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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유재석-강호동, 왜 자웅을 가리지 않을까?

by 피앙새 200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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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2009~2010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일본의 텃세 등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파이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은 있지만 동계 올림픽을 앞둔 모의고사를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이렇게 피겨 등 스포츠 경기에서는 진정한 1인자를 가리고, 많은 선수들이 1인자가 되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디 스포츠 뿐이겠어요?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도 1인자는 존재합니다. 연예가에서도 연기자, 가수, MC 분야까지 1인자가 가려집니다. 그런데 예능 분야에서는 1인자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공동 1인자, 예능계의 양대축이란 말로 어정쩡하게 자웅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왜 강호동과 유재석은 진정한 1인자를 가리지 않을까요?

언론사 연예부 기자나 블로그기자가 유재석과 강호동을 비교하는 글을 쓸 때는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친 기사를 쓸 때는 악플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능에서 유재석이 낫다고 하면 강호동팬들이, 강호동이 낫다고 하면 유재석팬들이 난리를 칩니다. 물론 유재석과 강호동을 비교해서 쓴 글이 객관적으로 검증받지 못해서 악플의 화살을 맞는다면 이해가 가지만 당연히 비난받아야할 일을 비판할 때도 악플이 항상 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강호동, 유재석을 사랑하고 아끼는 팬들의 마음으로 이해하지만 예능 분야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최근 방송연예계는 연기자와 가수들이 앞다투어 예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예능이 다른 분야보다 시청자들에게 시선과 관심을 끄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능 분야에서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는 양대 산맥이 있습니다. 많은 예능인들이 이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1인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아성이 무너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유재석, 강호동 팬들은 두 사람이 자웅을 겨루기 보다 예능계의 양대 축으로 지속되길 바라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느 한 사람이 2인자가 되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또한 2인자로 추락한 사람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재석, 강호동은 같은 소속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속사 입장에서 볼 때는 두 사람의 자웅이 가려져 1인자, 2인자로 나뉘어 지는 것보다 공동 1위가 낫습니다. 누가 2인자가 되던 공동 1위보다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소속사의 이런 바람 때문인가요? 최근 몇년간 방송사의 연말 연예대상을 보면 강호동과 유재석이 나눠먹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KBS와 MBC에서 강호동이 대상을 받았고, 유재석은 SBS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수치상으로 강호동이 2:1로 앞섰기 때문에 강호동을 1인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천만에요. 만약에 그렇게 인정했다가는 유재석팬들로부터 난리가 납니다. 두 사람은 어느 누구 하나 절대 2인자가 될 수 없는 경쟁 구도를 이미 오랜전부터 구축해왔기 때문입니다.


연말 연기대상을 앞두고 요즘 고현정, 이요원, 김남주의 경쟁 구도를 놓고 팬들이 한창 저울질 중입니다. 언론사 연예기자들도 저마다 누가 연기대상을 탈 것인지에 대한 예측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연기뿐만 아니라 최고 인기가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기사도 나오는데, 강호동과 유재석중 누가 예능 분야의 최고인지, 즉 진정한 1인자인지에 대한 기사는 보기 힘듭니다. 그저 유재석과 강호동이 올해 자웅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활약했으며 누가 예능의 최고상을 타더라고 두말 못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능 분야는 진정한 1인자를 내지 못하는 ‘성역’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예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 유재석, 강호동 뿐인가요? 이휘재, 김제동, 남희석, 이경실, 박미선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언제나 유재석-강호동 아래입니다. 물론 이들이 유재석과 강호동을 능가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이거나 시청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은 유재석, 강호동에 버금가지는 못하더라고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1인자 자리가 요원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면 언젠가 올라설 수 있는 자리라는 인식을 줘야 합니다. 지금처럼 강호동-유재석 공동 1인자가 계속되는 것은 예능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올해도 연말이면 예능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대상 수상자가 결정될 것입니다. 박빙이라도 우열은 있게 마련입니다. 스포츠에서는 0.0001초라도 차이로도 1위가 결정됩니다. 예능분야 활약은 수치로 정확히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진정한 1인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연기, 가수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연기와 가수 분야는 매년 자웅이 가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수상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공동수상이라는 점도 있지만 진정한 1위를 가리지 못한 데 따른 비난의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예능에서 자웅을 가릴 수 없는 양대축이 계속돼서는 안됩니다. 방송사에서도 두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가 시청률을 보증한다고 해서 나눠먹기식으로 연기대상을 수여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강호동과 유재석이 방송 3사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두 사람 못지않게 잠재력과 예능끼가 많은 예능인들도 많습니다. 유재석라인, 강호동라인까지 내세우며 신인들이 진출할 수 있는 벽을 쳐놓고 언제까지나 우리 예능이 유재석, 강호동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면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능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의 자웅을 겨루는 것이 창과 방패의 대결, 즉 모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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