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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박명수, 유재석 그늘 벗어날까?

by 피앙새 201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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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가 가장 듣기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말이 '1인자 유재석에게 묻어간다'(유재석 기생충)는 말일 것입니다. 이 말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첫 째는 박명수가 유재석 없이는 예능 프로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유재석과 함께 한다는 생존 철학이고, 둘째는 '묻어간다'는 말보다 이제 1인자 유재석을 딛고 1.5인자에서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한 박명수의 야심이 담긴 말입니다. 박명수가 유재석의 그늘을 벗어난다는 말은 그가 지금까지 생존해 온 것을 볼 때 생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는 요즘 유재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큰 소리를 뻥뻥 쳤습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몰라도 '승승장구'에서 박명수는 '나는 웃기는 스킬은 있다. 솔직히 유재석보다 웃기다. 유재석보다 입담은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자신감 때문일까요? 유재석을 벗어나 그가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김구라, 탁재훈 등과 함께 '뜨거운 형제들' 코너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는 천안함 침몰 이전에 첫 선을 보였으나 그 이후 결방으로 인해 전파를 타지 못하다가 이번주 일요일부터 방송이 재개됩니다. 박명수로서는 유재석의 그늘을 벗어나 공중파 예능의 독립 코너에 출연하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캐이블 방송이긴 하지만 '거성쇼'와 '우아한 인생' 등의 진행자로서 2인자가 아닌 1.5인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명수가 스스로를 '2인자'라고 밝힌 것은 유재석과 함께 예능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이 담긴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가 진행자로 나선 프로가 많아지면서 '1.5인자'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이는 유재석의 품안을 떠나 홀로 독립해보겠다는 박명수 의지의 표현입니다. '승승장구'에서 '유재석 덕분에 내 개그가 통했지만 나로 인해 유재석이 덕을 본 것도 있다'고 한 것은 더 이상 1인자 유재석에 묻어가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박명수는 정말 유재석 없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한도전'과 '해투3'를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명수 인기의 기반은 위의 두 프로그램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박명수는 '무도' 인기를 기반 삼아 예능의 생명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유재석의 무한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명수가 유재석의 그늘을 벗어나려면 '무도'를 떠나 독립해서 생존해야 합니다. 캐이블에서 진행하는 '일밤'의 '뜨거운 형제들'은 '무도'의 인기 기반 위에서 하는 프로입니다.
그렇다면 박명수가 '무도'를 떠나 독립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이 물음에 박명수는 자신있게 '예'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박명수는 과거에 유재석 없이 진행한 예능 프로를 조기에 폐지시킨 경험이 많습니다. '지피지기', '두뇌왕 아인슈타인', '브레인 베틀' MC로 발탁되어 한 때 1인자 자리를 넘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6개월을 넘지 못하고 하차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유재석으로부터 독립해서 나간 프로그램들은 속된 말로 국밥 말아먹듯이 다 말아먹고 그동안 '무도'와 '해투3'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박명수는 유재석이 있어야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그 주체는 유재석입니다. 다시 말해 유재석 없는 박명수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고, 박명수 예능을 살리기 어렵다는 겁니다.


일밤의 새 코너 '뜨거운 형제들'의 메인MC는 박명수가 아니라 김구라였습니다. 즉, 박명수가 김구라에게 밀리는 형국이며, 앞으로 박명수의 예능 헛점이 그대로 드러날 것 같습니다. 박명수 예능은 지금까지 유재석이 옆에서 정리해주고 받아줘야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형제들'에서는 박명수가 아무렇게나 뱉어내는 말을 누구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박명수의 호통에 김구라가 막말로 받아친다면
호통 vs 막말 대결로 흥미진진할지 모르지만 팽팽한 기싸움 형국이 자칫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유재석 없이 김구라, 탁재훈 등과 함께 박명수는 이 코너에서 자신이 존재감을 드러내야 비로서 유재석의 그늘을 벗어났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구라가 그리 호락 호락하지 않아 보입니다. '일밤' 김영희PD는 '두 사람이 서로 강한 이미지지만 차별화된 모습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로 조화를 이루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구라가 유재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승승장구' 출연을 계기로 박명수는 1.5인자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습니다. 요즘 박명수의 예능감이 한창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것도 인정합니다. 박명수 입장에서도 언제까지나 유재석의 그늘에서 '기생충' 소리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박명수는 유재석의 그늘을 벗어나 1인자로 등극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족해 보입니다. 예능MC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기분대로 노는 사람이 아닙니다. 예능MC는 다른 출연자들을 위해 북을 치고 장단을 맞춰줄 줄 아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박명수는 이런 점이 부족합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북을 쳐주는 유재석을 더 배워야 합니다. 왜 유재석이 1인자 소리를 듣는지 유재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박명수가 가장 잘 알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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