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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이정희, 나경원의원의 서로 다른 의정활동

by 피앙새 2009.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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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인 두 여성의원의 어제, 오늘 뉴스가 확연히 비교되고 있습니다.

누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심부름꾼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눈앞에 드러난 현실은 너무 다릅니다. 두 사람은 똑같이 서울대학교를 나와 사법고시를 패스했고, 지금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서울광장에서 6.10 범국민대회가 경찰의 물리적 제지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민주노동당 이정희의원은 대한문 앞에서 7일째 단식투쟁을 하다가 경찰과 충돌한 후 실신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또 한사람 나경원의원은 ‘대한민국 파워 우먼의 초상’을 주제로 패션잡지 화보를 찍었는데(4.30일) 이 사진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1963년생, 이정희의원은 1969년생이니 6살 차이로 대학 뿐 아니라 사법고시 선후배 사이입니다. 그런데 어제 오늘 두 사람의 행보를 보니 나이가 많은 나경원의원보다 이정희의원이 더 어른스럽고 선배같습니다. 한 사람은 드레스를 입고 모델 뺨치는 포즈로 사진을 찍을 때, 또 한 사람은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대한문 앞 천막안에서 웅크리고 7일째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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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원은 화보촬영을 마친뒤에 가진 패션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마음을 읽고 열린 자세로 정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정희의원은 7일째 밥을 굶으며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해 찬기운이  그대로 올라오는 길바닥 은박 돗자리 위에서 기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서울광장의 6.10 범국민대회는 경찰과 행사에 참가하려는 시민들과 오전부터 일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이 자랑스럽게 만들어놓은 시민광장에 우리 국민들이 마음놓고 들어갈 수 없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차기 대권을 꿈꾼다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광장을 열어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왜, 무엇때문에 서울광장에 모이는지를 생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사람들은 뒤로 물러선 채 경찰만 앞세워 막으려 하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 와중에 이정희의원은 결국 실신하고 말았습니다. 실신한 이의원의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진을 보니 이 땅의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7일째 밥을 굶은 이정희의원에게 무슨 힘이 있다고 경찰은 이의원을 밀어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 신분인 이정희의원에게도 이렇게 대하는데, 하물며 일반 시민들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는 불을 보듯 뻔한게 아니겠습니까?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들어가기 힘들다는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순간 어쩌면 이정희의원에겐 핑크빛 미래가 보장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의원은 편안한 길을 걷기보다 힘든 가시밭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와 서민들을 위해 초선의원이지만 밤 낮을 가리지 않는 의정활동을 펼치며 일해온 이정희의원은 이 시대의 진정한 국민의 일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검 공안부에서 서울광장 집회가 원천 봉쇄될 것으로 예상하고, 단식중이던 이의원은 전날 국민들에게 우리의 울분을 토해내고 우리의 기원을 모으기 위해 서울광장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대통령에게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그런 이의원은 안타깝게도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기도 전에 오늘 오전 병원으로 실려가고 말았습니다.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이정희의원과 나경원의원 모두 아이의 엄마이고, 아내이고, 부모님의 딸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가는 길은 너무도 달랐습니다. 이정희의원은 평소에도 새벽 6시에 국회에 나와 새벽 1시에 들어가는 국민들이 바라는 이 시대 진정한 공복입니다. 지금 나라 사정을 생각해보면 국회의원들은 밤을 새서 일해도 부족할 때입니다. 그만큼 시국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나경원의원은 오전 회의때문에 새벽시간에 화보촬영을 했고,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경원의원의 생각을 국민들은 용납할까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화보찍을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정희의원이 대한문 앞에서 단식투쟁을 할 때 “이정희의원님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나경원의원이 화보를 찍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이 나의원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응원을, 또 한 사람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여성의원이고, 걸어온 길이 비슷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오늘 단식투쟁을 하다가 병원으로 실려간 이정희의원과 어제 패션잡지 화보를 찍은 나경원의원은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입니다.

한 사람은 벨기에 디자이너가 만든 검정 블라우스와 랄프 로렌의 롱 스커트를 입고 화보를 찍고, 또 한 사람은 잠바를 입고 차디찬 천막안 돗자리에서 단식투쟁을 하다가 경찰에 의해 쓰러졌습니다.

두 여성의원을 두고 누가 진정 '국민의 마음을 읽고 열린 자세로 정치를 하는 사람'인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진정 국민의 마음을 읽고 열린 자세로 정치를 하겠다던 나경원의원은 그 말과는 반대로 현재 시국을 생각해 본다면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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