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진씨는 경제사정 때문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해 동서의 웨딩드레스를 빌려 입고 찍은 사진을 결혼사진으로 간직해오며 살아왔습니다. 여자로서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린 후 찍은 사진이 없다는 것이 평생의 한이 되었습니다. ‘일밤’ 제작진은 주인공 성격상 선행천사로 알려진 차인표에게 결혼식 사회를 부탁했습니다. 차인표는 ‘사회를 하든 쓰레기를 줍든 참여하겠다’고 말해 역시 선행천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굴도 잘 생겼는데, 마음씨마저 좋으니 여성팬들이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나요?
결혼식 사회를 수락한 차인표와 단비팀 MC들은 컨패션밴드를 찾았습니다. 차인표 말고도 또 다른 천사들이 참여해준 것입니다. 컨패션밴드팀은 단비팀을 뜨겁게 환영해주었습니다. 엄지원, 박시은, 황보 등 사상 최대의 단비천사들이 모였습니다. 이들과 함께 이제 김순진씨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비록 서투르지만 차인표와 단비팀은 컨패션밴드와 함께 결혼식 때 불러줄 축가를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드디어 김순진, 정삼수씨의 결혼식 당일입니다. 새벽부터 모인 단비팀 MC들은 결혼식 하객이 아니라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편하게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좋은 일을 위해 새벽부터 모인 차인표 등 참가 연예인들 모두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결혼식이 열리는 광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결혼식을 위한 역할 분담을 했습니다. 결혼식 총감독은 차인표가 맡았고, 고문은 소방차의 김태형이 맡았습니다. 청소와 예식장 꾸미기, 신부 도우미 등 각자 역할 분담이 끝났고, 차인표는 총책임자답게 모든 일행들에게 남은 3시간 동안 완벽하게 결혼식을 준비해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습니다.
단비팀은 광주에 도착하자 마자, 청첩장 돌리기부터 신부 도우미까지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이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식이 열릴 교회를 꾸미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혼식을 위한 어느 하나 준비된 게 없었습니다. 턱 없이 시간이 부족해 보입니다. 풍선을 불고 의자를 정리하고 단비팀의 사랑으로 결혼식장은 어느새 그럴듯한 예식장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김순진씨는 병실에 있을 때는 기력이 없어 말도 잘 못했는데, 결혼식을 한다고 하니 병이 다 나은 듯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정형돈 등 단비팀과 대화도 나누며 29년동안 꿈꿔왔던 드레스를 입을 생각에 수줍은 신부처럼 설레어 했습니다. 차인표는 바쁜 와중에서도 신부화장을 미스코리아처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프고 난 뒤부터 다시는 화장을 하지 못할 줄 알았던 김순진씨는 신부화장을 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습니다.
이제 리허설까지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차인표의 사회로 결혼식이 시작됐습니다. 고향에서 축하를 해주기 위해 온 가족, 친지, 이웃들이 식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29년간 그렇게 고대하던 결혼식입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 김순진씨가 신랑과 함께 입장합니다. 차인표는 진심을 담아 사회자 멘트 하나 하나에 힘을 실었습니다. 차인표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고 서로의 눈빛을 바라다 보니 어느새 식장의 분위기마저 행복해집니다. 주례를 대신해 김용만이 혼인서약을 한 후 신랑이 신부 김순진씨를 위해 준비한 영상편지가 나오자, 식장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 둘씩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차인표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무뚝뚝하기만 남편의 진심어린 영상편지에 김순진씨는 ‘사랑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예물교환이 이루어질 때 하객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김순진씨의 고향 부산에서 날아온 영상편지에 결혼식장은 눈물바다가 변했습니다. 동서의 결혼식때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는 사연, 아들이 엄마가 마음 아플까봐 눈물을 보이지 못했다는 말, 그리고 친정어머니가 죽지 말고 잘 살라는 말에 하객들 모두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참아보려 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시청자들도 울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눈물 예능의 진수였습니다.
차인표는 김순진씨가 평소 가장 좋아하던 '동반자'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란 슈트까지 차려입고 나와 탁재훈과 함께 차인표답지 않게 깜찍한 댄스까지 보여주며 김순진씨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혼식 준비를 위해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고, 사회를 보고, 또 노래와 댄스로 김순진씨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았습니다. 하객들 모두 즐거워하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내 결혼식장은 슬픔으로 변했습니다.
사회를 보던 차인표는 진행 중간 중간에 연신 눈물을 훔쳤습니다. 사회자 자리는 슬퍼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웃겨도 웃음을 자제하며 진행해야 하는 자리지만 차인표는 어제 사회자 자리를 냉정하게 지킬 수가 없었습니다. 말기암 환자로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김순진씨의 슬픈 사연에 차인표는 강철같은 냉정함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는 차인표의 모습에 시청자들 또한 연신 눈에 손수건을 가져갔습니다. 차인표의 사회로 진행된 결혼식은 눈물의 결혼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평생의 꿈이었던 결혼식을 올렸던 김순진씨, 하객들이 모두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라고 축복해주었지만 김순진씨는 뭐가 그리도 급했던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하늘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차인표의 눈에 눈물을 가득 고이게 했지만, 그 눈물의 고마움을 가득 안고 떠났을 것입니다. 어제 눈물의 결혼식 사회를 본 차인표의 굵은 눈물은 우리 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게 한 뜨거운 눈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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