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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청춘불패, 효민이 통편집녀가 된 이유

by 피앙새 201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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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맴버들의 예능경연장이 된 <청춘불패> 맴버들은 방송 4달이 돼가면서 이제 캐릭터가 잡혀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인기 예능 프로에서나 나오는 '서열정리', '뇌구조' 같은 패러디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이 프로의 특징은 여자 아이돌 7명(G7)이 모여 자기가 속한 그룹의 명예를 걸고 예능끼를 발휘하는 것은 물론 치열한 걸그룹 맴버들간에 살아남기 경쟁을 하는 것이에요. 때로는 너무 망가져 '그래도 걸그룹인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개그맨 뺨치는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합니다.

예능에서 캐릭터는 아주 중요합니다. 캐릭터가 곧 인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G7의 캐릭터를 보면 군민며느리 유리, 순규 써니, 징징 현아, 백지 선화, 유치하라 구하라, 성인돌 나르샤 등 나름대로 개성과 특징이 있는데, 티아라의 효민은 통편집녀라는 이상한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통편집녀란 말 그대로 촬영을 해도 방송에 내보내만큼 재미와 웃음이 없어서 통째로 편집됐다는 뜻에서 생긴 캐릭터입니다. 이는 효민의 입장에서 보면 G7중 가장 굴욕적인 캐릭터이며, 예능감이 꼴찌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런데요, 요즘 효민을 보면 통편집녀가 아닙니다. 매주 통편집 당할까봐 불쌍한 마음에 카메라가 그녀에게 포커스를 맞추는지 다른 맴버들에 비해 오히려 방송 분량이 많습니다. 이런 불만을  16회에서 유리와 구하라가 말했어요. 유리는 구하라에게 '우리 요즘 다 합쳐서 방송 분량이 5분 밖에 안돼'라고 했고, 구하라는 자신의 최근 방송 분량이 적은 것에 대해 '캐릭터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비해 효민의 통편집녀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인상깊지도 않은 캐릭터인데 유리, 구하라에 비해 많으면 많았지 절대 방송분량이 적지 않습니다. 효민의 통편집녀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일까요?


<청춘불패>에서 효민의 예능감은 다른 맴버들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데 왜 '통편집녀'란 캐릭터로 굳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뻥토크'에서도 효민은 메가톤급 뻥 한방을 종종 날립니다. 15회에서는 나르샤, 써니, 김신영이 빵 터지는 뻥토크로 효민을 압박했는데, 효민은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지 하나도 걱정안되고 부담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신영 등이 '이건 뭥미?' 하며 의아해하자, 효민의 울트라급 뻥이 터집니다. '난 청춘불패 모니터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내가 맴버중 가장 재미있고 웃기다는 반어적 표현)며 다른 맴버들을 녹아웃 시켰습니다. 이렇게 뻥토크에서 효민은 절대 밀리지 않습니다.

어제 설특집 방송에서도 효민은 잠자리에서도 '잠이 안와, 하루종일 촬영했는데 방송 분량 하나도 못 뽑았어'라며 자나 깨나 방송 분량 걱정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분량 걱정이 심했으면 잠을 자면서도 분량을 확실히 챙겼습니다. 바로 '방귀돌' 효민때문입니다. 효민은 구하라와 옆에서 잠을 잤는데, 하라가 잠을 자다가 방귀를 낀 효민의 실체를 김태우, 유리 등 연만들기팀에게 폭로한 것입니다. 하라가 효민을 보고 방귀쟁이라고 놀리자, 창피함을 느낄 줄 알았던 효민은 '소리나면 냄새 안나!'라며 쿨하고 태연하게 받아넘겼습니다. 효민은 더 이상 병풍이 아닙니다. '통편집녀' 캐릭을 일부러 강조함으로써 다른 맴버들에 비해 촬영분량을 편집하지 말라는 압력을 스탭진에게 은근히 주입시킴으로써 유리, 구하라에 비해 오히려 방송 분량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청자들에게도 은근히 통편집 당하기 때문에 연민을 일으키게 해 조금만 웃겨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효민은 소녀시대의 써니를 종종 통편집녀 캐릭터로 엮기도 합니다. 국민걸그룹 소녀시대 써니가 자신보다 예능감이 낫다고 판단해 써니에게 붙어 '살아도 써니, 죽어도 써니와 함께' 라며 물귀신 작전까지 구사하고 있습니다. 써니와 함께라면 통편집돼도 그만이고, 둘이 빵 터지는 재미를 준다면 써니와 함께 주목을 받기 때문에 효민 입장에서는 아주 영리한 생각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효민은 참 힘 안들이고 <청춘불패>에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효민의 방송 분량이 다른 맴버들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은 소녀시대 팬이 만들었다는 '서열정리'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아래) 서열정리표에 따르면 효민은 MC 김신영, 순규 써니, 성인돌 나르샤에 이어 맴버중 서열 3위입니다. 방송 분량 서열에서 효민에 대한 설명이 '내가 너희 분량을 위해 참을게'라고 되있는데, 이는 겉으로는 방송 분량에 욕심이 없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가장 욕심이 많은 맴버라는 것을 설명한 것입니다.


G7중 물떠오기 등 각종 심부름을 맡은 효민은 '패떴'으로 말하자면 천데렐라와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효민을 효데렐라로 부르기도 합니다. 어제 효민은 김신영, 써니 등과 함께 만두만들기 팀에서 떡써는 일을 했는데, 김신영이 닭알을 가져오라고 하자 궁시렁 대면서 닭장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닭장에 알이 없자, 들어와서 하는말, '알은 개뿔...!' 효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그래도 걸그룹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효민은 이제 얌전만 떠는 걸그룹이 아닙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신영이 만두를 만들며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4자성어를 묻자, 효민은 '고생끝에 낙이 오기는 개뿔...'이라고 말해 김신영과 써니 등을 뒤로 나자빠지게 하는 등 빵 터지는 개그로 '청춘불패'의 주연이 되고 있습니다.


효민이 물떠오기 담당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왜 그럴까요? 이것은 단독샷을 받기 위한 것입니다. 물을 뜨러가고, 닭알을 가져오는 등 콩쥐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그녀에겐 오히려 분량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가래떡을 썰다가 떡 2개를 들고 수맥찾기 흉내를 내며 '집 터가 안좋아' 하면서 수맥찾는 사람 흉내를 내는 것도 처절한 분량 확보 노력입니다. 그리고 단독으로 분량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써니와 함께 '써병커플'이 되어 합동작전(?)까지 펼칩니다. 써니만 짝이 되는게 아니라 어제는 구하라와 핑크자매가 되어 쌩얼로 '유고걸'을 부르며 댄스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효민은 '청춘불패'에서 통편집녀가 아니라 G7중 방송분량 서열 3위의 잘 나가는 예능돌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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