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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선덕여왕, 비담에게 쓴 미실의 유서

by 피앙새 200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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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엄태웅의 미니 홈피를 통해서 공개된 미실 고현정의 마지막 촬영현장 사진 한장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사진을 보니 온통 검은 옷에 머리에 하고 다니던 관도 없고, 화려한 귀걸이도 간소하게 바뀌었네요. 한 눈에 봐도 죽음을 앞두고 모든 것을 사전에 정리한 듯한 모습이네요. 이 사진으로 봐서는 그동안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미실의 최후 모습이 '자결'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되네요.

나는 새도 떨어뜨릴 무소불위의 권력자 미실 새주가 이번주 죽음으로써 <선덕여왕>에서 하차할 예정입니다. 미실의 죽음은 <선덕여왕> 보는 재미를 반감시킬 것으로 보여 고현정의 출연을 연장시킨 제작진의 고육책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합니만 드라마 제목과는 달리 지나치게 미실위주로 극을 전개해 일부 시청자들의 불평도 있었지요. 고현정이 처음 <선덕여왕> 대본을 받아보고 왜 덕만공주가 아닌 미실 새주역을 자청했는지 이해가 되네요. 그만큼 <선덕여왕>은 미실의 드라마였고, 고현정의 연기 진가를 확인한 사극이었습니다. 이번주 정변 실패로 죽음을 맞이하는 미실이 아들 비담에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어떤 것일까요? 미실 새주 입장에서 유서를 한번 작성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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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형종(비담) 보거라!

평생 단 한번도 해보지 못한 말... 내 아들 형종의 이름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한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름조차 지어주지 말 걸 그랬구나. 평생 부르지 못하던 네 이름을 떠나는 마당에 마지막으로 불러보고 너를 두고 이승을 떠나려 하니 오늘 따라 유난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허나 에미로서 따뜻한 밥 한끼 해주지 못하고 이 밤이 지나면 너와 작별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쉽구나.

일생을 꿈꿔오던 황후 자리도 오르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그보다 더 큰 꿈인 여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동원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덕만을 반드시 죽여야 하는 에미와는 달리 너는 덕만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얄궂은 운명때문에 여왕의 꿈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지난번 너를 데리고 청유를 떠났던 것은 에미가 하는 일에 행여 네가 방해가 될까봐 멀리 떠나있으라는 것이었는데, 결국 염종이 내 뜻을 거역해서 에미뜻 대로 되지 않았구나.

네가 덕만공주를 두번씩이나 죽음에서 구한 것은 신라의 주인이 에미가 아닌 덕만이라는 암시였는지 모른다. 덕만이 죽든, 에미가 죽든 어차피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싸움에서 결국 에미는 지고 말았다. 에미가 덕만에게 진 이유는 결국 사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흥제 이후 에미는 '사람을 얻는자가 천하를 얻는다.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고 믿어왔다. 그리고 세종, 설원랑, 미실 등 에미 주변에는 늘 '사람'이 있었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얻지는 못했다. 에미곁에 사람은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결정적일 때 에미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것이 에미가 꿈을 이루지 못한 뼈아픈 실책이었다.


그동안 황실의 대소신료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에미는 진흥제, 진지제 또 지금의 폐하를 보필하며 이 신국을 책임지고 있었느니라. 폐하의 유일한 혈통, 그것이 신국을 지켜왔느냐? 아니, 이 에미다. 이 에미가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느니라. 그러나 에미에게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으니 바로 진골 출신이라는 것이었지. 덕만을 통해 에미는 왜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만약 성골로 태어났다면 황후의 꿈을 쉽게 이루었다면 에미는 그 다음의 꿈도 쉽게 이룰 수 있었을텐데, 그 다음꿈은 커녕 황후의 꿈도 이루지 못했다. 죽을 날이 가까운 에미가 왜 황후가 되려는 꿈을 버리고 여왕이 되고자 했겠느냐? 바로 진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느니라.

이제 에미가 이승을 떠나는 마당에 네 태생에 대한 것도 밝혀야겠다.
너 또한 어떻게 에미의 자식이되었는지 궁금할게다. 네 아버지는 신라 25대 왕이었던 진지왕이다. 진평제 이후 에미가 꿈꾸던 황후를 위해 진지왕을 통해 너를 낳은후 "약속대로 저를 황후로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진지왕은 약속을 저버렸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도 초라했던 꿈 황후를 위해 강보에 쌓인 너를 버리고 진지왕마처 폐위시켰다. 네가 에미에게 버림받은 것 뿐만 아니라 아버지 진지왕에게까지 버림받은 채 자란 것은 못난 에미때문이었다. 다행히 국선 문노에 의해 네가 반듯하게 자란 모습을 보니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에미가 직접 키우지도 않았거늘 어쩌면 그렇게 나를 쏙 빼닮았느냐?

핏덩이채 너를 버린 에미였지만, 여왕의 꿈을 이뤄 신라의 다음 주인으로 너를 생각한 에미의 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네게 에미의 못 다 이룬 꿈을 던져주고 가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내가 낳은 자식들중 너는 유난히 나를 많이 담았더구나. 그래서 네가 유일하게 에미의 꿈을 이해하고, 에미가 못 다 이룬 꿈을 이뤄주기 바란다. 네가 세상에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에미는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겠다.


오늘밤이 지나면 에미는 이제 너 뿐만 아니라 내가 그렇게 얻고자 했던 미실의 사람들, 그리고 신라를 두고 세상을 떠난다. 황후의 욕심 때문에 너를 버렸지만 다시 만나게 된 후 여왕의 자리가 더욱 더 갖고 싶은 자리였다. 비록 에미의 꿈이 실패하더라도 너는 아무런 피해 없이 덕만공주 곁에서 후일을 도모하도록 해놓았다. 빨간 서찰 봉투에 있는 것은 네가 진지왕의 자식이라는 증거가 들어있다. 에미는 진골의 설움을 안고 살아왔지만 너는 성골로서 당당히 살아가거라. 너는 덕만공주를 구한 일등공신으로 새 시대를 열어간 사람이다. 에미와 칼을 겨누었던 덕만에게 네가 충성을 해야하는 것도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 에미는 운명 따윈 믿지 않고 내가 만들고 걸어가면 그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날 닮은 네가 나에게 칼을 겨누는 적으로 나타나는 그 순간 하늘이 나를 버리기 시작했구나 생각했다. 하늘 따위는 믿지 않고 오직 미실의 뜻대로 살아간 이 에미가 말이다. 하늘이 버렸으니 여왕의 꿈을 어찌 이룰 수 있겠니? 그러나 에미는 후회는 없다. 너를 다시 만나 네 곁에서 이렇게 편안히 죽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슬퍼하지 말아라. 비록 에미는 세상을 떠나지만 하늘에서라도  이승에서 못다해준 에미의 정을 주도록 노력하겠느니라. 그러니 못난 에미를 용서해주면 안되겠니?

에미는 비상(약)을 먹어 이제 떠날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다행히 마지막 떠나는 자리를 너와 함께 하니 에미는 외롭지 않게 이승을 떠나게 되었다. 에미에게 버림받고 자란 네게 용서를 구하며 떠나는 에미를 이해하려므나. 비록 에미 스스로 산산히 부서지지만 네가 반란의 수괴, 미실을 처결한 것이니 너는 덕만 곁에서 새 시대를 열어가거라. 그것이 못난 에미로서 네게 바라는 마지막 부탁이다.

이제 작별할 시간이 되었나보다. 사랑하는 아들 비담아, 에미를 꼭... 꼭... 안아 주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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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미실이 죽음을 앞두고 아들 비담 앞에서 남긴 마지막 유언이라 생각하고 적어봤어요. 미실의 죽음을 두고는 제작진이 함구령을 내려 그 죽음 또한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미실은 절대 남의 손에 죽지 않을 것 같아요. 49회 예고에서 덕만이 갑옷을 입고 세종, 설원과 도망을 간 미실을 추적하는 사진이 공개됐는데,  필자 생각으로는  비담 곁에서 미실이 스스로 자결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것이 극중 미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미실은 난을 일으킬 때 실패할 경우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바로 비담을 염두에 둔 거죠. 죽음 이후에도 미실은 그 성격으로 봐서 자기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죽기전에 미실은 어떤 방법으로든 비담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실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닌 '비담의 난'을 잉태하게 한 죽음이 되겠네요. 제작진이 '비담의 난'을 3~4회로 만들어 또 다시 연장론에 무게를 싣는 것을 보니 미실의 죽음 뒤에 비담 김남길의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겠네요.

진흥대제가 죽을 때 "미실의 사람이옵니다. 미실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라며 치명적인 매력으로 등장했던 미실 고현정은 마지막까지 그 매력을 잃지 않고 떠날 것 같습니다. 또한 미실의 죽음으로 시청률을 하락을 의식한 제작진이 비담 김남길 카드-비담의 난으로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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