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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나영석PD가 밥값을 내야하는 이유

by 피앙새 2010.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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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밥값 논쟁이 붙었네요. 어제 '1박2일'에서 나영석PD가 80여명의 스태프들 밥값을 계산한 것을 두고 출연료도 많이 받는 강호동 등 맴버들이 내야 하는거 아니냐는 거죠? 스태프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밥값을 내게 했냐는 거에요? 정말 맴버들이 인정사정 없이 나PD에게 밥값을 내게 했을까요?

만재도에 이어 '1박2일'이 또 한번의 섬여행을 계획했지만 날씨가 가로 막고 말았어요. 덕분에 맴버들은 멀미를 안해도 된다며 좋아했지만 뒤에서 한 숨 쉬는 사람이 있었죠? 바로 나영석PD에요. 100여명의 스태프진과 출연자들을 데리고 2주 방송 분량을 찍어야 하는데, 계획했던 울릉도는 갈 수가 없기 때문이죠. 사실 울릉도를 들어갈 수는 있어도 태풍으로 2일간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배를 타지 못했어요. 이 상황에서 나PD만큼 똥줄이 탄 사람은 없을 거에요. 오죽하면 울릉도에 미리 들어간 신PD와 김대주작가에게 연락도 못했을까요? 그만큼 나PD는 경황이 없었고, 머리속이 하얀 백지상태였을 거에요.

이수근 등 맴버들은 아침 대신 멀미약을 먹었다며 일단 밥부터 먹자고 했죠. PD는 똥줄이 타는데 밥부터 먹자고 한 맴버들이 야속하게 느껴질만도 한데, 나PD는 강호동과 강창희카메라감독에게 슬쩍 밥을 사라고 했어요. '카메라팀 강감독님이 사? 호동이형이 사?' 그런데 이 말이 부메랑이 돼 나PD에게 돌아왔네요. 강호동이 제작비는 다 어디다 쓰냐며 나PD까지 끌어들였거든요. 이를 두고 출연료가 많은 강호동이 밥 한끼 못사느냐며 때 아닌 비난도 많이 받았는데요. 나PD 입장에서는 밥 한끼 사는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제 6의 맴버로 방송을 재미있게 엮기 위한 것이지, 사실 밥값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이렇게 해서 나PD, 강호동, 카메라감독 셋이서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강호동이 먼저 이겨 밥쏘기에서 제외됐죠. 그리고 나PD와 카메라감독의 최종 대결에서 나PD가 졌어요. 나PD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애써 쿨한척 표정을 지었는데, 강호동 등 맴버들은 좋아서 난리가 났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출연료를 많이 받는 맴버들이 얼마되지 않는 월급을 받는 나PD에게 밥값을 쏘라고 한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PD는 이렇게라도 방송 분량을 뽑기 위한 고육책이었고, 일부러 그런 표정을 지은 거라고 생각됐어요. 나PD가 째째하게 정말 밥값때문에 부담되서 그런 표정을 지은 걸까요?

강호동은 나PD와 카메라감독이 대결하기 전에 심리전을 한다며 서로 뭘 낼 것인지 물었어요. 나PD는 바위를 낸다고 했고, 카메라감독은 보자기를 낸다고 했죠. 나PD는 바위를 낸다고 했는데, 정말 그대로 바위를 냈어요. 강창희감독도 보자기를 낸다고 했는데, 역시 보자기를 냈고요. 나PD와 강창희감독이 왜 서로를 모르겠어요? 나PD는 울릉도행이 무산된 마당에 자신이 밥값을 내더라도 방송 분량이 나온다면 뭐가 문제겠냐며 일부러 바위를 냈다고 생각됩니다. 나PD가 패하자 '여보 미안해...'라는 자막이 나왔는데, 이게 나PD의 심정일까요? 그 자막은 재미를 위해 나PD가 직접 넣은 거잖아요.


그냥 환한 표정으로 밥을 샀다면 아무런 재미와 웃음도 없었을 거에요. 포항 근처 식당이 좁아 작가가 김치찌게와 해물탕집 두군데로 자리를 잡았다고 하자, 나PD는 '해물탕 비싼데...'라며 끝까지 재미를 주었어요. '1박2일'의 총 책임자로서 밥 한번 사는 게 무슨 큰 문제겠어요? 사실 방송에 나오지 않았어도 여러 번 샀을 수도 있지요. 하나도 아깝지 않은 표정으로 덥썩 샀다면 재미가 없어요. 당시 나PD의 상황은 어떻게든 방송 분량을 뽑아야 할 상황이었잖아요. 나PD의 밥쏘기를 두고 '무한도전'을 따라했다고 하는데, '1박2일' 하면 복불복, 내기가 기본인데 따라했다고 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봅니다.

나PD는 제작비가 아닌 사비로 80여명의 스태프 밥값을 냈어요. 그냥 웃자고 한 밥값 쏘기는 약 10여분간 복불복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 가운데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어요. 나PD가 밥값을 낸 이유는 물론 약속대로 가위바위보 대결에서 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비를 부담하더라도 방송을 만들어내기 위해 제 6의 맴버로 적극 가담한 거라고 봅니다. 밥값는 총 48만원이 나왔는데, 정말 나PD의 개인카드로 지불했어요. KBS는 시청자들이 나PD의 마음은 알았으니, 제작비에서 나PD가 지불한 밥값을 다시 지불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에 나PD가 결혼한 것을 알았는데, 아내에게 혼나진 않았겠죠? ㅋㅋ


나PD의 이런 마음을 알게된 강호동은 밥을 먹은 후 긴급 제작회의에서 히든 카드, 즉 전 천하장사 이만기카드를 꺼내들었어요. 강호동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결국 명사특집 형태로 다음주 20년만에 이만기 vs 강호동의 대결이 이루어진 거라고 봅니다. 바로 이것이 '1박2일'의 힘이라고 봅니다. 나PD는 이미 마련된 복불복 미션도 강호동의 즉석 제안이 나오면 들어주는 등 호흡이 완벽합니다. 강호동 역시 나PD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죠. 나PD의 방송분량 걱정을 왜 강호동이 모르겠어요? 그리고 밥값을 나PD가 낸 것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요. 강호동이 씨름선수들에게 다음주 한우를 살 것 같은데요? '1박2일'팀이 초등학교 씨름선수들과의 시합에서 패하면 한우를 사야 하는데, 강호동이 사기로 했잖아요. 물론 이것도 재미를 위해 나PD가 강호동을 끌어들인 거에요.

그래서 나PD의 밥값 계산은 웃자고 한 것이기 때문에 죽자고 덤빌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나PD가 제 6의 맴버로 왜 직접 맴버들과 함께 가위바위보 게임에 뛰어들었냐는 거에요. 태풍 때문에 울릉도행이 좌절된 상황에서 제작 총책임자로서 100여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허탕을 칠 수 는 없잖아요. 그래서 방송을 만들어내기 위해 직접 제 6의 맴버로 뛰어든 것이고, 밥값 하나에도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나PD만의 프로 정신이 빛났던 거에요. 결국 나PD가 낸 밥값 48만은 강호동으로 하여금 이만기 명사특집을 이끌어내게 했으니 참 값진 밥값이었다고 생각되네요. 또한 나PD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까지 보였으니, 이런 밥값이라면 나PD는 열 번, 스므번이라도 사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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