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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밴드', 우려가 앞서는 이유

by 피앙새 2010.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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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코앞인데 '노무현밴드'가 결성된다니 좀 이상합니다. 처음 뉴스 제목을 볼 때는 고 노전대통령 서거 1주년(5월 23일)을 맞아 그분의 뜻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밴드라고 생각했는데, 속내를 보니 그게 아닌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겉으로는 각 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이 모여 만든 추모 밴드라고 합니다. 참여 인사를 보면 한명숙 전국무총리, 이정희민노당 의원, 안희정 민주당 최고의원, 이병완 전 청와대비서실장, 정연주 전KBS사장 등입니다. 추모공연은 5월 8일 서울을 시작으로 9일 광주, 15일 대구, 16일 대전, 23일 부산 순으로 전국적으로 이뤄질 예정인데, 과연 노무현전대통령 추모가 목적일까요? 물론 추모 밴드를 결성한 노무현재단의 순수한 뜻을 존중하고 박수를 보내지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선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천안함 침몰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치단체장 선거전으로 이전투구 싸움이 벌어질게 눈에 선합니다. '6.2 지방선거'는 묘하게도 노전대통령 서거일과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려 안그래도 민주당 등 야권은 이른바 '노풍'을 선거에 이용할 것으로 우려할까 두렵습니다. 더우기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마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노무현밴드'를 결성한 것은 누가봐도 그분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정치적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노전태통령이 살아 계시다면 아마도 백번, 천번 만류했을 것입니다. 그분의 이상과 뜻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러나 조금이라도 그분의 인기를 이용해서 후보들이나 정당의 인지도를 높이려는데 이용한다면 이는 참 바보스런 짓입니다. 물론 노무현재단은 '사람사는 세상2' 프로젝트 밴드로 노무현전대통령을 추모하는 '순수성'을 강조하겠지만 선거철을 맞아 이 순수성을 그대로 믿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고 노무현대통령이 남기신 유서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신세를 졌고, 너무 힘들게 했다고 했지만 정작 그분 뒤를 끝까지 지켜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며 대통령직에 있을 때와 없을 때 그분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달랐습니다. 검찰은 노대통령이 죽음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하늘로 떠나자, 그제서야 수사를 종결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임금님이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임금님으로서의 대우보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줘야 하지 않았나요?


살아 생전에 그렇게 힘들고 외로워 하실 때는 돌아보지 않다가 왜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렇게 애절하게 그분에게 달려들었는지 스스로 반성해 봐야 할 사람들도 많습니다. 살아 생전에 조금 더 그분을 이해했더라면 그렇게 힘들어 하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검찰 출두후 자존심이 강한 그분이 겪었을 마음의 충격과 부담을 그분은 내색하지 않고 홀로 삭혀왔습니다. 그러다 끝내 홀로 짐을 지고 떠났습니다. 정작 그분이 힘들 때는 그분 곁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척 외로워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분이 떠나시고 난 뒤 그분을 추모한다고 '노무현밴드'를 결성한다는 것이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노전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그분을 진정으로 추모하고 싶다면 조용하고, 조촐하고, 남모르게 추모하는 것이 하늘에 있는 그 분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특히 선거 정국에 들어서면 '노무현밴드'를 두고 사전 선거운동이다 뭐다 해서 시끄러운 일이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하늘에서 편히 쉬고 있는 노전대통령에게도 무례를 저지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글쓴이 또한 서거 1주년을 맞는 노전대통령을 추모하는 일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노무현밴드' 결성 등 방법 상에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노전대통령 서거 1주년을 맞아 그 분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죄송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가신 님은 말이 없지만 그 분을 보낸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또 비가 내릴 것입니다. 그 분을 다시 보고 싶어한다고 해서 요란한 추모 밴드를 결성하는 것보다 조용히 그 분을 추모하는 것이 진정 노무현전대통령을 위로하고 하늘에서 편히 쉬게 하는 일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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