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세 번째인 '무한도전' 가요제가 지난 9일 행담도에서 녹화가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죠. 방송 하루 전날 장소가 미리 새나가는 바람에 김태호PD가 '개고생' 한다며 오지 말라고 해도 많은 팬들이 몰렸다고 하는데요, 녹화 후  김PD는 트위터에 '무도' 7년 만에 가장 기뻤던 날이라고 했죠. 팬들의 격려와 환호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있지만 그만큼 공연이 좋았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어제 방송 초반에 살짝 맛배기로 보여줬는데, 정말 화끈하고 뜨거웠던 무대라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이런 화끈한 무대를 바로 보여줄 수 있나요? 준비과정을 보여주며 좀 뜸을 들여야겠죠. 어제 첫 편은 이름하여 제 1장 위대한 탄생(음악여행)으로 유재석 등 일곱명의 맴버들이 함께 노래 부를 짝과 만나 서로 친해지고 곡을 선정하는 과정을 보여주었어요. 우선 편성된 팀을 보면 유재석-이적, 박명수-지드레곤, 하하-10cm, 정준하-스윗소로우, 노홍철-싸이, 정형돈-정재형, 길-바다인데요, 팀 편성만 봐도 무대에서 보여줄 열정적인 모습이 떠오르네요. 일곱 팀들의 준비과정은 가요제에 나가 부를 곡을 만들고 여행을 가기도 하는 등 저마다의 개성과 색깔을 드러냈는데, 이중 길과 바다가 눈에 띄더라구요.


길과 한 팀이 된 바다가 길의 음악작업실을 찾았는데, 바다는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갔습니다. 그리고 보니 바다는 남의 집을 방문할 때 빈 손으로 가지 않는 참 인간적인 아가씨네요. 작업실이 좋다는 바다의 인사도 듣는 척 마는 척 하고 길은 바다가 들고온 선물부터 뒤적 뒤적하며 좋아하네요. 바다가 들고온 선물 가운데 수세미즙도 있었는데, 목에 좋기 때문에 가져온 거랍니다. 길과 한 팀이 됐기 때문에 목 상태가 좋지 않은 길을 위해 특별히 챙겨온 거에요. 바다는 한 팩을 따서 길에게 먹여주기도 했는데, 몸에 좋은 약이 쓴지 길은 수세미즙을 먹더니 오만상을 찌푸렸지만 바다는 웃겨 죽는다고 하네요. 약이 입에 쓰기 때문에 특별히 뻥튀기까지 준비해 길의 입에 직접 먹여주기까지 합니다. 가수 바다를 보면 참 쌀쌀맞고 새침떼기 같은데 의외로 털털해서 길과 잘 어울려 마치 오누이같이 보였습니다.

목에 좋다는 보약도 먹었으니 이제 작업실로 이동해 가요제 준비를 해야겠죠. 길과 함께 작업실에 들어간 바다는 너무 깔끔하고 좋은 작업실을 보고 다시 한 번 깜짝 놀랐어요. 길의 외모로 볼 때 아주 지저분하고 정리도 안됐다고 생각했나봐요. 바다에게 보약을 받아먹었으니 길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그래서 바다에게 선물을 하나 줬는데, 손에 들고 흔드는 리듬악기였어요.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바다는 선물받은 악기를 흔들며 즉석 공연을 펼쳤는데, 즉석에서 불렀다고 하기엔 흥겹고 신난 노래였어요. 길이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길이 다시 해보라고 하니깐 기억이 안난다며 웃더라구요. 이런 게 바로 즉흥곡의 묘미죠. 처음 와본 작업실에서 바다는 길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더라구요.


바다는 가요제 준비를 잠시 잊고 길의 작업실이 신기해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술이 들어있다는 초콜릿을 발견하고는 길에게 '여자들 주면서 작업(?)할 때 쓰는 거 아니냐며 따져 물었는데, 길이 당황하며 깜짝 놀랐어요. 설마 길이 작업실에서 여자들하고 작업하려고 갖다 놓았으려구요. 그냥 바다가 웃기려고 한 말이지요. 그러더니 바다가 또 종이상자를 꺼내는데, 길이 만류하지만 바다는 서로를 알아야 음악을 같이 할 수 있다며 막무가내였어요. 상자에는 길이 학창시절 받았던 상장과 십년 전의 음악 작업노트가 있었는데, 두 사람은 이를 보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어요. 그러던중 길의 어머니 편지를 발견했는데, 길이 한창 방황할 때 어머니가 써준 거였어요. 바다 역시 어머니가 써 준 편지를 모아두었다고 했는데요, 이 편지를 통해서 두 사람은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한 후 오랜 듀엣처럼 가까워졌습니다.

길은 어린 시절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초등학교때 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10년간 식물인간이 누워있는 등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청소년기를 방황하며 보냈습니다. 바다는 길의 어머니 편지를 주섬주섬 꺼내 읽었는데, 작고 보잘것 없는 종이에 쓴 편지지만 길을 향한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편지를 읽던 바다가 자기 어머니가 생각났던지 갑자기 눈물을 보였습니다. 길도 어머니의 사랑 때문에 편지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는데, 바다 때문에 10여면 만에 다시 그 편지를 보게 된 겁니다.


바다는 왜 갑자기 눈물을 흘렸을까요?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드리지 못한 불효감 때문이었어요. 바다는 SES 해체 후 솔로로 활동하다가 뮤지컬을 했는데, 뮤지컬 공연 중 그만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병석에 계신 어머니가 뮤지컬 공연을 하는 것을 좋아하셨기 때문에 뮤지컬 공연을 계속했던 거에요.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뮤지컬 하지 않고 계속 어머니 곁에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 겁니다. 바다는 어머니가 빨리 돌아가실 줄 몰랐고, 딸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바람대로 뮤지컬 무대에서 열심히 공연을 펼쳤는데, 바로 그 시간에 돌아가신 겁니다.

'무한도전' 벼농사특집에 바다가 나왔었는데, 그때 바다의 어머니가 보고 무척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무한도전에 다시 나오다보니 그때 너무 재미있다며 좋아하셨던 어머니가 떠올라 눈물이 난 겁니다. 바다 어머니도 바다에게 편지를 많이 써주셨다고 합니다. 일하러 나간 딸을 위해 곱게 써놓은 편지를 바다는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습니다. 길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서 바다 역시 어머니가 생각난 거에요.


바다가 눈물을 흘리자 길 역시 어머니에 대한 회한 때문에 굵은 눈물을 흘리더군요.
길은 바다의 눈물을 보고, 그간 가슴 깊은 곳에 담겨둔 아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무한도전 열성팬들은 길이 비호감이라며 하차해야 한다고 비난하는데 길이 청소년기를 어렵게 자란 것, 그리고 그의 뜨거운 눈물을 보니 길을 다시 보게 되더라구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길은 편지를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었던 겁니다. 길이 말한 대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엄마'고, 바다와 길의 눈물을 통해 다시 한번 봤습니다.

예능프로에서 무슨 눈물을 찔찔 짜느냐, 설정과 억지감동 만든게 아니냐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어느 팀보다 길-바다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어머니 편지를 보고 눈물 흘리는게 억지 감동이라니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콧날이 시큰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음악을 통해서 즐겁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합니다.

길과 바다는 처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요, 두 사람을 묶어준 어머니의 편지를 통해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에 감동적인 음악으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서해안가요제에서 길-바다가 준비하는 것도 가족을 주제로 한 것이라는데요,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만큼 앞으로 모든 사람에게 나눠줄 사랑을 노래한다는데, 두 사람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기대됩니다.


Posted by 피앙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보면서 눈물이 그렁그렁 ㅠㅠㅠㅠ

  2. 저도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길과 바다 진정한 효자 효녀 같아 보기 좋았어요.

  3. 온누리 2011.06.12 10:3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들도 사람인 것을...
    다 같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데
    더욱 부모님에 대한 아픔들은 더한 듯합니다
    그저 마음 아픈 것을 다독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휴일 잘 보내시고요

  4. 이구, 못봤는데 꼭 챙겨봐야겠네요. ㅠ.ㅜ

  5. 지니가다 2011.06.13 15: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흠;;;; ///
    무한 도전이 예능이지 휴먼 다큐인가..
    맘에 안들면 그런 프로그램 안보면 그만이긴하지..
    하지만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뭐뭐 고쳐라 라고 말하는 것 쯤은 괜잖치 않나.

    하기사 무관심으로 방관하면 되기야 하겠지..

  6. 작위적이라고 하니깐 그러는거죠...
    그렇게 따지면,. 무한도전 지들끼리 까불고 노는건 작위적인게 아닌가 싶은거죠.
    그걸 지적하고 싶은겁니다. 재미가 없다 이런게 아니고요..

  7. 하다더 더붙이자면,. 스키장 올르는거 그런거 감동이라고 했죠들.
    작위적이면,. 정말 그게 더 웃기는거죠.
    그거야 말로 다큐죠. 그렇지만 대부분 감동적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형재애를 느낄수 있었다면서...
    그냥 자기가 보기에 좋음 좋고, 싫음 싫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