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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동이'의 숙종(지진희)을 볼 때마다 왜 조권이 생각나죠? 숙종은 대신들 앞에서는 위엄이 있을지 몰라도 동이(한효주) 앞에만 서면 영락없는 '깝권'입니다. 그래서 숙종이 아니라 '깝종'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결'에서 조권이 가인 앞에서 '깝'을 떠는 걸 보면 참 귀엽습니다. 숙종은 동이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일지매처럼 나타나 동이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것은 물론 왕의 체면까지 다 내던져버립니다. 역대 사극에서 이렇게 깨방정 떠는 임금이 있었나요? 아마도 숙종 지진희가 처음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제 '동이' 11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이 21%를 기록하며 인기 사극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눈만 동그랗게 뜨며 표정의 변화가 없는 타이틀롤 한효주의 연기 논란 속에서 처음으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이면에는 깝종 지진희 연기가 있었습니다. 지엄한 왕의 포스를 버리고 시트콤을 보는 듯 지진희는 사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없애고 빵~ 터지는 웃음을 주며 이병훈표 사극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숙종은 담장을 넘는 동이를 위해 기꺼이 엎드려 동이가 임금을 밟고 넘어가게 하고, 궁녀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나가는 등 전에 볼 수 없는 임금 캐릭터를 보이고 있는데, 이같은 장면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동이가 자객들에게 포위당해 위험에 처했을 때도 왕의 신분을 숨기고 판관 나으리로 위엄있게 한마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당' 냄새가 납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칼을 들고 동이를 등 뒤에 보호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자객과 맞서는 모습은 사극이 아니라 '개콘'이나 '웃찾사'에 나오는 코미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이젠 사극이라고 해서 진진하고 엄숙한 분위기만 풍기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쉽상입니다. '추노'가 '동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지 않나 생각됩니다.
11회에서도 숙종의 '깝종' 모습은 계속됐습니다. 저자거리에서 물건을 고르던 동이 앞에 난데없이 뜬금없이 숙종이 나타났습니다. 숙종과 동이가 만나는 모습을 본 장악원의 황주식(이희도)과 영달(이광수)은 대궐에서 연주를 할 때 멀리서 왕의 모습을 본 터라 숙종이 임금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아니겠지' 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그리고 저자거리에서 숙종과 동이, 황주식과 영달은 돼지껍데기를 안주로 탁주를 한 사발 합니다. 숙종은 처음 먹어보는 돼지껍데기가 쫄깃 쫄깃하며 오묘하다고 하는데, 영달이 돼지껍데기라고 하자, 기겁을 합니다. 매일 산해진미만 먹다가 멋 모르고 먹어본 돼지껍데기지만 그런데로 맛은 괜찮은가 봅니다. 술이 두 서너잔 들어가자, 숙종은 얼큰하게 취했습니다.
동이가 숙종에게 '판관 나으리는 허약 체질'이라고 하자, 숙종은 단숨에 탁주 한사발을 더 들이키며 동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동이가 '임금님은 정말 잘 생겼냐?'고 묻자, 숙종은 '그걸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느냐'며 허탕하게 웃었습니다. 숙종은 동이를 만나면서 '어명', '어주'라는 말을 썼지만 동이는 숙종을 판관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옆에서 술을 마시던 황주식이 숙종에게 '임금님처럼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하자, 숙종은 기분이 좋은 듯 했습니다. 그런데 동이가 이 기분을 깨버렸습니다. 동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까무잡잡하고 듬직한 사내를 좋아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숙종은 기분이 상한 듯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영달에게 술 한잔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동이가 돼지껍데기도 잘 먹는 판관 나으리는 호탕하다고 하자, 그제서야 숙종은 '내가 좀 호탕하지'라며 크게 웃었습니다. 숙종은 동이의 말과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깨방정을 떠는 '깝종'이었습니다. 이는 조권이 가인 앞에서 가인의 관심을 끌기위해 오도방정을 떠는 것과 아주 유사합니다. 그러니까 숙종은 조선판 깝권이라고나 할까요? 암튼 숙종이 동이를 만날 때면 '깝종'이 되는 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숙종은 동이에겐 일지매 임금 같습니다. 어디선가 '짠~' 하고 나타나는데, 그럴 때마다 동이는 임금인줄도 모르고 얼굴에 환한 미소가 퍼지며 반깁니다. 임금과 천비 신분이 아니라 사랑하는 선남선녀가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만난 듯 천진난만하기까지 합니다. 저자에서 물건을 고르던 동이와 마주칠 때도 동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자, 숙종은 그 짧은 순간에도 표정이 예술입니다. 코믹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장난끼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한성부 판관 행세를 하며 동이에게 패물을 한 가득 선물하는 숙종은 임금이 아니라 동이를 연모하는 총각의 모습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돼지껍데기에 기겁을 하면서도 뱉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는 표정으로 씹는 숙종의 표정에 빵~ 터졌습니다.
동이와 숙종은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저자거리에서 신분을 버리고 데이트(?)를 했습니다. 숙종은 '참으로 기분좋은 밤이구나' 하면서 동이와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그리고 천비 신분에 맞지 않게 영특한 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장옥정의 천거대로 동이를 감찰부 궁녀로 명했습니다. 이제 동이는 천비에서 궁녀로 신분이 바뀐 것입니다. 천비에서 궁녀로 그리고 궁녀에서 후궁으로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숱한 역정이 동이 앞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깝종 숙종이 있기 때문에 동이의 앞길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짠~'하고 나타날테니까요.
어제 '동이' 11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이 21%를 기록하며 인기 사극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눈만 동그랗게 뜨며 표정의 변화가 없는 타이틀롤 한효주의 연기 논란 속에서 처음으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이면에는 깝종 지진희 연기가 있었습니다. 지엄한 왕의 포스를 버리고 시트콤을 보는 듯 지진희는 사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없애고 빵~ 터지는 웃음을 주며 이병훈표 사극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숙종은 담장을 넘는 동이를 위해 기꺼이 엎드려 동이가 임금을 밟고 넘어가게 하고, 궁녀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나가는 등 전에 볼 수 없는 임금 캐릭터를 보이고 있는데, 이같은 장면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동이가 자객들에게 포위당해 위험에 처했을 때도 왕의 신분을 숨기고 판관 나으리로 위엄있게 한마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당' 냄새가 납니다.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칼을 들고 동이를 등 뒤에 보호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자객과 맞서는 모습은 사극이 아니라 '개콘'이나 '웃찾사'에 나오는 코미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이젠 사극이라고 해서 진진하고 엄숙한 분위기만 풍기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쉽상입니다. '추노'가 '동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지 않나 생각됩니다.
11회에서도 숙종의 '깝종' 모습은 계속됐습니다. 저자거리에서 물건을 고르던 동이 앞에 난데없이 뜬금없이 숙종이 나타났습니다. 숙종과 동이가 만나는 모습을 본 장악원의 황주식(이희도)과 영달(이광수)은 대궐에서 연주를 할 때 멀리서 왕의 모습을 본 터라 숙종이 임금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아니겠지' 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그리고 저자거리에서 숙종과 동이, 황주식과 영달은 돼지껍데기를 안주로 탁주를 한 사발 합니다. 숙종은 처음 먹어보는 돼지껍데기가 쫄깃 쫄깃하며 오묘하다고 하는데, 영달이 돼지껍데기라고 하자, 기겁을 합니다. 매일 산해진미만 먹다가 멋 모르고 먹어본 돼지껍데기지만 그런데로 맛은 괜찮은가 봅니다. 술이 두 서너잔 들어가자, 숙종은 얼큰하게 취했습니다.
동이가 숙종에게 '판관 나으리는 허약 체질'이라고 하자, 숙종은 단숨에 탁주 한사발을 더 들이키며 동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동이가 '임금님은 정말 잘 생겼냐?'고 묻자, 숙종은 '그걸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느냐'며 허탕하게 웃었습니다. 숙종은 동이를 만나면서 '어명', '어주'라는 말을 썼지만 동이는 숙종을 판관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옆에서 술을 마시던 황주식이 숙종에게 '임금님처럼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하자, 숙종은 기분이 좋은 듯 했습니다. 그런데 동이가 이 기분을 깨버렸습니다. 동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까무잡잡하고 듬직한 사내를 좋아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숙종은 기분이 상한 듯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영달에게 술 한잔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동이가 돼지껍데기도 잘 먹는 판관 나으리는 호탕하다고 하자, 그제서야 숙종은 '내가 좀 호탕하지'라며 크게 웃었습니다. 숙종은 동이의 말과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깨방정을 떠는 '깝종'이었습니다. 이는 조권이 가인 앞에서 가인의 관심을 끌기위해 오도방정을 떠는 것과 아주 유사합니다. 그러니까 숙종은 조선판 깝권이라고나 할까요? 암튼 숙종이 동이를 만날 때면 '깝종'이 되는 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숙종은 동이에겐 일지매 임금 같습니다. 어디선가 '짠~' 하고 나타나는데, 그럴 때마다 동이는 임금인줄도 모르고 얼굴에 환한 미소가 퍼지며 반깁니다. 임금과 천비 신분이 아니라 사랑하는 선남선녀가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만난 듯 천진난만하기까지 합니다. 저자에서 물건을 고르던 동이와 마주칠 때도 동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자, 숙종은 그 짧은 순간에도 표정이 예술입니다. 코믹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장난끼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한성부 판관 행세를 하며 동이에게 패물을 한 가득 선물하는 숙종은 임금이 아니라 동이를 연모하는 총각의 모습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돼지껍데기에 기겁을 하면서도 뱉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는 표정으로 씹는 숙종의 표정에 빵~ 터졌습니다.
동이와 숙종은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저자거리에서 신분을 버리고 데이트(?)를 했습니다. 숙종은 '참으로 기분좋은 밤이구나' 하면서 동이와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그리고 천비 신분에 맞지 않게 영특한 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장옥정의 천거대로 동이를 감찰부 궁녀로 명했습니다. 이제 동이는 천비에서 궁녀로 신분이 바뀐 것입니다. 천비에서 궁녀로 그리고 궁녀에서 후궁으로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되기까지 숱한 역정이 동이 앞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깝종 숙종이 있기 때문에 동이의 앞길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짠~'하고 나타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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