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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남극보다 코리안루트가 더 좋은 이유

by 피앙새 201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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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지진으로 아쉽게 남극 프로젝트가 무산됐습니다. 예정대로 남극행이 추진됐다면 이번주는 남극에서 맴버들이 입수(?)하는 진기명기 장면을 볼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작진은 우리나라 전국을 일주하는 코리안루트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남극행 대신 마련했다지만 제작진이 오랫동안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루트라 그런지 준비를 아주 많이 했고, 강호동 등 맴버들이 여행하는 동안 올 여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여행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극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곡엔 정말 가볼 곳도 많고 먹을거리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극행도 좋지만 오히려 코리안루트가 정감이 있고 여행의 참맛을 살릴 수 있는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원도 고성 송지호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충남 보령까지 총 이동거리 1,500km, 약 30여 곳의 시군을 경유하는 그야말로 대장정이에요. 코리안루트 코스를 한번 자세히 볼까요? 고성→속초→정선→영덕(1박)→경주→청도→하동(2박)→3일차는 자유여행(보성과 장흥 코스, 구례와 남원 전주 코스로 3팀이 나눠 진행)입니다. 이 코스는 1박2일이 제안하는 여행코스로 가족, 친지, 동료들과 나름대로 코스를 짜서 여행하면 아주 좋은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코리안루트 여행 코스 유행 예감이 벌써 드는데요? 어쨌든 대장정이니만큼 촬영기간만 해도 3박4일입니다. 그러니까 코리안루트 특집은 ‘1박2일’이 아니라 ‘3박4일’이네요. 여정이 긴 만큼 보여줄 것도, 먹을거리도 참 많기 때문입니다.


코리안루트 첫 날은 강원도 고성에서 새벽 5시에 시작됐습니다. 일출을 바라다보며 여행에 대한 부푼 기대를 가슴에 안고 출발하려 했는데, 제작진이 그냥 보낼 리가 없죠.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주면 ‘1박2일’이 아니죠. 꼭두새벽부터 아침밥 먹기 복불복입니다. 문제는 시군을 대면 무슨 도인지 알아 맞추는 게임인데, 맴버들에겐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10만원을 걸고 시작했는데, 은지원이 두 번, 이수근이 한 번 등 세 번이나 틀려서 겨우 1만원의 용돈과 순대국을 챙겼습니다.

그래도 아침을 굶지 않아 다행입니다. 꼭두새벽부터 모였으니 배가 고프겠죠. 복불복으로 순대국을 챙겼으니 속초 아바이순대 마을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무려 1,500km를 달려야하는 차량을 보니 다마스 경차입니다. 이 차로 맴버 일곱명이 타고 가야 하니 참 난감합니다. 강호동은 적어도 2인분 이상을 차지하니 7인승 다마스가 비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강호동 옆에 타고 가는 은지원, MC몽은 그야말로 죽을 맛입니다. 그래도 여행은 즐겁죠. 속초 아바이마을에 도착해서 갯배(동력을 쓰지 않고 손으로 줄을 당겨 이동하는 작은배)도 구경하고, ‘가을동화’ 촬영지 송혜교 슈퍼마켓도 구경합니다.


새벽부터 모인 맴버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에 맞게 아바이순대국과 생선구이로 아침을 먹습니다. 여행의 즐거움 하나가 바로 그 지역 먹거리죠. 강호동과 이수근, 은지원은 아바이 순대국, 그리고 이승기, 김종민, 김C, MC몽은 생선구이를 먹으러 갔습니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어 ‘짬짜면’이 등장했는데, 속초에 가면 아바이순대도 먹고싶고, 생선구이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맛있어 보였습니다. 제작진이 이런 시청자들의 심리를 알고 모두 소개해준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맴버들이 아바이순대국을 먹고 생선구이를 먹을 때는 ‘맛집기행’ 프로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여행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시청자들에게 속초 먹거리를 소개하기 위한 제작진의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는 오징어 순대와 오징어는 물론 가자미, 임연수, 메로, 송어, 삼치, 고등어 등 각종 생선구이 또한 군침을 돌게 했습니다. 숯불에 직접 구워먹는 생선구이는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기에 코리안루트 여행을 떠날 때 꼭 한번 맛보고 싶네요.


이제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다음 목적지인 정선으로 떠납니다. 시원스럽게 뚫린 동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고 달려 정선에 도착했습니다. 정선은 산 좋은 물 좋은 고장이며 마음까지 맑아지는 청정지역입니다. 정선에서 소개한 것은 레일바이크입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철도를 이용한 자전거를 설치해 주변 경치를 보며 총 7.2km의 철도를 따라 달리며 정선 곳곳의 경치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관광 명물입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그냥 레일바이크를 태워줄 리가 있나요? 또 복불복 게임을 준비했네요.

레일바이크를 타고 경치를 즐기며 가다가 곳곳의 숫자와 사칙연산을 순서대로 계산해서 도착점까지 와서 전원이 정답을 맞춰야 점심을 제공합니다. 여행을 해도 복불복으로 스릴까지 만끽하니 ‘1박2일’ 맴버들은 참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여행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지 않나요? 일곱 명인데, 세 팀으로 나눴습니다. 강호동과 MC몽, 은지원, 이승기와 김종민, 이수근과 김C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탁 트인 정선의 경치를 마음껏 감상합니다. 맴버들은 정선의 경치를 만끽하면서도 중간에 나온 사칙연산을 순서대로 계산해갔습니다. 터널을 지나기도 하면서 7×4÷2=14까지는 누워서 떡먹기였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이 이렇게 쉽게 내줄리 있나요? 도착 지점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약 1시간 가량 신나게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려오니 어느새 도착 지점이 눈앞입니다. 마지막 터널을 통과하고 막판 스퍼트를 할 즈음 갑자기 스탭진 6명이 우르르 몰려나옵니다. 스탭진은 각자 사칙연산 표지판을 하나씩 들고 나타났는데, 들고있던 계산식이 -9+7-5입니다. 그러니까 7×4÷2까지는 쉬웠는데, 마지막 도착지점에 이르러 -9+7-5를 준 것입니다. 짧은 거리, 짧은 시간에 빨리 계산을 해야하기 때문에 세 팀중 한 팀은 맞추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세팀 모두 정답 7을 맞췄습니다. 제작진이 막판 대반전으로 한꺼번에 사칙연산을 준비했지만 맴버들은 흔들리지 않고 아주 잘 맞춰주었습니다.


코리안루트 특집에서 맴버들은 먹을 복이 터졌습니다. ‘맛집기행’ 프로란 말이 나온 것도 그래서 나온 말입니다. 어쨌든 맴버들은 정선에서 맛있는 점심을 획득했습니다. 어름치를 닮은 열차카페에서 어묵, 돈까스, 감자튀김 등 푸짐한 먹거리로 배를 채웁니다. 이렇게 푸짐한 식사가 언제까지 제공될지 모르지요. 점심을 먹고 첫날 베이스캠프인 영덕으로 이동합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 무렵에 도착한 곳은 맑은 물과 송림이 둘러싸고 8km의 백사장이 있는 영덕 고래블 해수욕장입니다. 강원도에서 경상도로 온 것입니다. 맴버들의 신나는 코리안루트 2일차는 다음주에 방송됩니다.


남극 프로젝트를 대신해 준비한 코리안루트는 ‘1박2일’ 제작진이 갑자기 준비한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공들여온 프로젝트인데, 이번에 남극행이 무산됨에 따라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이 코리안루트는 올 여름에 가족과 친지 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고 싶을 만큼 환상의 여행코스로 여행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 쇼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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