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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최송현, 배우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by 피앙새 201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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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무공해 드라마 <그대 웃어요>에서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최송현입니다. 37회에 처음 등장 할 때 카메오로 등장하나 했는데, 39회에서도 강현수(정경호)의 대학 동창으로 출연해 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서정인(이민정)이 현수와 결혼해버려 졸지에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된 이한세(이규한)와 짝을 이루려는지 한세와 첫 대면부터 녹녹치 않았습니다. 한세는 출근해서 자신의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던 최송현이 악수를 청했지만 받아주지 않고, '별 여자가 다 있네'라는 표정입니다. 그래도 이한세-최송현 라인은 잘 어울려 보입니다.

최송현은 아나운서로는 익숙한데, 아직 배우로는 낯설기만 합니다. 2006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상상플러스' 등 예능 프로 MC까지 맡아 리틀 노현정이라 불리며 잘 나가던 아나테이너 최송현은 불과 2년만에 남들이 선망하던 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배우가 되겠다고 할 때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했고, 연기자로서 최송현의 성공 가능성에 반신 반의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아나운서가 뭐가 아쉬워서 배우가 되겠다고 나섰느냐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배우가 얼굴과 이름이 알려져야 빨리 인기를 끌 수 있는데, 최송현은 아나운서로 쌓은 명성과 얼굴이 배우로서 득이 되지만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나운서를 그만 둔 후 영화 '인사동 스켄들'(2009년)에서 아나운서로 보여주었던 파격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긴 웨이브 머리, 가죽점퍼를 입은 공수정역을 맡아 담배까지 입에 문 그녀 모습에 대중들은 경악했습니다. 그녀가 보여주었던 모습은 반듯하고, 차분하고, 지적이었는데, 영화속에서 연기경력이 있는 여배우들이나 소화해낼 수 있는 팜므파탈 이미지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보여준 것이 대중들에겐 낯설었습니다. 급격한 이미지 변신에 대중들이 적응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사동 스캔들'에 이어 필리핀에서 찍은 섹시화보가 최송현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반듯한 아나운서에서 배우가 되겠다고 해놓고 연기력보다 노출위주로 인기를 얻으려 한다며 비판적 시각이 많았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최송현이 처음으로 연기력을 선보인 것은 2008년 '식객' 마지막회에서 성찬, 봉주와 일본 요리사간의 마지막 대결신에서 MC역을 맡아 카메오로 출연했습니다. 그 이후 연기자로서 방송 출연이 없다가 캐이블방송 드라마 '미세스타운-남편이 죽었다'(종영)에서 부자 남편을 둔 아내로서 젊은 남자 애인과 마음껏 누리며 사는 불륜녀로 출연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최송현은 아나운서를 그만둔 후 첫 영화 '인사동 스캔들'부터 최근 출연한 케이블 드라마까지 그녀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한 점을 고려할 때 최송현은 첫 단추를 잘못 꽨 것입니다. 최송현은 아나운서에서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이 배역 때문에 실패한 것입니다.


최송현이 배우가 된 것은 어릴적 꿈 때문이었습니다.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아나테이너가 되었지만 배우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배우의 꿈만 있었을 뿐 그 꿈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 본 적이 없어 한동안 우울증까지 앓았다니 그녀의 배우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입사 3년만에 아무런 미련없이 사표를 내던졌던 것입니다. 보통 사람같으면 쉽게 내던질 수 있는 사표가 아닌데, 그녀가 배우가 되기위해 사표를 내던진 용기만은 높이 사줄만 합니다.

배우가 됐으니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력을 검증받아야 할 최송현은 케이블외에는 공중파에서 아직 조연급 배역도 맡지 못했습니다.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에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는데, 정경호, 이규한 등 기존 연기자들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최송현은 낯설어 보입니다. 지난주 39회에서는 이한세 어머니와 만나 유창한 영어솜씨로 자신의 프로필을 이야기하는 등 MC, 아나운서로서의 능력은 여전합니다. 그런데 연기로 넘어갈 때는 대사 전달 등이 아직 어설프기만 합니다. 극 전개상 서정인을 좋아라 쫓아다니던 이한세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아 종방을 앞두고 카메오 성격을 출연시킨 듯 합니다.


그녀는 아나운서 시절의 명성과 인기로 볼 때 최소한 조연급으로 나와야 할 상황입니다. 그런데 2008년 5월 아나운서 사표를 내던진 후 횟수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렇다할 연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나름 성공한 경우는 '아내의 유혹'에 출연했던 오영실을 들 수 있습니다. 오영실이 연기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섹시 컨셉으로 어필한 것이 아니라 아나운서가 어떻게 저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생각이 들 정도로 망가짐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최송현은 배우로 변신 후 연기력으로 승부하기 보다 섹시 컨셉으로 시선끌기에 몰두하다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최송현이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인이라는 자세로 처음부터 연기를 배워야 합니다. 연기란 아무나 하는 자유전공 과목이 아닙니다. 요즘 가수, 개그맨, 아나운서 등이 내키는데로 연기자를 겸업하고 있는데, 진정한 배우는 오직 연기력으로 시청자들과 만나야 합니다. 어줍잖게 배우 데뷔전에 쌓은 명성으로 연기의 끈을 이어가려 한다면 99%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케이블방송 인터뷰에서 최송현은 "예쁜 배우보다 세월기 갈수록 깊이가 더해가는 아름다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지금 최송현은 얼굴만 예쁜 배우지, 깊이가 없는 배우일 뿐입니다. 연기의 깊이, 내공이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최송현이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김명민, 고현정 등 선배 배우들의 명품 연기를 보고 혹독하게 연기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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