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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황정음 콧소리, 주먹을 부르는 애교?

by 피앙새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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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란 말이 있습니다. 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는 뜻인데, 요즘 황정음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황정음 인기는 반짝 인기인가, 아니면 연기력으로 다져진 인기인가? 이 문제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차에 설날(14일) 방송된 ‘스타 댄스 대격돌 춤봤다!’에서 뜬금없이 MC로 등장한 황정음의 미숙한 진행을 보고 ‘황정음은 반짝 스타’라는 생각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황정음은 ‘지붕킥’으로 얻은 인기를 MC와 정극 연기로 넓혀가려던 차에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춤봤다’는 아나운서 오상진, 개그우먼 김신영, 신봉선이 공동MC로 나섰는데, 김신영과 신봉선은 진행보다 어줍잖은 황정음의 실수를 감춰주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첫 예능MC데뷔는 실패였습니다.

황정음은 첫 예능MC데뷔를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나온 듯 시종일과 혀 짧은 소리와 귀여운 척 눈깜빡임만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제(15일) 황정음은 ‘지붕뚫고 하이킥 시상식’에서 윤시윤과 공동MC를 봤는데, 여기서도 ‘됐고’, ‘당근’을 남발함은 물론 ‘으응~’ 하는 콧소리 등 주먹을 부르는 애교로 손발이 오르라들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황정음의 콧소리는 주먹을 부르고 애교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시트콤 ‘지붕킥’에서 얻은 황정음의 인기는 그녀가 연기를 잘해서라기 보다 캐릭터가 황정음 성격에 딱 맞아 떨어진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지붕킥’에서 나오는 황정음의 연기를 가지고 연기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겁니다. 그녀가 ‘지붕킥’ 인기 여세를 몰아 SBS <자이언트>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고 하는데,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그녀의 연기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황정음은 그동안 <겨울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 <에덴의 동쪽> 등 드라마를 통해 간간히 얼굴을 비췄지만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트콤과 정극은 연기의 차이가 있고, 시트콤에서 과소비된 황정음의 코믹 이미지 때문에 황정음이 정극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란 무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왜 이런 평가가 나올까요?

황정음의 최대 약점은 ‘지붕킥’에서 보여준 정음 이미지를 과소비한 것입니다. 오버하고 귀엽고 깜찍한 척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했지만 그 이후 ‘황정음=오버연기’ 이미지가 굳어져 그녀의 연기 생명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수로서 연기에 실패했던 이효리, 성유리, 윤은혜, 박정아의 길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여자 연기자의 경우 이미지 과소비는 치명적인 인기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데, 황정음은 ‘지붕킥’에서 얻은 인기를 CF, 예능, 드라마 등으로 연결하면서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려 한 점이 실패의 요인입니다. 오죽하면 김자옥이 '지붕킥'에서 황정음을 두고 '금방 질리는 스타일'이라고 했을까요? 이 말을 가볍게 넘길 말이 아닙니다.


황정음은 이번 첫MC 데뷔 실패에도 불구하고 오는 3월 중순부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아버지>에 합류, 고정MC로 등장합니다. ‘우리 아버지’ 코너는 이미 케이블방송 ‘남여탐구생활’을 통해 탄탄한 기본기를 닦은 정가은이 활약을 하고 있어 황정음의 오버액션이 난무하게 되면 가뜩이나 힘든 일밤의 ‘우리 아버지’ 코너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일밤’이나 황정음에게 ‘우리 아버지’ 코너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자칫하면 정가은과 황정음이 서로 잘하려고 경쟁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가은, 황정음 모두 예능MC로 성공 여부가 달린 코너이기 때문에 사생결단식으로 달려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춤봤다’, ‘지붕뚫고 하이킥 시상식’에서 황정음은 ‘지붕킥’ 촬영을 하는 것처럼 그녀 특유의 귀여운 척을 하며 진행을 했는데, MC 자리는 시트콤에서 보여준 이미지로 때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MC는 말 그대로 출연자를 통제하며 진행을 하는 자리인데, MC마이크를 잡고 혀 짧은 소리를 해대면 시청자의 반응은 ‘민폐’로 여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남자친구에게나 해대는 토끼 애교를 예능MC 마이크를 들고 한다는 것 자체가 MC로서 개념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입니다. 눈 크게 뜨고 깜빡 꺼리며 귀여운 척 하는 것을 볼 때는 마치 ‘지붕킥’에서 보여준 ‘블랙홀 정음’ 에피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러니까 황정음은 ‘지붕킥’에서 보여준 연기 외에 달리 보여줄 것이 없나본데, 이것이 황정음의 한계였습니다.

황정음은 최근 화장품, 라면, 우유 등 CF 수익으로만 23억원의 대박을 터트리며 'CF 여왕'의 면모를 과시하는 등 인기가 지붕을 뚫을 만큼 치솟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기의 원동력이 ‘지붕킥’ 이미지에 의한 것인데, ‘오버, 깜찍’ 연기가 주구장창 통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우웅~’하는 코맹맹이 소리를 ‘우결’과 ‘지붕킥’에서 질릴 만큼 들었고, 토끼애교와 눈 깜빡이며 귀여운 척 하는 것도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해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녀의 애교가 주먹을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첫 데뷔MC자리에서 이런 모습을 똑같이 보여주었다는 것은 그녀의 MC를 아주 가볍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예능MC 자리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자리가 아닙니다. MC는 게스트를 뛰어줘야 하는 자리인데, 본인이 귀여운 척 하며 뜨려고 한다면 MC가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을 해야합니다.


MC를 보려면 모든 무대 상황, 카메라, 출연자 순서, 동선, 포인트 등을 모두 머리 속에 훤히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돌발 상황이 닥쳤을 때 자연스런 애드리브까지 신경 쓸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노련한 박명수도 유재석을 대신해 진행 마이크를 주면 버벅거리는데, 황정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위로할 수 있지만, 황정음은 노력하는 MC가 아니라 ‘지붕킥’ 이미지로 MC자리마저 속된 말로 날로 먹으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지붕킥’에서 깜찍한 춤과 애교 몇 번 연기하고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가 된 것에 대해 황정음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잘 나갈 때 조신하게 행동해라’는 말과 달리 황정음은 잘 나갈 때 더 오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제 귀여운 척과 혀 짧은 소리로 인기를 연명하려 하지 말고, 예능끼와 MC능력, 연기력이 부족하다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연예인 황정음의 수명을 더 오래가게 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콧소리는 주먹을 부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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