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미쳤다'는 표현을 쓸 때는 정신 세계가 보통사람과 다른 경우나 어떤 일에 몰두해 빙의가 됐다고 할 정도로 빠진 상태를 말합니다. 첩보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북한 공작원 팀장 김승우의 '미친 존재감'도 이병헌을 잡기위해 360도를 커버하는 그의 날카로운 눈매와 집중력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드라마에서 배우들에게 '미친'이란 표현을 쓸 때는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난 경우를 말합니다. 어제 <추노> 13회에서 장혁이 10년 동안 찾아 헤매던 언년이를 발견한 후 오열하는 장면은 이다해의 눈물연기와는 차원이 달랐고, 말 그대로 장혁이 극중 이대길이란 배역에 완전히 '미친' 연기였습니다.

<추노> 13회 방송 후 연예뉴스나 블로거들의 리뷰를 보니 이다해가 보인 엔딩신 눈물 연기가 소위 '민폐언년'에서 벗어난 연기라고 호평가를 했지만, 글쓴이는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일반적인 연기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민폐' 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출, 화장, 연기력 등에서 워낙 이다해가 실망감을 많이 줬기 때문에 어제 엔딩신이 시청자들에게 조금 색다르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다해의 눈물 연기와 장혁의 눈물 연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그야말로 '미친'의 차이입니다. 즉, 장혁은 극중 배역에 미친 듯이 몰입한 상태에서 보여준 연기였다면, 이다해는 여배우들이 보여줄 수 평범한 감정연기였습니다.


장혁이 어제 보여준 미친 눈물 연기 상황을 다시한번 볼까요? 양반집 귀한 도령이지만 신분을 뛰어넘어 여종 언년이를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언년이 오라버니 큰놈이로 인해 부모님도 잃고, 양반이라는 신분마저 버리게 만들었습니다. 양반에서 졸지에 10년 동안 오직 언년이를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냉혈한처럼 도망간 노비들을 붙잡아 관청에 넘길 때 울부짖는 노비들을 외면하며 살아왔습니다. 추노꾼 대길이는 언년이에게 차돌맹이를 구워주던 정 많은 대길이가 아니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추노꾼으로 살아가면서 오직 사랑했던 언년이만이 그의 삶의 꿈이고 목표였습니다.

대길이가 추노꾼이 된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것도 아니고 오직 언년이를 찾기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언년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미친듯이 찾아갔지만 매번 허탕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언년이가 송태하의 여자가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대길이의 가슴은 터져버릴 것 같았습니다. 당장이라도 송태하의 가슴에 칼을 꽂으려 했지만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10년 동안 내가 고생한게 얼마인데, 너희들(송태하와 언년이)이 행복하면 안되지...' 하면서도 송태하가 머물던 서원을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자(시장) 거리에 철퍼덕 앉아 끄억~ 끄억 하고 울었습니다.


사내의 눈물... 대길이가 우는 모습을 본 설화는 인간 이대길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도망간 노비들을 붙잡으러 다니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길이 같았는데 가슴이 터져버릴 듯한 아픔을 토해내면서 우는 모습을 보고 망나니 같던 설화마저 조신해졌습니다. 대길이는 언년이가 미웠을 지 모릅니다. 평생을 함께 한다고 약속했는데, 고작 10년을 기다리다가 송태하의 남자가 된 언년이가 야속했을 겁니다.

그러나 언년이는 큰놈이가 불을 지를 때 얼굴에 칼을 맞고 죽은 줄 알았습니다. 10년 동안 지조를 지키며, 오라버니가 주선해 준 최사과와의 혼인도 마다한 채 무작정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러다 만난 송태하는 같이 도망을 치면서 정이 쌓였습니다. 안그래도 대길이를 잃고 마음 둘 곳이 없었던 언년이는 송태하의 넓은 가슴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대길이를 사랑했지만 세월이 언년이를 변하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끝까지 수절을 하지 못한 언년이를 미워할 수는 없습니다.


언년이가 송태하와 혼인을 하던 날 밤에 대길이는 첫날 밤을 맞는 언년이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방안에서 언년이와 태하가 마주보다가 포옹하는 장면이 실루엣처럼 비춰졌습니다. 대길이가 당장이라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두 사람을 요절낼 것처럼 보였으나 대길이의 눈은 어느새 언년이의 꽃신에 가 있었습니다. 그 꽃신은 다 헤어진 짚신을 신고 다니던 언년이를 위해 대길이가 부엌에서 몰래 신겨준 것입니다. 언년이가 10년 동안 이 꽃신을 신고 다닌 것을 보고 대길이는 언년이에 대한 미움이 눈녹듯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꽃신을 바깥쪽으로 가지런히 정리해 두고 돌아서 나왔습니다. 사랑하지만 언년이의 행복을 위해 그녀를 놓아준 것입니다. 대길이의 그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서원에 수상한 사람들(송태하 일행들)이 머물고 있다는 왕손이 말을 듣고도 한양으로 돌아가자는 대길이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언년이의 행복을 위해 500냥이 걸려 있는 송태하마저 포기한 것입니다. 그 가슴 절절한 사랑이 나오기 전에 저자거리에서 보여준 장혁의 오열 연기는 미친 빙의같이 보였습니다. 얼마나 극중 대길에 몰입하면 저런 연기가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장혁의 눈물 연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추노>가 이다해의 구설수로 말도 많았지만, 장혁은 미친 눈물 연기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습니다. 이다해가 장혁의 연기 파트너가 된 것은 그래서 불행중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노>가 30%를 넘는 시청률과 그 인기의 중심에 장혁이 있었습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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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어제... 2010.02.18 21:3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성동일씨 연기땜에...
    그분 연기에 요즘 감탄을 연거푸하는지라...
    다른 캐릭터가 미친연기력을 뿜어내는지 눈에 안보여요...

  3. 오도독 2010.02.18 21:3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송태하의 목은 5,000냥 입니다.

  4. 멋진 연기력 감탄입니다
    오늘은 좋은 날 입니다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5. 효녀심퉁 2010.02.18 21: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심장이 쥐어뜯기듯 오열하는 장혁의 연기 못지않게
    이다혜의 막막함을 표현하는 연기도 좋았어요

  6. 장혁 재발견 ^^

  7. 추노를 안봐서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역으로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달랐을 때 이다해씨가 그 상황에 맞게 정당하게 연기를 했다면 잘했다고 박수를 쳐줘야하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따끔히 충고를 해줘야하지 않을까..생각되네요~

  8. 장혁과 이다해를 비교하나
    장혁은 그나름대로의 장점있는 연기를 했고
    이다해는 또 그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했다
    둘다 꺼이꺼이 울어야만 잘하는건가?
    소리죽여 우는 모습이 난 좀더 절절해보이더라.
    괜히 까내리고싶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난 이다해 연기 잘한다고 본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다 그런거지뭐
    얼마나 망가지길 바라는거여

  9. 다 읽어봤는데 2010.02.18 23:2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냥 장혁에 빠진 아주머니의 찬양으로 밖에 안보이네요

    장혁만 칭찬하시던가 왜 열심히 하는 다른 연기자를 까시는지...

    개인 의견이라 그러려니 하다가

    메인에 올라왔길래 한마디 올립니다

    특히 글 마지막에 갈수록 뭔가 논리적이지 못하면서 맹목적인 찬양만 하시니...

    제 글도 참고만 하시길

  10. 장혁이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 못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대길이라는 역할이 여러 복합적 감정보다는, 화나는 일 있으면 화나고 슬픈일 있으면 슬퍼하는 감정적인 성격의 캐릭터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론 장혁이 감정에 거의 전적으로 치우친 캐릭터의 역할로는 아주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게 본인의 성격이랑 비슷해서 그런다고 할 지라도 이 드라마만 보고 장혁이라는 배우를 판단할 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죠.

  11. 온니찬두 2010.02.19 01: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음... 제 생각도 조금 다르군요~ 한 작품만으로 배우의 연기가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는 없을듯.. 아무리 시청자라 하더라도 말이죠.. 이다해씨의 연기를 여러 작품을 놓고 전반적으로 봤을 때(왕꽃선녀님,그린로즈,마이걸,추노) 이다해씨는 같은 또래의 여배우들보다 우는 연기와 웃는 연기를 아주 잘 소화해내는 연기자라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표현인 웃음과 울음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애절하게 말이죠. 이것은 제 개인적인 소견일지 모르겠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이 저와 같이 느꼈기 때문에 왕꽃선녀님이나 마이걸을 보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더 개인적으로저는 그린로즈란 작품을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잃은줄 만 알았던 사랑하는 이를 다시보았을 때 그 표정.. 어제와 같이 제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이다해씨가 이번 작품으로 아무리 구설수에 올랐다하더라도 그 배우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은채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배우도 사람이기 때문에 옳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고 배우이기 때문에 밝힐수 없는 상황이 존재할 듯...

  12. 홍길동 2010.02.19 01: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대길이가 시장바닥에서 슬피우는거랑.
    언년이가 대길이를 보고 넋이 나가서 정신못차리고 눈물이 뚝뚝흐르는거랑.
    뭐가 더 어려운 연기일까요?
    당연히 후자아닌가요?
    전자는 정말 서럽게 울면 됩니다.
    후자는?
    놀라서 정신이 아득해진 가운데서도 이미 혼인했기에 다가갈수없는
    자신의 체념등등 표현해야할 감정이 많죠.
    난이도가 다른 연기에 대해서 장혁이 잘했다고 장혁 윈?
    글속에서 뭐 대단한 이유도 없죠.
    내가 보기엔 장혁연기는 죽여줬고. 이다해는 그냥 그랬어.
    결론은 그냥 이거일뿐.

  13. 멀리서 2010.02.19 04: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지나다가 짜증나서 몇자 적는데요.
    전 이다해씨 팬도 아니고 장혁씨를 더 좋아하지만
    솔직히 이다해씨도 최선을 다한 넋나간 울음연기 좋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야 좋다 나쁘다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음 메인에 여러번 오를 정도로 글쓰시는 분이라면
    생각에서 글로 꺼내시는데 좀 더 신중하셨으면 좋겠네요.
    누구 덕이라느니 잠재웠다느니...그만 좀 했음 하네요.

    이러다 연기자 한명 정말 넋놔야 그만들 하시려는지..
    너두나두...
    본인 아니라고 너무 쉽게들 평가하시는거 같네요.
    그것도 군중심리로 말이죠.

    그동안 기사 좋다고 생각하고 잘 보고 있었기 때문에
    몇마디 보태는거예요. 원래 댓글 잘 안하는데...
    인기 있으신 만큼 좀 신중하셨음해서요.

  14. 연기는 눈물과 오열로 평가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배우가 눈물을 잘 흘리면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눈물연기' '감정연기' 이런 말들이 많이 쓰이고 있죠.

    만약 언년이가 그 상황에서 장혁과 같은 미친 오열을 했다면
    인간이 사건이나 충격을 받아들인 상태의 사람의 반응이 아니라
    그저 거짓 연기일 뿐이죠.
    장혁 또한 언년이를 처음 보자 마자 놀라움에 이 상황이 정확하게 뇌로
    전달되지 못하고 그저 당혹과 충격 놀라움 숨이 멎음... 등 이런 상태가 유지되다
    시간이 흘렀을 때 그때서야 이 상황이 이해되어 눈물을 쏟게 된거죠.

    언년이가 그 충격을 받아들인 순간 미흡했다는 건 알지만
    참 어려운 연기이고 배우 문제만으로 돌릴 수 없는 연출문제이기도 하구요.

    색계에서 거의 마지막에 금은방에서 탕웨이가 양조위에게 당신이 위험하니 피하라는 말을 듣고 양조위가 탕웨이 눈 앞에서 순식간에 미친듯이 달려 사라진 후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탕웨이의 연기는
    정말 놀랍죠.
    이건 배우 뿐 아니라 연출의 힘입니다.

    이게 한국 연출과 외국 연출과의 차이입니다.
    배우의 연기가 모두 배우 탓은 아닙니다.
    연출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되죠.

    암튼 쥔장님, 잘 울고 소리지르고 잘 미친다고 연기를 잘 하는게 아닙니다.~

  15. 지나가다 2010.02.19 06: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여튼 장혁이 잘하긴 하던데, 전 시장바닥 장면보다는
    최장군이랑 강변에서 얘기할 때,
    "집도 사고, 땅도 사고.... "
    그 장면이 잊을 수가 없네요. 박수 짝짝...

  16. 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현재 사주풀이를 전문으로 하고있습니다

    추노의 장혁씨 사주풀이한것이 있으니 한번읽어보시지요

    http://blog.daum.net/young9929/16

  17. 이다해 2010.02.19 08:1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다해씨 연기가 어색해진 이유에는 성형수술도 한몫했죠;
    성형하면 표정이나 발음에서 약간 어색함이 생기기마련..
    예전이었다면 13화 표정연기도 훨씬 잘할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18. 미친존재감장혁 2010.02.19 11: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말 최고였던 것 같아요,
    이다해씨는 진짜 장혁에게 감사해야할 듯.

  19. 박기범 2010.02.19 11:5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다해씨의 작품을 다시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와이프가 예쁘고 연기잘하는 여배우라고 보라고 했던 드라마 "마이걸" 전 그때 그런 류의 드라마 별로라 다른거 본다고 했던 기억이 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보는 기회를 갖았습니다.
    약간 과장되는 표현이 있었지만. 스스로 망가져가며 어찌보면 표현하기 어려울 여주인공의 감정이나 심리표현을 통해 극중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이끌어가는 그녀의 연기는 최근의 드라마에서 보지못한 산뜻한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추노라는 드라마도 하도 말들이 많아서 중간부터 받아보기 시작했지만 인터넷에서 떠들던 그런 민폐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고 이다해라는 배우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서 "마이걸"이라는 드라마를 보게됬는데... 이다해라는 배우에 대해 정말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시청자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몇몇 여배우처럼 대사처리가 이상하거나 발음이 이상하거나 표정연기가 안되거나 그런것들이 전혀 없는 이다해씨의 연기에 다들 악플을 다는것은 좀 이상하다 여겨집니다. 단지 추노라는 드라마전개상 이다해씨는 마치 그시대에는 존재하기 힘든 순수하고 깨끗한 하얀 화선지같은 느낌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실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의 의도이고 이다해씨가 그것을 잘 표현해 낸것으로 보여집니다.
    추노라는 드라마에 관심이 있으시기에 이렇게 많은 댓글이 달린것이기에 좀더 배우 각자의 모습보다 드라마 전체의 흐름을 보시면서 감상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0. 약 2년전 문화방송 MBC가 방송한 PD수첩이 <수상한 비밀 신천지> 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내용을 보면 [예수교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마치 ,가정파탄의주역, 청소년 가출및 비행조장, 공금횡령,감금,폭행을 자행하는 비사회적, 광신적 종교집단 으로 매도한 방송을 한적이 있었다.

  21. 그런데 그만 신발이 너무 새거같아서 집중이 안됐어요. 저게 그 신발 맞아? 하는 의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