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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위대한 탄생' MC 박혜진 진행이 짜증난 이유

by 피앙새 2011.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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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혜진아나운서를 참 좋아했는데요, 어제 '위대한 탄생' 진행하는 것을 보니 안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짜증까지 났습니다. 지난해 11월 그녀가 '위탄' MC로 내정됐다는 뉴스를 봤을 때 솔직히 '이건 뭥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반듯하고 흐트러짐 하나 없는 그녀가 과연 예능프로 진행을 잘할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죠. 박혜진은 첫 방송부터 '진행이 너무 딱딱하다', '지루하다' 등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어제 박혜진의 진행을 보니 악평과 비난을 피할 수 없겠더라구요.

어제 '위탄'은 처음으로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요, 생방송의 묘미는 아무래도 긴장감과 스릴 아니겠어요? 12명이 순번을 정해 차례대로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 누가 노래를 잘했는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요. 문제는 12명 중 2명의 탈락자를 발표하는 시간에 MC 박혜진이 너무 질질 끌고, 탈락자를 결정하는 순간에 출연자에게 잔인한 질문까지 하더라구요. 12명의 후보자 노래에 대한 감동보다 박혜진의 진행이 왜 '짜증 지대루다!'는 말을 듣는지 그녀의 진행과 심사 결과발표 위주로 한 번 볼까요?


탈락자 결정은 멘토 점수 30%와 시청자 문자투표 70%로 결정했는데요, 멘토 점수는 출연자 노래가 끝나자마자 공개됐는데 왜 국민투표 점수는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더 중요한 건 문자투표 시기였어요. 아직 노래를 부르지도 않은 후보들도 있는데, 4명의 후보가 노래를 부른 뒤 중간 문자투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때 이태권이 1위였고, 백새은과 손진영이 탈락위기였어요. 그리고 8명의 후보가 노래를 부른 뒤 또 한 번 문자투표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때는 정희주가 1위였고, 노지훈과 백새은이 탈락위기였지요. 그래서 백새은이 탈락하나보다 했는데 이게 왠걸요? 한번도 탈락위기라고 나오지 않았던 황지환이 탈락하고 말았어요. 시청자투표는 노래를 하기도 전에 시작했는데 인기투표와 다른게 뭔지요?

정말 공정한 심사를 하고자 했다면 문자투표 시기를 모든 후보들의 노래를 다 듣고나서 해야 합니다. 문자투표 방식도 문제지만 이 보다 더 큰 실망을 한 것은 심사결과 발표 방식입니다. 12명 중 2명이 탈락한다고 하면 총점 순으로 1위부터 9위까지 부른 후 마지막 3명을 남겨둔 상태에서 한 명 더 합격자로 발표하면 남은 2명은 자동 탈락자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1위부터 한 명 한 명 부를 때마다 참가자는 물론 시청자들 모두 긴장감 속에 결과 발표를 들을 수 있지요. 그런데 왜 멘토별로 출연자를 무대 위로 나오게 해서 탈락자를 결정하는 어정쩡한 방식을 썼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이런 방식은 제작진이 결정했고, 박혜진은 제작진이 건네준 심사 결과를 차례대로 발표한 것 뿐입니다. 멘토별로 발표한다고 했지만 첫번째조는 모두 합격, 그리고 두번째조에서 첫 탈락자가 나왔지요. 그리고 세번째, 네번째조가 모두 합격이니 마지막조에서 또 한명의 탈락자가 나온다는 뻔한 결과로 김이 팍 새고 말았어요. 김태원조는 이태권, 손진영, 백청강은 모두 합격했고, 두번째 신승훈조에서 황지환이 첫 탈락자가 됐습니다. 세번째 방시혁조에서 데이비드오와 노지훈 모두 합격, 그리고 김윤아조의 정희주와 백새은도 모두 합격입니다. 그렇다면 이은미조의 귄리세와 김혜리 둘 중 한 명이 탈락한다는 얘기지요. 멘토별 발표방식 때문에 여기서 이미 긴장감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에요.

그런데 박혜진은 권리세, 김혜리를 무대로 불러 시청자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 즉 한 명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계속 반복하며 긴장감도 없는데 시간을 질질 끌었어요. 권리세와 김혜리는 자신들 중 한 명이 떨어진다는 두려움에 몸둘 바를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박혜진은 정신이 하나도 없는 권리세와 김혜리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누가 떨어질 것 같냐?'며 잔인한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박혜진은 귄리세와 김혜리를 두고 미스코리아 진과 선을 결정하는 무대처럼 시간을 끌었는지 모르지만 짜증만 났습니다. 보는 사람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 막힐 지경인데, 권리세와 김혜리의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권리세와 김혜리가 무대 위에 있을 때 카메라가 권리세 어머니를 비췄는데, 두손을 꼭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제발 딸이 합격하길 바라는 모정이 가슴 찡했어요. 제작진은 이런 장면을 긴장감 넘치고 극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몇 번을 보여주더라구요. 가족들 심정은 아마도 출연자보다 더 가슴 떨리고 답답했을 거에요. 이런 시간은 짦을 수록 좋지요. 그런데 박혜진은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하려고 작정했는지 '이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탈락하게 됩니다'라는 말을 계속 반복하는데 속 터져 죽는줄 알았어요. 생방송으로 총 125분간 진행한다고 시간을 맞추려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건 거의 방송사고 수준입니다.

한 참을 끌다가 박혜진이 '오늘 마지막 탈락자... 권리세'를 부르는 순간 맥이 탁 풀리더라구요. 탈락한 권리세는 지칠대로 지쳐 그만 눈물을 주르르 흘리더라구요. 방청객석에 권리세 어머니도 딸이 우는 모습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빨리 권리세를 탈락자석으로 가도록 하는데 좋은데, 권리세에게 '누가 가장 생각나세요?'라며 탈락 소감까지 묻는 걸 보니 정말 잔인하게 느껴지더군요. 같은 탈락자지만 권리세에게만 특별히 박수를 권하는 모양새도 좋지 않았어요.


그리고 왜 황지환은 멀찌감치 세워놓고 권리세만 인터뷰했는지 모르겠어요. MC가 권리세만 인터뷰하다보니 그녀가 주인공처럼 느껴졌고 방청석 어머니까지 계속 비추다보니 황지환은 구석에서 마음놓고 울지도 못하고 뻘쭘하게 서 있는 모습이 불쌍하기까지 했어요. 이것도 생방송 시간이 남아서 그런 건가요? 지금까지 박혜진의 진행을 볼 때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생방송을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각본을 보고 하는 뉴스진행은 잘 할지 몰라도 순간 순간의 재치나 임기응변 능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긴장감, 메끄러운 진행, 재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습니다.

사실 박혜진이 처음 '위탄' 진행자로 나선다고 했을때 '슈스케' 김성주와 비교해서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성주야 스포츠, 예능, 교양프로 등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많은 경험을 쌓았고 프리랜서다보니 인기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되니 얼마나 열심히 하겠어요? 박혜진은 뉴스 아나운서지 예능 진행자가 아닙니다. 그녀를 '위탄' 진행자로 내몬 것은 최대 스케일, 최상의 무대, 최고의 우승혜택 등 대한민국의 위대한 오디션을 만들겠다는
MBC의 욕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박혜진은 그 욕심의 희생양이 된 거죠. 정작 욕먹을 사람은 따로 있는데 박혜진이 그 비난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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