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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강호동이 유재석을 누른 비결은 이승기 힘이다

by 피앙새 2010.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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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올해를 빛낸 개그맨' 조사에서 유재석을 누르고 1위에 올랐네요. 강호동이 43%로 2위 유재석(38.1%)을 근소한 차로 눌렀네요. 한국 갤럽이 지난 2005년부터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개그맨을 조사해왔는데, 강호동은 매년 2위를 하다가 처음 1위에 오른 거에요. 조사 표본이 1700여명이라 신뢰도에 의문이 있지만 그래도 6년만에 강호동이 1위를 한 건 의미가 있죠. 그렇다면 강호동이 유재석을 누르고 1위에 오른 힘은 무엇일까요?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승기의 힘이 가장 컸다고 봅니다.

유재석 하면 '무한도전', 강호동 하면 '1박2일'이 떠오르죠? 그런데 '1박2일' 하면 또 한 명의 스타 이름이 생각납니다. 바로 '허당'에서 '황제'로 불리는 이승기에요. 올해 '1박2일'은 김C의 하차, MC몽의 병역기피 의혹, 김종민의 병풍 논란 등으로 힘들었던 한 해였어요. 이런 위기를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하며 '1박2일'을 국민예능의 반열에 올린 1등 공신이 강호동이란 건 부인할 수 없어요. 만약 '1박2일'에서 이승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제작진 못지 않게 강호동 또한 상상조차 하기 싫을 거에요.


이승기는 '1박2일'에서 초창기 허당 캐릭터를 벗고 이제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쌍두마차로 성장했어요. 예전의 이승기가 아니란 얘기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치고 나올 수 있는 재치와 애드리브, 순발력이 상당히 늘었어요. 지난주 이승기는 나영석PD가 즐겨쓰는 '실패!', '안됩니다'를 억양과 톤까지 똑같이 흉내내 큰 화제가 됐었죠. 학창 시절 특이한 선생님들의 목소리나 몸짓을 흉내내 교실을 요절복통하게 만든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이승기가 요즘 학창시절 명물같은 개그를 하고 있어요.

이승기는 나영석PD가 늘 맴버들에게 하던 목소리톤을 완벽하게 구사하며 성대모사의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어요. 그런데 이승기의 이런 모습은 타고 난게 아니라 그의 성실함과 노력 때문에 더 칭찬을 받는 거에요. 매주 '1박2일'을 두 번 이상 모니터링 하면서 부족하거나 아쉬웠던 점을 복기하면서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자신을 부단히 채찍질 한다는 거죠. 이런 모범적인 모습은 김종민이 보고 배워야 할 거에요. 이렇게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빛날 수록 강호동도 덩달아 빛났던 거에요. 이런 걸 두고 예능의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지요. 강호동은 이승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자, 그렇다면 강호동이 '1박2일'에서만 이승기 덕을 봤을까요? '강심장' 또한 이승기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지요. 지난해 10월 강호동 이름을 건 토크쇼가 나온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우려했잖아요. 영화배우 박중훈이 그의 이름을 건 '박중훈쇼'를 4개월만에 문을 닫은지라 그만큼 걱정이 많았던 거죠. 강호동과 '강심장' 제작진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택한 카드가 바로 이승기였어요. 이승기 역시 예능MC가 처음인지라 망설였지만, 특유의 노력과 성실함으로 이런 걱정을 말끔히 씻어버렸지요. 강호동에 눌려 보조MC에 불과할 거라는 예상을 완전히 깨고 강호동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잖아요.

'강심장' 1주년 특집에서 14년 라디오 장수DJ 최화정은 '강심장'의 인기 비결은 이승기이며, 이승기가 있는 한 '강심장'의 인기는 계속된다고 했죠. 강호동과 이승기의 2MC 체제는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구도라는 조형기의 평가는 더 흥미로웠는데요. 강호동은 힘이 세고 지식은 약한 골목대장형이고, 이승기는 공부 잘 하는 부짓집 스타일이라는 겁니다. 골목대장 강호동과 모범생 이승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강심장'을 인기 토크쇼로 만들었다는 거에요.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듯 하네요. 조형기, 최화정 등 '강심장' 1주년 때 초대된 게스트들 평가를 종합해보면 '강심장' 인기의 원천은 강호동이 아니라 이승기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강호동은 '강심장'에서 이승기를 황제라고까지 추켜 세우고 있잖아요.


강호동이 이승기를 예능 파트너로 삼은 건 강호동 연예 인생 최고의 횡재였어요. 그런데 유재석은 어떤가요? 유재석은 올해 '런닝맨'을 새로 시작했는데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등과 함께 했지요. 아무리 국민MC 칭송을 받는 유재석일지라도 혼자 고군분투 하는데는 한계가 있지요. 이승기에 비해 지석진, 김종국, 하하 등이 유재석을 빛나게 하는 건 어렵지요. 지석진, 김종국, 하하가 유재석 때문에 빛을 본 거지요. 유재석도 이승기에 버금가는 젊은 예능 파트너를 만났다면 사정은 다르죠.


2010년이 저물어가고 있는데요. 올 한해는 객관적으로 강호동의 활약이 두드러진 해였어요. 방송 3사에서 강호동이 진행하는 모든 프로가 시청률에서 앞서는 것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도 주었으니까요. 만년 2위를 하던 인기 개그맨 조사에서 강호동이 1위를 한 것은 그만큼 강호동이 강세를 보였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지표라고 봅니다. 강호동이 한국 갤럽의 인기 개그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연말 연예대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참 궁금하네요. 그런데 강호동이 1위를 차지한 것보다 그 1위를 만드는데 이승기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게 숨어있는 1인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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