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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민 최송현, '발연기' 소리 듣는 이유

by 피앙새 201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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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입사 경쟁은 무려 1,000대 1이 넘습니다. 그래서 공중파 3사 아나운서 입사는 '로또'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들어가 남들이 선망하는 자리에 올라섰지만 이 자리를 과감하게 던지고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임성민, 최송현은 그 용기 하나만큼은 높이 사줄만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지금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데, '발연기'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임성민은 사극 '동이'에서 감찰부 유상궁으로, 최송현은 '검사 프린세스'에서 주인공 마혜리(김소연)의 선배검사 진정선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임성민은 올해로 연기 9년차입니다. 1994~2001년까지 KBS 아나운서로 일하다가 아나운서 생활에 정신적인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를 거쳐 2001년 프리를 선언 후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투사부 일체'에 출연했습니다. 특히 김명민의 '내사랑 내곁에'에서는 삭발까지 하며 연기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는 '강남엄마 따라잡기', '공부의 신', '외과의사 봉달희' 등에 출연하며 만만치 않은 필모그래피를 자랑합니다.


최송현은 2006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상상플러스' 등 예능 프로 MC까지 맡아 리틀 노현정이라 불리며 한창 잘 나가던 아나테이너였습니다. 2008년 '식객' 마지막회에서 성찬, 봉주와 일본 요리사간의 마지막 대결신에서 MC역을 맡아 카메오로 출연한 이후 캐이블과 공중파를 오가며 연기 내공을 쌓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검프'에서 최송현과 어울리는 여검사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임성민, 최송현은 왜 선망받던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까요? 두 사람 모두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연기란 이런 열정 하나만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아나운서 출신 배우들이 발연기라고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대사와 표정연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들은 바늘 구멍 경쟁을 뚫고 입사하면 아나운서로 기본 소양 교육을 받습니다. 이때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발음입니다. 볼펜을 입에 물고 '아야어여...'를 하며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발음을 교정합니다. 이렇게 발음이 아나운서톤으로 굳어졌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국어책 읽는 듯한 대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연기자의 생명은 천의 얼굴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나 아나운서들은 반듯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가 기본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나운서와 연기자는 정 반대의 얼굴 표정을 지어야 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뉴스를 전달하던 아나운서들이 극중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면 표정 짓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 아나운서들은 좀 다릅니다. 또한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네가 연기를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배우는 극중 인물에 몰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명민좌 김명민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김명민' 자신은 아예 지워버리고 철저하게  극중 인물에 몰이하고 있습니다. 얼굴 표정 조금 바꾸고 장문의 대사를 줄줄이 외워 앵무새처럼 내뱉는 것이 연기가 아닙니다. 극중 인물에 완전히 동화돼야 합니다.

"대본 에 딱 써 놓은 대로만 한다고 해서 캐릭터가 생기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 것들은 배우가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배우의 몫이에요. 내가 장준혁이니까, 내가 이순신이고 내가 강마에니까..."

임성민과 최송현의 연기를 보면 대사와 얼굴 표정도 문제지만 극중 인물에 대한 몰입도가 약합니다. 즉 리얼감이 부족합니다. 임성민의 경우 감찰부 유상궁 역할로 동이(한효주)를 괴롭히는 것이라면 따귀를 때릴 때도 실감나게 해야하는데, 파리채 날리듯 하니 악평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악평에 임성민은 상당히 괴로워했고, 선배 배우 정진영은 연기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인사동 스켄들'에서 긴 웨이브 머리에 가죽점퍼를 입은 공수정으로 나와 담배까지 입에 문 최송현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가 아나운서로 보여주었던 모습은 반듯하고, 차분하고, 지적이었는데 갑자기 팜므파탈 배우로 변신한 것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필리핀에서 찍은 섹시화보가 그녀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반듯한 아나운서에서 배우가 되겠다고 해놓고 연기력보다 노출위주로 인기를 얻으려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많았고, 이것이 연기자 최송현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최송현에 대한 시선은 싸늘했고, 드라마에 나와도 반응은 시쿤둥 했습니다. 다행히 최송현은 이번에 '검사 프린세스'에서 반듯한 모범 검사 진정선역을 무난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아나운 서 출신 배우들은 기본기를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로 전업했기 때문에 금방 연기력이 나오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나운서 출신으로서 어떤 배역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연기 열정과 용기는 평가받기에 충분합니다. 사실 요즘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 중에서도 손발이 오그라들만큼 발연기를 하는 배우들도 많습니다. 임성민과 최송현은 아나운서 이력 때문에 '연기력 논란'의 굴레를 당분간은 짊어지고 가야할 듯 합니다. 그러나 그 굴레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이 조금씩 발전하는 그녀들에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비난보다는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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