨 김영희PD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의 복귀는 ‘일밤’ 침체가 계속되자 일찌감치 예상됐지만 김영희PD는 처음에는 ‘일밤’ 복귀를 사양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PD는 지난 2005년 최연소 예능국장이 된후 관리자기 때문에 오랫동안 제작 현장을 떠나있었고, 2008년 9월부터 1년간 PD협회장직을 수행하느라 예능현장에 투입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밤’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고, '일밤'의 전직PD로서 책임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코너마다 시청률 참패를 거듭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MBC예능국의 거듭된 설득 끝에 결국 그는 ‘일밤’ 현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김PD는 어제 ‘일밤’ 개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예능 황제의 귀환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그는 뇌사 상태의 ‘일밤’을 살리기 위한 히든 카드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요, 첫째가 새로운 MC군단의 투입, 두 번째가 전면적인 코너 개편입니다. 한마디로 프로그램 제목 '일밤‘만 빼고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동시간대 <1박2일>과 <패밀 리가 떴다>등과 경쟁해 ’일밤‘을 다시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거죠. 김PD로서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입장에서 고뇌를 거듭한 끝에 타방송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공익' 예능이라고 결론을 내린 듯 합니다.


김PD가 내놓은 새로운 ’일밤‘ 구성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새로운 MC군단입니다. 어제 김PD는 이번 개편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등을 섭외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세 사람은 김PD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 사람들이지만 경쟁프로에 등장하는 MC들이라 이들의 섭외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거죠. 김PD는 예상과는 달리 의외의 인물들을 투입했습니다.  바로 김현중, 정용화, 황정음, 정가은입니다. 황정음, 정가은을 제외하고 나머지 MC들은 사실 예능과는 거리가 있는 가수와 연기자들입니다. 그러나 이 점이 ‘일밤’ 개편에 기대를 갖게 하고 있어요. 다만 메인MC 김용만, 신정환, 탁재훈, 김구라를 다시 기용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요즘 예능 프로하면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등이 우리 예능 프로를 독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이들을 MC로 투입하면 시청률은 보장할 수 있어도 식상함은 버릴 수 없습니다. 김영희PD가 유재석 등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MC들을 섭외할 수 없었던 사정은 김PD로서는 어려운 입장이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 투입되는 MC군단의 면면을 보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황정음과 정가은은 최근 예능 프로에서 부쩍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김현중과 정용화는 신세대들을 아우를 수 있는 스타입니다. 새로운 MC군단중 황정음, 정가은을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한편 김현중 등을 통해 공익을 추구한다는 것이 김PD의 생각입니다. 즉 재미와 공익 두 마리 토끼를 쫓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전면적인 코너 개편입니다. 최근 ‘일밤’은 소녀시대까지 투입해 많은 코너를 신설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그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김PD는 단기적인 승부보다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익 예능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김PD가 이경규와 콤비로 '일밤' 양심냉장고 코너를 할 때도 당시 10명의 스탭진들이 모두 반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여 전 국민들에게 정지선 준수 의식을 심어주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탁월한 예능 감각으로 오락성과 공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성공하며 예능 황제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가 이번에 새로 선보일 코너도 공익성이 강화된 코너들입니다. 김현중과 정용화가 MC를 맡게된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는 인간 생태계를 위협하는 맷돼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야심작입니다. 맷돼지는 지금 빨리 잡지 않으면 나날이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데, 맷돼지를 잡으며 대한민국 생태계를 보호하는 김현중과 정용화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또한 자선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단비(단 하나의 비밀)’ 코너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감동을 주는 코너인데, 여기에 자선과 소외된 곳에 관심이 많은 탤런트 차인표, 한지민, 한효주가 게스트로 투입됩니다. 세 사람 모두 아주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배우들이라 이들의 활약 또한 기대가 됩니다.


새로운 ‘일밤’은 1,2부 구분없이 세 코너가 155분간 방송되는데, 모든 코너를 공익으로 채울 순 없죠. 그래서 재미를 위해 요즘 예능에서 한창 뜨고 있는 황정음과 정가은을 투입했습니다. 이들이 맡게 될 코너는 아버지 기 살리기 코너 ‘우리 아버지’입니다.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데, 황정음과 정가은이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어깨에 어떤 방법으로 기를 불어넣어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에 새로 개편되는 김영희PD의 ‘일밤’은 12월 6일부터 방송되는데, 당장 시청률 상승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는 ‘일밤’의 공익예능 코너에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하면 이경규의 ‘양심 냉장고’에 버금가는 호평을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재미와 웃음은 그때뿐이지만 감동은 오래 남기 때문에 이번에 개편된 김영희PD의 새로운 ‘일밤’이 MBC 예능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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