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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김C 하차, 강호동에게 위기일까?

by 피앙새 201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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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박2일' 하차를 결심한 김C의 캐릭터는 엄마, 중심, 다큐, 공기 등 여러가지로 표현됩니다. 그만큼 그가 '1박2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왔고, 그의 존재감이 컸던 것입니다. 그래서 김C의 하차에 대해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김C의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엄마 캐릭터죠. 메인MC 강호동이 아버지에 비유되는 것에 비해 김C는 다정다감하게 맴버들을 챙겨주는 살가운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정에 어머니가 집을 떠난다고 생각해보면 남은 가족들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김C의 하차 소식은 지난 7~8일에 경주 수학여행 특집을 촬영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촬영 중 김C 하차소식을 들은 이승기와 이수근, MC몽이 펑펑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이는 바로 인간미를 드러낸 것입니다. 은지원은 초딩 캐릭터지만 차갑고, 강호동은 냉정합니다. 김종민은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상황파악이 안된듯한 표정으로 김C를 배웅했을 겁니다. 이제 강호동은 엄마를 잃은 다섯 아들을 데리고 '1박2일' 가정을 꾸려나가야 합니다. 엄마 역할을 하던 김C가 하차했으니 이제 강호동도 변해야 합니다.


김C의 하차는 '1박2일'에 위기가 될 수 있지만 강호동은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호동은 독불장군식 캐릭터로 맴버들을 배려해주고 이끌어주는 면은 부족했습니다. 가끔 이수근과 MC몽에게 폭력을 가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돼 강호동에게 반감을 가진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맴버들을 꼼짝 못하게 하면서도 '1박2일'이 국민예능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어머니 역할을 잘해준 김C의 역할 때문입니다. 이제 강호동은 김C의 역할, 즉 자상한 어머니 역할까지 해야합니다.

사실 강호동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면에서 종종 유재석과 비교되곤 했습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패떴1'에서 맴버들을 다독여 이끌어가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유재석 말 한마디면 모두 따랐습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일은 솔선수범했습니다. 슬픈 일엔 내 일처럼 눈물도 펑펑 쏟았습니다. 유재석은 어머니 역할까지 갖춘 자상한 아버지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메인MC의 역할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맴버들이나 게스트들은 유재석 앞에 서면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예능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하죠. 이것은 알게 모르게 유재석이 게스트들의 예능감을 끌어냈기 때문입니다. 강호동도 이제 혼자만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수근 등 다섯명의 맴버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 책임감이 더 커졌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이란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습니다. 김C의 하차로 김종민은 당분간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김종민의 예능감은 더욱 위축될 지 모릅니다. 이럴때 강호동은 김종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그가 예전의 예능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김C의 하차는 강호동이 국민MC 유재석과 비교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까다로운 호통 형님 박명수를 비롯해 개성이 강한 노홍철, 하하 등 모든 맴버들을 아우르며 '무도' 좌장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습니다. 강호동은 그동안 김C가 해오던 역할을 떠맡아 김C가 떠났어도 '1박2일'은 건재하고, 시청률도 차이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역시 강호동'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강호동에게 김C의 하차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겁니다. 3년 동안 함께해온 김C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떠날 때 강호동은 아버지 캐릭터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맴버들과 함께 김C를 부둥켜 안고 눈물도 흘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안그래도 시청자들은 김C의 하차에 대해 정치적 외압 의혹을 갖고 있는데, 김C와 이별하면서 눈만 멀뚱 멀뚱 뜨고 있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보기에 그리 좋게 보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이 억지로 눈물을 흘리라는 것이 아니고 이승기, 이수근처럼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예능은 재미와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그 본질은 감동입니다. 웃고 떠드는 가운데서도 가슴 찡한 감동이 있어야 최고의 예능이 되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은 김C 때문에 그동안 아주 편하게 '1박2일'을 이끌어 왔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매일 숨쉬는 공기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이 김C가 떠난 후 강호동은 왠지 모를 허전함, 그리고 이것 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다는 것에서 김C의 빈자리를 느낄 것입니다. 그 빈자리를 어떻게 메꾸느냐에 따라 강호동이 진짜 위기가 찾아올 수 있고, 아니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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