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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걸그룹 지피베이직 데뷔가 우려되는 이유

by 피앙새 2010.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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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걸그룹 열풍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예기획사에서 신인 걸그룹들을 계속해서 키우는 이유는 잘 만든 걸그룹 하나면 기획사를 먹여살릴 정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걸그룹들은 노래만 하는게 아니에요. 노래를 그야말로 기본이고, 연기, 예능, CF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출하고 있습니다. 걸그룹이라 하면 대개 19세 전후의 나이였는데, 점점 연령이 어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뷔한 f(x)의 평균 연령이 17.6세로 가장 어린데, 이보다 더 어린 걸그룹이 데뷔한다고 하네요.

평균 나이 14세 걸그룹 지피 베이직(GP Basic)이 데뷔한다는 뉴스를 보고 솔직히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네요. 6명의 맴버 구성을 보니 초등학교 6학년 1명, 나머지 5명은 중학교 2학년이랍니다. 이들은 2년간 소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하니 초등학생 시절부터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을 배우느라 공부는 제대로 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해 나갈지 걱정이 앞섭니다.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기본적인 공부는 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지피베이직은 공부는 아예 뒷전인가 봅니다.

(평균 나이 14세로 데뷔하는 지피베이직인데, 운동화 대신 하이힐 신은 모습이 왠지 안스럽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들이 무대에 설 때 선정적인 무대의상으로 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걸그룹들은 데뷔하자 마자 시선을 끌기 위해 핫팬츠는 기본이요, 민망한 옷을 입고 나와 종종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습니다. 14세된 어린 학생들이 무대위에서 보여주는 춤과 노래가 '큐티' 컨셉으로 간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컨셉으로는 인기를 끌기 어렵습니다. 부모 동의가 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겉보기는 화려하지만 그 뒤에서 겪은 어려움들을 겪게 하는 것이 안스럽습니다.

지피 베이직 기획사에서 14세 걸그룹을 만든 것은 최연소로 대중의 시선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미성년자 걸그룹이 어떤 컨셉을 들고 나올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동요를 부를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기가 있으면 방송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종 행사에 불려다닐텐데, 혹시 행사에 나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지피베이직 데뷔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일본 걸그룹 추세를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일본 걸그룹은 대부분이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들입니다. 10년전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스피드'는 선정적이거나 야한 옷차림을 입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일본 걸그룹들은 선정성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뜨기 힘들 정도가 됐습니다. 애프터스쿨의 레이나, 나나, 리지로 구성된 오렌지캬라멜은 기존의 섹시하고 성숙한 걸그룹 이미지와는 반대로 귀엽고 발랄함을 들고 나왔습니다. 기존 걸그룹과 차별화를 들고 나왔지만 그리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창력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애기장화에 유치원 풍 의상이 아직 우리나라는 걸그룹 하면 섹시 컨셉이 먹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14세 걸그룹 지피베이직을 보니 소녀시대, 브아걸 등 기존 걸그룹은 이제 할머니 세대가 된 느낌입니다. 아직 지피베이직이 데뷔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행여 우리 걸그룹 음악수준을 초등학교 수준으로 떨어뜨리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14세라면 아직 목소리가 가다듬어진 상태도 아니고 변성기도 거쳐야 하는데, 동요풍 목소리로 얼마나 시선을 끌지 모르겠습니다. 10년 전 일본 걸그룹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라면 지피베이직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좋은 쪽으로 음악활동을 해나갔으면 합니다.

(기존 걸그룹과 달리 오렌지캬라멜은 발랄하고 깜찍한 컨셉을 들고 나왔지만 시선을 끌지 못했다.)

중학교 2학년이면 아직 힐보다는 운동화가 어울릴 나입니다. 그리고 화장을 하지 않은 생얼이 더 아름다운 나이입니다. 무대 위의 화려함 뒤에는 아픔도 있을 겁니다. 이런 것을 어린 나이에 얼마나 이겨낼지 모르지만, 행여 어른들의 욕심으로 무리하게 활동하지나 않을지도 걱정입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니 다른 걸그룹들과 똑같이 하이힐에 핫 팬츠를 입었는데, 역시 섹시 컨셉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요?

아역배우들은 지피베이직보다 더 어린 나이에도 활동하기 때문에 지피베이직의 나이가 어린 게 무슨 문제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기와 가수는 다릅니다. 아역 배우들은 아역에 맞는 연기를 합니다. 아역배우가 성인 흉내를 내거나 선정적인 장면으로 나오진 않습니다. 그러나 걸그룹 가수들은 음악무대에서 3분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3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다른 걸그룹들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아역배우와 다른 점입니다.


아직 지피베이직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나이입니다. 안그래도 요즘 아동 성범죄가 부쩍 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당에 지피베이직의 데뷔는 기대보다 우려를 먼저 갖게 합니다. 차제에 방송사에서도 지피베이직 등 어린 걸그룹들이 출연할 때 엄격한 무대 의상 잣대를 적용해 어린 소녀들을 성상품화 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안그래도 요즘 걸그룹들 뿐만 아니라 성인 솔로가수들의 무대의상이 도를 넘고 있는데, 나이 어린 걸그룹마저 성인 가수들을 흉내낸다면 우리 나라 가요계는 가창력보다 비쥬얼만 앞세우는 이상한 무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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