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사극 <선덕여왕>이 종영됐습니다. 마지막 회는 예상대로 새드 엔딩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해피 엔딩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주는 임팩트는 강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 ‘덕만아~!’는 어제 마지막 회에서 비담이 덕만 앞에서 피눈물을 쏟고 죽으며 한 말입니다. 덕만은 여왕으로 등극하기 전에 아무도 자신의 이름(덕만)을 부를 수 없고, 연모로 부른다 해도 반역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비담은 그 반역조차 두렵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해로 인해 이미 신국의 대역죄인이 된 마당에 덕만의 이름을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죽는 그 순간까지 덕만을 향한 비담의 사랑은 진심이었습니다.

비담은 ‘덕만아!’라고 이름 한 번을 부르기 위해 실로 오랜 세월을 아파했습니다. 죽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아파했습니다. 죽기 전에 오해를 풀기 위해 전해야 할 말이 있었고, 그 말을 전하지 못한 사람 덕만에게 가야했습니다. 비담이 덕만이 있는 유신군 본영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21회때 처음 등장했던 그 ‘꽃그지’ 포스로 유신군을 추풍낙엽처럼 만들며 덕만이 있는 곳까지 왔습니다. ‘덕만까지 30보...’ 이제 덕만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유신군은 비담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월야의 화살이 비담의 가슴에 꽃히고 비담의 눈과 입에서 피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비담은 덕만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해야 한다며 마지막 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덕만까지 10보’ 바로 코 앞에 덕만이 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들릴 듯한 지척의 거리입니다. 그러나 화살을 맞고 칼을 맞아 소리 지를 힘 조차 없습니다. 신국의 폐하 덕만은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며 안타깝게 비담을 바라봅니다. 비담이 마지막 10보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덕만을 두고 평생 연적이었던 유신의 칼이 비담의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덕만 앞에서 비담은 그렇게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습니다.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던 덕만은 비담이 유신의 칼에 쓰러지자, 눈물을 주르르 흘립니다. 아무리 신국의 여왕이지만 사랑하는 비담이 쓰러졌는데, 어찌 눈물을 주체할 수 있겠습니까?

비담의 죽음을 본 후 덕만은 충격으로 의식을 잃고 비담 옆에 쓰러집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듯한 거리를 두고 연모했던 비담과 덕만이 쓰러진 것입니다. 비담은 신국의 역적으로 척살이 됐고, 그 죽음의 충격으로 덕만은 실신했습니다. 사흘 밤낮을 깨어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던 끝에 덕만은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비담이 자기 앞에서 죽기 전에 유신에게 귓속말로 전하던 말이 바로 ‘덕만아’라는 것을 알고 다시 눈물을 흘립니다. ‘덕만아’라고 부른 것은 곧 자신에 대한 연모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덕만과의 연모를 이루기 위해 비담은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염종의 세치 혀로 비담-덕만의 연모가 이루어 지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황실 시위무사 흑산이 폐하가 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비담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입니다. 명활산성이 함락되기 직전 상황에서 신국의 대역죄인이지만 비담은 죽기 전에 덕만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비담이 덕만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덕만아'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추포를 당한 후에 덕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도 되는데, 왜 굳이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가며 덕만에게 가려고 했던 것일까요?

비담의 마지막 말 '덕만아'에는 자신의 오해로 인해 연모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반지까지 쥐어주며 난이 수습되면 반드시 다시 부르겠다던 덕만을 믿지 못한 것은 염종과 미생의 말한 대로 비담 자신이었습니다.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덕만과의 연모가 깨진 것은 오직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 때문에 비담은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산산히 부서지는 길을 택한 것입니다. 덕만에 대한 미안함, 속죄하는 것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래서 덕만 앞에서 더 처절하게 싸웠고, 장렬하게 죽은 것입니다. 죽기 직전에 비담은 덕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그 말이 바로 ‘덕만아’였습니다. 이 말 한마디에 덕만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었습니다.


‘덕만아’ 에는 또한 ‘덕만을 연모하는 동안 행복했다’는 것이 포함돼 있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사랑이었지만 비담은 덕만을 바라보며 착한 비담이 되었습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였지만 덕만을 만나면서 악이 사라졌습니다. 비담에게 덕만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생모 미실에게 버림받고, 스승 문노마저 유신을 인정하면서 비담은 세상 모든 사람에게 버려졌다는 반항적 기질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비담에게 측은지심을 보여준 덕만은 비담에게는 삶의 희망이었고, 목표가 되었습니다. 덕만에게만은 버림받지 않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야심을 버리고 순수한 비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덕만을 사랑하는 동안 비담은 살아가는 이유,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제 종영된 <선덕여왕> 엔딩 장면은 비극의 극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비담과 덕만이 슬프게 이별을 할까 고심 끝에 내놓은 결말은 새드 무비의 전형이었습니다. 비담의 최후와 덕만이 죽는 모습 모두 제작진이 노리던 강한 임팩트가 충분했습니다. 사극 <선덕여왕>이 62회까지 오는 동안 초중반에는 미실이 드라마를 주도했고, 중후반에는 덕만이, 그리고 피날레는 비담이 장식했습니다. 비담 김남길이 국민 사극 <선덕여왕>의 마무리를 한 것입니다. ‘꽃그지’, ‘깨방정’ 포스 등 천의 얼굴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김남길이 있었기에 미실 하차 후에도 <선덕여왕>은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사랑받은 사극으로 종영됐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당분간 월, 화요일에는 선덕여왕 후유증을 겪지 않을까요?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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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슬픈 연인들 2009.12.23 12:5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드라마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는데, 피앙새님의 글을 읽으니 또 가슴이 아파지네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마지막회였어요.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네요.

  3. 너무너무 불쌍하더군요 저는..
    권력이 뭐고 왕좌가 뭐길래 인간으로, 여자로 혹은 남자로 살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수없이 잃고 사랑하는 정인마저 죽이고 외로이 여왕으로 살다간 덕만이나, 수없이 버림받고 의심받은 끝에 얻은 한 사람을 믿지 못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비담이나..ㅜㅜ
    그런데 누가 비담의 의심을 책망할 수 있겠어요. 가장 가까운 부모한테 버림받고 아버지 같았던 문노에게 믿음과 정을 받지 못했던 비담인데 어쩜 버림받을 거란 의심은 당연한 것 아닌가 싶어요..ㅜㅜ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ㅜㅜ

  4. 누군가가 댓글에,,,
    비담은 저렇게 처참히 죽어가는데,,,이요원은 멀뚱멀뚱 누워서 tv보는 폼이라더니,,
    ㅋㅋㅋ

    정말,,분위기 생뚱 맞네요..

    안봤는데,,
    마지막편은 함 봐야겠네요.

    비담이 그렇게 연기 잘하나?
    난,,얼핏 봤지만,,저런 강한 연기는 잘하지만,
    자연스러움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즉,,시대극의 강한 역할이나 연극은 어울려도,
    영화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섬세함이 없어뵈던데,,,)
    제가 좀, 설경구식의 힘들어간 연기 별로 좋아해서요,,,
    메소드 연기라고
    정말,,자연스러워서 연기를 잘한다는것조차 잊을것같이 인물과 동화되는 연기 좋아하거든요.


    음,,잘 안봐서 제가 모르는걸수도 있죠.
    이 참에 함 봐야겠네요,,마지막회라도,,,

    • 음... 2009.12.23 18:33  수정/삭제 댓글주소

      예전에 나왔던 드라마나 영화들보면 또 그렇지도 않지요
      (예전에는 '이한'이란 예명으로 활약...)
      앞으로 김남길이란 배우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개인적으로는 기대가되네요... 그리고 이 배우가 멜로연기도 참 잘할 것 같다는... 눈빛이 애절해요... 이 배우 눈빛연기가 참 뛰어난것같다는... 미쳤을때나 애절한 눈빛이나 ㅎㅎ

      저도 개인적으로... 다음 역할은
      비담같이 강렬한 캐릭터보다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캐릭터를 보여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칫 비담같은 캐릭터에 갇히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5. 보호주문서 2009.12.23 14: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왕이라는 신분하에 마음을 표현하지못한 덕만.. 애정과 연민의마음으로 권력을 얻고 덕만을얻으려는 비담 상반되는 둘의 감정이 오해와믿음의 불신비극으로남네요
    어제보면서 너무 슬펐어요 비담이 미실의 아들이아니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6. 절대만남 2009.12.23 14: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오늘도 전 비담의 대사에 가슴이 막막하고 안타깝고 가여워서 마음이 넘 아픕니다

    전해야 할 말이 있는데...
    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 말을 전하러 갈 것이야..
    폐하인가...저기 폐하가 계신가....

    덕만까지 ...70보..
    덕만까지 ...30보..
    덕만까지 ....10보..
    ......덕만.........덕만아.........

  7. 제발 질거 같으면 알아서 항복하자.. 어차피 질꺼 왜 그리 애꿎은 병사들 목숨만 없애는건지.. 할 말 있으면 당당히 앞에가서 말하지..

  8. 비참하지만 설정은 잘한 듯합니다.*** 2009.12.23 15: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남길의 연기가 있기에 더 가능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스타 탄생 예감!!!

    비담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9. 앞으로 저 연기자들의 조합을 볼 수 없는것이 아쉽기는 한데
    드라마 끝나는 것이 아쉽지는 않네요..
    배우들 연기력 다 빼고 내용적으로 정말 아쉬운 드라마

  10. 사량부비담이 좋아 2009.12.23 16:2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는 바람꽃하고 발밤발밤 노래만 연달아 듣고있는중...
    '선덕여왕'과 비담의 여운이란..

  11. 사량부비담이 좋아 2009.12.23 16: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얼마나 사랑했기에..
    저렇게 까지 처절하게 죽었을까
    쉽게쉽게 가는 세대랑은 다르네~

  12. 아흑... 비담 눈빛 연기 쩔어요~ ㅜㅜ

  13. 더블레인 2009.12.23 17: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드디어 끝났지요. 극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연기자의 절절한 연기에 눈물을 안 흘릴 수 없었던 엔딩이었습니다.

  14. 비담 마지막말
    덕만... 나의 덕만아...
    아녔나요?
    입모양만봤을때 분명 그랫는데...
    나중에 목소리 입혔을때 덕만아만 나와서;

  15. 100보 ...70보...
    안타깝고 그 안타까움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비담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질 만큼
    맘이 아파 오더군요.스토리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잇다고 해도 62회 긴 시간동안
    잼잇게 지켜봤구요 무엇보다 김남길이란 배우만큼 비담이란 인물에 몰입한 사람도
    없을듯 하더군요 .
    다음작이 사극이 아니면 낯설만큼...

  16. 아...!!! 어떻게 비담이 이렇게 죽냐...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마구 나오더라구요...그래도 다행입니다.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말 '덕만아'를 말하고 떠나서... 마지막회에 비담이 죽어서 다행입니다. 아니면 선덕여왕 안 볼뻔 했군요... 선덕여왕,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7. 이 글을 보고 또 눈물을 줄줄 흘렸네요 ㅠㅠ 그런데, 덕만을 끝까지 믿지못한게 어찌 비담만의 잘못이겠나요??? 태어나서 버려지고, 철없는 행동에 버려졌는데 제대로 된 사랑이 뭔지, 신뢰가 뭔지 어찌 배웠겠어요? 그나마 덕만때문에 사랑을 알고 신뢰를 받고싶어했는데..당사자인 덕만에게 말을 들어보지 않고, 시위부병사만 보고 판단한 비담도 경솔했지만, 비담을 그렇게 만든 주변인물도 생각하셔야죠. 아들을 버린 미실, 스승님께 사랑과 신뢰를 받고싶어서 철없이 행동한 것을 두려워하며 냉정하게 제자를 떨쳐낸 문노, 그리고...쉽사리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냉랭한 말을 던졌던 덕만. 덕만의 대사에서도 알수 있죠.

    비담이 정말로 난에 가담한 것을 알게 된 후 하는 말 "다만, 내게 확인조차 하지않은 비담의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고, 비담에게 또한 미안하기도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귀족들에게서 사병을 뺏고자 그가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닌지, 장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가 지닌 세력을 털어내고자 혼인을 택한 것은 아닌지, 그것도 정말 모르겠습니다. 다만, 왕의 자리를 선위하고 비담과 조용히 지내려한 것이 제 마지막 꿈인것만은 진심이었습니다."

    왕으로서 어쩔 수 없다 해도, 그 사랑을 이용한건 어느정도 맞는거잖아요.. 모든게 비담의 탓으로 돌릴수는 없죠 ㅠㅠ

  18. 비담이시여 ㅠㅠ 2009.12.24 00: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비담 김남길씨 정말 연기 잘하심 ㅠㅠ 후반부에는 비담때문에 봤다고해도 과언이아닐정도...... 마지막회 정말 폭풍 눈물 ㅠㅠ

  19. 우수블로거 축하드려요..즐거운 성탄되세요

  20. 정말 비담의 비담에 의한 비담을 위한 멋진 엔딩이었던 거 같아요.
    물론 선덕여왕 전체로 보면 아쉬웠지만 말이에요.
    잘 보고 갑니다. ^^

  21. 정말 가슴아픈 비담이었어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