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김종국과의 예능은 득보다 실?

유재석이 또 김종국과 함께 SBS 주말예능을 함께 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닙니다. 김종국이 유재석의 새로운 예능프로에 합류하는 것이 유재석의 뜻인지 아니면 SBS 제작진의 뜻인지  모르지만 어렵게 결정한 SBS 예능에서 또 김종국과 함께 한다는 것은 솔직히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유재석의 뜻이 아닌 제작진의 뜻이라면 이것은 유재석마저 죽이는 꼴입니다.

SBS는 유재석의 힘을 너무 과신하는 듯 합니다. 아무리 국민MC라 해도 일요일 저녁 예능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닙니다. 김종국은 공익근무 소집해제후 '패떴'에 합류했지만 그 이후 '패떴'은 내리막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재석이 또 다시 김종국과 함께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종국에 대한 호불호는 전혀 없습니다. 김종국은 X맨 시절 윤은혜와의 러브라인이 아니었다면 결코 예능계의 스타가 될 수 없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김종국의 예능감에 대해서는 이미 '패떴'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패떴'은 유재석과 이효리 두 사람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패떴' 폐지 직전에는 이효리 마저 지쳐 유재석 혼자 북 치고 장구치며 '패떴'을 진행했습니다. 만약 유재석이 또 다시 김종국과 함께 한다면 이는 '패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안고가야 하기 때문에 유재석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디 이것 뿐입니까?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로 미운털이 다 박힌 마당에 설상가상 김종국마저 안고 간다면 유재석의 새로운 예능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유재석이 SBS 예능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그래도 시청자들은 '유재석이 출연하기 때문에 본다'고 했다가 '김종국이 나오면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안본다'고 할 정도입니다. SBS 제작진은 김종국이 출연한다고 언론에 슬쩍 간보기를 하는 것인지 실제로 출연이 결정된 것인지 모르지만 김종국측에서 먼저 유재석과 함께 새로운 예능 프로에 합류한다고 한 것을 보면 여론 눈치보기 같습니다.

사실 김종국이 '패떴'에 합류한 이후부터 김종국에 대한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시간이 지나면 김종국의 예능 감각이 살아날 것이라며 지켜보자고 했고, 그 시간이 무려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넘었어도 김종국의 예능감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김종국이 '패떴'에 합류한 이후 기존의 패밀리 캐릭터들은 모두 무너졌습니다. 소소한 재미를 주던 '패떴'의 덤앤더머, 국민남매, 달콤살벌, 엉성천희, 게임마왕, 깐쪽종신 등이 한꺼번에 희미해져 버리고 대신 김종국을 중심으로 한 이효리와의 어색남녀, 박예진과의 조작스캔들, 폐지 직전에는 이효리가 김종국을 부를 때 다시 마이펫(pet) 설정까지 주로 김종국을 중심으로 러브라인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 성공한 캐릭터는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어색하고 조작된 스캔들만 계속돼 식상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패떴'에서 찾을 수 있었던 재미 요소 중 가장 중요한 패밀리 라인과 캐릭터를 김종국이 무너뜨렸다는 사실을 유재석은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한 김종국은 혼자서는 재미와 웃음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유재석이나 이효리가 옆에서 리액션을 해줘야 했습니다. 게임할 때 근육종국으로 힘을 쓴 것 외에는 웃음을 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폐지될 때까지 '패떴'에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참돔 조작사건'으로 한 방에 훅 가버린 김종국입니다. SBS는 빈사 상태의 예능을 살리기 위해 유재석을 잡았지만, 유재석과 함께 하는 맴버 선정에는 별로 신경을 안쓰는 것 같습니다.

유재석은 예능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시청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빈축을 사며 안티를 몰고 다니는 김종국, 하하를 유재석과 함께 하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뜻을 전혀 읽지 못한 처사입니다. 만약 유재석의 뜻이 아니라면 메인MC 자격으로 유재석은 새롭고 참신한 사람들로 맴버를 구성해야 합니다. 또 다시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인상을 주면 가뜩이나 힘든 일요 예능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입니다.

지난 3월 김종국은 '강심장'에 출연해 유재석라인을 강조했습니다. 연예계도 사람 사는 곳이라 아무래도 같이 방송을 하다보니 끌어주고 밀어주다보니 ‘파벌’(라인)이 막강 파워 인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죽하면 ‘유재석의 옆자리만 차지해도 성공보증수표를 받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이는 국민MC 유재석의 파워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연예계도 정치판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김종국은 대표적인 유재석라인으로 알려졌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끌어안고 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유재석과 김종국 조합은 식상한 조합니다. 만일 김종국의 합류가 유재석의 뜻이라면 이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입니다. 일요 예능을 보면 동시간대 강호동의 '1박2일'이 버티고 있고, 박명수의 '일밤-뜨거운 형제들'이 인기 상승세에 있습니다. 유재석이 SBS로 복귀한다고 할 때 다른 방송사들은 가만 있나요? 유재석을 넘기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입니다. 타 방송사 예능보다 신선하고 새로운 포맷으로 경쟁해도 어려운 판국에 김종국과 함께 한다는 것는 기름통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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