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에서 몰래카메라는 약방의 감초입니다. '몰카'하면 이경규가 생각나죠? '일밤'에서 이경규의 '몰카'가 인기일 때 연예인들은 몰카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으니까요. 수많은 연예인들을 황당하게 만든 이경규도 지난 4월 '남자의 자격' 1주년 특집때 희생양이 됐습니다. 어제는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200회 특집 몰카의 주인공이 됐는데, 전성기때 이경규의 '몰카' 못지 않은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연예계의 20년 숙원인 예능 9단, 눈치 100단 이경규에게 몰래카메라를 성공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이경규를 상대로 통괘한 몰래카메라를 성공했습니다. 24시간 단식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경규는 배고픔을 참는 것이 고통이었습니다. 이런 고통속에서 스태프가 남긴 커피를 몰래 마시는 모습은 인간 이경규의 모습을 엿보게 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남격' 몰래카메라는 방송 후 '진짜 이경규가 몰랐나?' 하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몰래카메라 진행과정이 너무 허술했기 때문입니다. 이경규하면 예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고, 더구나 몰래카메라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했던 사람입니다. 이경규를 제외한 맴버들이 비밀통로를 이용해 교대로 음식을 먹는 장면도 허술했지만 나이든 이경규를 굶게하면서 산해진미를 마음껏 포식하는 모습이 마냥 웃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몇 번이나 들킬뻔한 아슬아슬한 장면이 있었는데, 이런 장면을 두고 눈치 100단 이경규가 알고도 모른척 했을 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남격'에서 이경규에게 '몰카'를 들이댄 것은 '남격'을 시청률 20%대 인기 프로로 만든 이경규의 공로에 보답하는 뜻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몰카' 방송을 기획한 것입니다. 그래서 눈치 100단 이경규가 '몰카'를 몰랐느냐, 알고도 속았느냐 하는 것은 사실 중요치 않았습니다. 무려 20여년을 예능 1인자로 군림하다가 바닥으로 추락해보기도 하면서 이경규는 진정한 '남자의 자격'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그 깨달음을 토대로 마음을 비우고 '남격'을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1박2일'과 견줄 수 있는 인기 프로를 만든것입니다. 그래서 이경규를 두고 요즘 '노병은 죽지 않았다'고 하나 봅니다.


어제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백미는 박명수 몰래카메라였습니다. '무도' 김태호PD는 박명수 '몰카'에 성공하자 자막으로 '대박'이라 했습니다. 왜 대박이라 했을까요? 이경규 못지 않게 박명수 또한 눈치가 100단이라고 합니다. 적어도 눈치에 있어서는 이경규와 동격입니다. 그만큼 속이기 힘들다는 얘기죠. 무한도전은 박명수를 속이려고 한차례 몰래카메라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정준하의 어설픈 연기때문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박명수는 '나를 속이면 300만원을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런데 박명수는 김태호PD를 너무 과소평가했습니다. 제작진은 무려 3개월에 걸쳐 벼르고 별러 박명수 속이기에 나섰습니다. 박명수의 신곡 '퐈이아' 뮤직비디오 제작과 가짜 생방송 촬영 등 준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한다는 손자병법이 박명수에게 그대로 통했습니다. 천안호 사태와 MBC 파업에 따른 결방으로 200회 생방송이 무산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맴버들과 제작진의 완벽한 호흡으로 천하의 박명수도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김태호PD는 여우같은 박명수가 '몰카'에 당하는 모습을 유쾌, 통쾌라고 표현했는데, 그만큼 박명수 속이기가 어려웠다는 것을 말해주는 겁니다.


'남격'과 무한도전 모두 특집으로 기획한 몰래카메라는 이경규와 박명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내며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몰래카메라는 이제 진부하고 식상한 예능 아이템입니다. 그런데도 무한도전 김태호PD는 200회 특집 메뉴로 박명수 속이기에 나섰고, 보기좋게 성공했습니다. 남들이 모두 아니다라고 할 때 '이거다'라고 할 수 있는 김태호PD의 고집이 만들어 낸 성공이며, 김PD의 말대로 유쾌, 상쾌한 대박이었습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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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회 특집 답게 재미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은 매일 새로워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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