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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 '김연아의 날'이 부끄러운 이유

by 피앙새 201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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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미국 LA 시의회가 정한 '김연아의 날'이에요 사실 '김연아의 날'은 그녀가 높인 자랑스런 한국의 위상 등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 먼저 정해야 하는데, LA에서 먼저 정해진 것이 조금은 씁쓸합니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세계 선수권, 그랑프리 우승 등 김연아가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 시킨 것을 생각하면 올림픽 제패의 날을 김연아의 날로 정해도 무방할 만큼 충분한 공적을 세웠습니다. 김연아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스타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네요.

LA 시의회는 지난 3일 톰 레이번지 의원이 상정한 '김연아의 날'(Yu-Na Kim Day) 제정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자기 나라 사람도 아닌데, 단 한 사람도 반대하지 않고 시의원이 모두 찬성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나요? 김연아는 미주동포후원재단의 올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수상자로 결정돼 LA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했는데, '김연아의 날'로 선포돼 기쁨이 두 배일 것입니다. 김연아는 어제 LA시청에서 앤토니오 비어라고사 시장과 '김연아의 날' 결의안과 스케이트에 서명하는 행사를 가졌는데, 연아가 사인한 스케이트는 LA시청에 영구 보관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스케이팅 전문 사이트인 아이스네트워크(web.icenetwork.com)에서는 '천사의 도시가 아이스퀸에게 존경을 표시했다'고 극찬을 하며 보도했습니다. 김연아의 자랑은 곧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긍지입니다.


'김연아의 날'이 다른 나라에서 정해지는 것보다 그녀의 고향인 경기도 부천시에서 먼저 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김연아의 날을 정한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자랑스런 시민을 위해 특정한 날을 잡아 기념하는 것은 괜찮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벤쿠버 올림픽에서 연아가 금메달을 딸 때는 나라가 떠나갈 듯 요란했지만, 지금은 조용합니다. 아니 그녀가 조금만 튀어보인다고 해도 여지없이 비판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니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지난 1일 김연아가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해서 가수도 아닌데 3곡을 부른 것에 대해 김C가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간만에 투덜대고 싶네... 빙상의 신에게는 3곡을 부르라 하시네.' 김연아를 지칭해서 '투덜'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참 많았지요. 김연아선수는 평소 미니홈피에 앙증맞고 귀여운 사진도 많이 올리고, 보아의 신곡을 배경음악으로 꾸밀 정도로 인터넷을 즐겨 사용합니다. 김연아는 김C의 트위터 글과 논란들을 알 것입니다. 김C의 '초콜릿' 제작진에 대한 불만의 글이 행여 김연아의 마음을 상하게 하진 않았을지 걱정됩니다.


김연아가 김C보다 잘 나서 3곡을 부른 건 아닙니다. 많은 국민들이 김연아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제작진이 그렇게 한 것입니다. '초콜릿' 제작진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고도 하는데, 분명 앵콜 요청에 의해 한 곡을 더 부른 것입니다. 왜 국민들은 김연아에게 열광할까요?

김연아가 피겨를 하기 전에 우리 나라는 피겨의 불모지였습니다. 온갖 열악한 환경과 맞서 싸워 연아는 올림픽을 제패하고 여자 피겨 1인자가 됐습니다. 올림픽에서 그녀가 세운 기록(총점 228.56)은 앞으로 100년간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즉, 김연아는 피겨 100년 역사상 한번 나오기도 힘든 선수라는 겁니다. 피겨 불모지에서 최고의 기술과 예술성을 겸비한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김연아입니다.


일본은 김연아가 등장한 이후부터 연아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습니다. 동갑나기 아사다 마오의 길목을 연아가 막고 있었기 때문에 연아가 이쁘게 보일리가 없죠. 그래서 치사하게 김연아 흠집잡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유튜브 동영상 사이트에 검색어로 '김연아'를 치면 수많은 영상이 나오는데, 70~80% 이상이 일본에서 만든 영상입니다. 의도적으로 김연아를 헐뜯기 위한 영상이 유튜브 바다에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동영상 중에는 인신 공격성을 넘어 여기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들도 많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아사다 마오는 매년 공식, 비공식적으로 지원받는 돈이 300억원에 이릅니다. 우리 나라는 연아에게 얼마를 지원할까요? 열악한 빙상연맹의 재정을 생각하면 아사다 마오에 비해 너무도 초라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사람들은 김연아가 CF 등으로 천문학적 돈을 벌었다고 비난도 서슴지 모릅니다. 물론 돈 많이 벌었습니다. 그러나 많이 버는 만큼 세금 포탈하며 뒤로 돈 숨기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불우이웃들을 위한 기부에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김연아 기부 검색을 쳐보면 엄청난 기부 뉴스가 나옵니다. 그녀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밝혀진 것만 15억이 넘습니다. 김연아는 누구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모범을 보여온 작은 거인이자, 대인배입니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 등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린 공로도 있지만,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그저 바라 보기만 해도 좋고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합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됐던 간에 1년에 한번 '김연아의 날'을 제 2의 김연아가 나오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엇그제 서울시에서는 김연아를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했는데, 김연아에게 서울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기 전에 먼저 김연아의 날을 정했다면 어땠을까요? 서울시나 부천시 등 우리 지방자치 단체는 LA시에서 먼저 '김연아의 날'을 정한 것에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물론 김연아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기 때문에 LA에서 먼저 '김연아의 날'이 제정됐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축하와 박수를 쳐주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남의 나라에서 '김연아의 날'이 제정됐다고 하는 날(3일), 국내에서는 김연아가 연예프로에 출연해 3곡의 노래를 부른 것을 가지고 투덜대는 등 아직 우리는 김연아에 대한 가치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더 김연아를 챙기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LA시 '김연아의 날'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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