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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김연아, '무릎팍'에서 왜 눈물 흘렸나?

by 피앙새 2010.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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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김연아는 말 그대로 완소녀입니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제패, 피겨 그랑프리 우승 등으로 그랜드슬램을 이루었고, 연예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끼와 재능을 갖춰 그녀의 은퇴를 두고 벌써부터 이러쿵 저러쿵 말도 참 많아요. 그러나 김연아의 은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다음 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결정권은 오직 김연아에게 있고, 한번 더 올림픽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아사다 마오를 꺾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사실 욕심인지도 모릅니다.

올림픽 제패 후 한달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김연아는 마음 고생을 참 많이 한 듯 합니다. 그 고생만큼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는데, 우리 국민들은 김연아 하면 무조건 1등, 우승을 따놓은 당상처럼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죽하면 시상대에서 김연아가 '중앙 본능'으로 2위를 해놓고도 1위 수상대로 향할까요? 밴쿠버 올림픽 우승 뉴스에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에게 시상대에서 '아사다 마오, 너 이제 애국가 외우지?'라고 했다는 농담 댓글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아사다 마오를 욕보이려고 한 말이 아니라 그만큼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를 따라 올 수 없다는 것을 애둘러서 표현한 것이겠죠.


세계선수권 대회가 끝난 후 김연아가 국내로 돌아와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꿀맛같은 휴식이겠습니까? 잠시 휴식을 취하는 김연아를 방송에서 가만히 둘까요? MBC에서 또 먼저 포문을 열었네요. 김연아는 '무한도전' 광팬이라고 하면서 2007년, 2009년 두 차례나 출연했는데,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뉴스를 보니 그 사연을 빨리 보고 싶네요. 김연아가 '무릎팍'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바로 어머니때문이겠죠. 김연아의 오늘은 어머니 박미희여사가 아니었으면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상에 선 후 김연아가 어머니에게 모든 공을 돌린 눈물이었습니다.


박미희여사가 김연아를 피겨선수로 키운 것은 블루오션이자 모험이었습니다. 김연아는 7살때인 1996년에 피겨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피겨에 눈을 돌리기 힘든 때입니다. 그러나 박미희여사는 김연아가 피겨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김연아를 피겨에 올인 시켰습니다. 한국 어머니들이 자식들 교육에 쏟은 열정과 투지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단합니다. 그래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하죠. 보통 운동을 시켜도 돈이 되는 운동을 시키는게 부모들 생각인데, 13년전 우리 나라 피겨스케이팅은 그야말로 황무지였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입니다.


변변한 링크장 하나가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김연아가 피겨로 살아남기란 정말 힘든 고행길과도 같았을 겁니다. 박미희여사는 연아를 데리고 이리 저리 실내 링크장을 떠돌며 훈련을 시키며 연아의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그 힘든 시절에 박여사는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설것이란 생각이 들었을까요? 아마도 김연아가 빙상장에서 넘어질 때마다 더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김연아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고, 2004년 주니어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3월에 열린 주니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우승하면서 김연아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주니어 무대에서 아사다 마오를 꺾고 연아는 시니어무대에서도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 역사를 다시 써왔습니다. 지난 2007년 브라이언 오셔코치를 만난 후 그랑프리,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김연아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휩쓸었습니다.


이렇게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서기까지 뒤에서 연아를 보살피며 음으로 양으로 고생했을 박미희여사를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입니다.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 방송된 김연아 스페셜 방송을 보니 연아는 지금까지 3만번 이상 링크장에서 엉덩방아를 쪘습니다. 엉덩방아를 찔 때마다 연아는 힘들어했지만, 박미희여사는 그런 연아를 다독이고 때론 채찍질하며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보통의 부모들이라면 자식이 힘들어할 때 '그래 오늘은 그만하자'고 했지만 원하는 점프, 스핀 동작이 나올 때까지 박미희여사는 계속 연습을 시킬 정도로 지독했습니다. 이왕 피겨화를 신었으니 '끝까지 가보자!'는 것이 박여사의 생각이었을 겁니다. 김연아가 경기할 때마다 박미희여사는 관중석에 자리를 합니다.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수많은 경기를 지켜보며 박여사는 연아보다 더 떨리고 긴장됐을 겁니다.


피겨 선수들에겐 생명과도 같은 발에 딱 맞는 스케이트를 구하는 문제, 한국 빙상연맹의 열악한 재정지원, 연아의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 오늘의 김연아가 있기까지 박미희여사가 겪은 고생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습니까? 김연아가 빙판장에서 넘어질 때마다 관중석에서 어머니는 소리없는 눈물을 수없이 흘렸을 것입니다. 그 어머니의 눈물을 생각하며 김연아가 '무릎팍도사'에서 촬영을 하다가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어쩌면 김연아는 그동안 어머니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편안히 눈물을 흘릴 여유조차 없었을지 모릅니다. '무릎팍' 강호동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 연아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다가 어머니 얘기를 하게되었고, 그 과정에서 김연아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왈칵 쏟았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 말은 바로 박미희 여사를 두고 한 말 같습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이 박미희여사의 마음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자식교육을 생각할 때 블루오션 전략으로 김연아를 세계적인 피겨선수로 키워낸 것을 생각하면 배울 점이 너무 많습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입시위주로 자식교육을 시킨 것이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그 재능을 쑥쑥 키워준 박미희여사의 교육방식을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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