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패떴2‘, 시청률이 하락한 결정적인 이유

by 피앙새 2010. 3. 2.
반응형
유재석이 떠난 ‘패떴2’가 썰렁하다 못해 방송 2회 만에 시청률에서 간신히 두 자릿수(10.9%)를 유지했습니다. 주말 예능이 끝나면 연예뉴스와 블로거들이 리뷰를 올리는데, ‘1박2일’과 ‘무한도전’에 비해 ‘패떴2’는 호평이 없고 악평 일색입니다. 시청자들이 ‘패떴2’를 외면하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어제 포털 검색어 순위에 ‘패떴2 외면’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패떴2’는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어요. 그래요.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휴일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 시청률로서는 안습 그 자체입니다. ‘패떴2’의 몰락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예능프로 메인MC의 중요성 간과

유재석이 ‘패떴1’을 진행할 때는 대본파동과 참돔조작 사건 등에도 불구하고 2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국민MC 유재석의 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예능 프로에서 메인MC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재석이 ‘패떴1’을 진행할 때도 그의 진가를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가 떠나고 나니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컸습니다. ‘패떴2’의 시청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메인MC의 부재입니다. 유재석을 대신해 김원희가 메인MC 역할을 하고 있지만 너무 약합니다. 지상렬, 윤상현, 택연 등 아이돌 스타를 아우르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김원희는 지난해 4월 ‘패떴1’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안방마님 이효리의 카리스마를 꺾으며 남자 패밀리들까지 군기를 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김원희가 게스트로 출연할 때는 인기를 끌었는데, 왜 메인MC로 나서자 게스트만큼 호평을 받지 못할까요? 예능프로 게스트와 고정 메인MC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입니다. 말 발 좋은 지상렬도 메인MC보다는 게스트로 제 격입니다. 지난해 7월 지상렬 역시 일본 공연차 자리를 비운 빅뱅의 대성을 대신해 ‘패떴1’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지만 고정으로 출연하니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김원희, 지상렬, 신봉선은 게스트나 보조MC는 몰라도 메인MC를 보기에는 무리라는 겁니다. 예능프로에서 메인MC 자리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아서 모든 맴버들의 특성을 알고, 맴버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고 배려해줘야 하는데, 김원희는 자신을 추스르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김원희, 지상렬, 신봉선은 2인자 혹은 감초 정도의 역할이지 팀을 이끌어 나가는 1인자는 될 수 없기 때문에, '패떴2'는 선장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습니다.

아이돌 스타에 대한 지나친 믿음

‘패떴2’ 제작진은 유재석이 빠진 공백을 아이돌 스타로 채우려 했는데, 이는 큰 오산이었습니다. 아이돌 스타는 예능 프로의 시청률을 책임지는 흥행 수표가 아닙니다. 요즘 잘 나가는 ‘깝권’ 조권은 이미 예능끼가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2AM을 알리기 위해 조권은 데뷔 후 음악무대보다 예능 프로에 더 많이 출연하며 가수인지 개그맨인지 모를 정도로 그의 예능끼를 과소비했습니다. 조권의 깝권 이미지는 처음에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었지만 그 모습이 반복되면서 이제 식상해졌습니다.


소녀시대 윤아는 드라마에서 배우로 성공했지만 예능에서는 젬병입니다. 이미 ‘스타킹’에서 인형처럼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서 ‘병풍’ 게스트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패떴2’에서 그녀가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무리입니다. 윤아는 ‘패떴1’에 출연했던 박시연만큼 ‘병풍’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택연은 최근 불거진 박재범 영구탈퇴 문제로 ‘패떴2’ 시청률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미 게시판은 ‘택연 하차해라’로 도배가 된 상태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패떴2’가 2PM 박재범 영구탈퇴 불통이 택연으로 튀고 있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제작진이 시청률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했던 윤택조(윤아, 택연, 조권) 라인에 대한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패떴1’ 식상한 포맷과 컨텐츠

‘패떴1’이 폐지되고 유재석 등 모든 맴버가 하차한 마당에 프로그램 이름을 ‘패밀리가 떴다’ 시즌 2로 가는 것이 우선 잘못되었습니다. 사실 새로운 프로명으로 시작했어야 합니다. 제작진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맴버만 새로 바뀌었을 뿐 ‘패떴’ 1, 2에 대한 변화는 없습니다. 이것은 제작진이 ‘패떴1’에 대한 영광 재현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출발했는지 몰라도, ‘패떴’ 하면 유재석이 생각나기 때문에 자승자박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즌2에서 유재석을 대체할 만한 걸출한 맴버가 없는 상황에서 ‘패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김원희 등 새로운 패밀리들에게도 부담이 되었을 겁니다.


또한 포맷과 컨텐츠의 변화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지난주 윤상현에 대한 ‘몰카’는 이미 식상할 대로 식상해져버린 아이디어인데, ‘패떴1’에서 박시연이 눈물을 터트린 것처럼 윤상현마저 똑같은 상황을 재연해버림으로써 감동도, 재미도 없었습니다. 윤상현에 대한 ‘왕따’ 문제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호된 비난만 받았습니다. 또한 패밀리들이 모여 밥해먹고, 게임하고, 잠자고, 다음날 아침 기상해서 또 당번 정해서 밥해먹고 끝나는 포맷은 이제 바꿔야 합니다. ‘패떴1’에서 했던 모든 것을 바꿔야 시청자들이 그나마 신선함으로 채널을 고정하는데, ‘또 저거야’ 할 정도로 식상한 패턴으로는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가 없습니다. 제작진의 사고가 아직 ‘패떴1’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예능프로 시청률 경쟁이 심할수록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합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요구하는 예능 수준도 높아질 대로 높아졌습니다. ‘1박2일’과 ‘무한도전’이 남극과 알래스카로 예능의 공간을 확장해가는 것도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패떴2’ 제작진만 아직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모르고 있습니다. 예전 '패떴1'의 주말예능 16주 연속 1위의 화려한 명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닐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