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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김명민, 대종상 남우주연상 탈만했다

by 피앙새 2009.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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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종상 영화제가 어제 열렸습니다. 후보작 선정부터 천만관객을 동원한 하지원이 후보에 들지도 못하고, 개봉도 안한 작품이 후보에 드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죠. 그래서 영화인들의 축제 한마당이 아니라 불협화음만 내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속에 최우수작품상, 남녀 주연상 등 21개 부문의 수상자가 결정됐습니다. 대종상을 수상한 작품과 배우들 모두 그만큼 땀과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입니다. 어제 방송으로 시상식을 지켜봤는데, 발표가 되기전에 가장 관심이 갔던 남우주연상 후보는 김명민이었습니다. 그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로 무려 20kg 넘게 체중 감량을 한 결과 몸에 무리가 와서 시상식장에 나오지도 못했습니다.

김명민은 제 46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인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건강 문제로 입원중이기 때문에 <내 사랑 내 곁에>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남능미씨가 대신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베토벤 바이러스>로 연기대상을 받을 때 <에덴의 동쪽> 송승헌과 공동 수상으로 대상의 빛이 바랬는데, 올해는 노력한 만큼 그 땀과 눈물을 인정해 준 남우주연상이라 어느 상보다 값진 상이라고 생각되네요. 김명민으로서는 생애 최초의 남우주연상인데,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 고생한 보람을 늦게나마 찾았고, 대중들로부터 배우 김명민을 평가받을 수 있었던 값진 상이었습니다.


올해 대종상 남우주연상은 그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후보에는 김명민(내사랑 내곁에), 김윤석(거북이 달린다), 설경구(해운대), 정재영(신기전), 하정우(국가대표) 등 총 5명이 올랐습니다. 후보중에서 어느 배우가 상을 타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지만 심사위원들이 김명민을 선택한 것은 극한의 체중 감량을 통해 진정한 배우의 진면모를 보여준 것을 높이 샀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46회 대종상은 결과가 발표되자, 예상과 다른 결과에 ‘나눠먹기식’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적어도 김명민의 수상에 ‘나눠먹기식’ 잣대를 들이대지는 못할 듯 합니다.

어제 김명민을 대신해 남능미씨가 대리 수상을 하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김명민은 (대종상을) 탈만했다. 자신의 몸조차 돌보지 않고 연기하더니 결국 병이 났나 보다. 선배로서 그런 김명민씨가 자랑스럽다. 후배지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김명민을 대신해 수상소감을 전했습니다. 이 말은 남능미씨가 선배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명민좌’ 소리를 들을 만큼 김명민의 연기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팬들을 대신해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 격려하는 수상 소감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후보에 올랐던 모든 배우들이 김명민 만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김명민이 출연했던 <내 사랑 내 곁에>의 루게릭병 환자 백종우역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고 생각할 때는 김명민 만큼 혼신을 다해 연기할 배우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최초 <내 사랑 내 곁에> 남자 주인공 종우역에는 권상우가 캐스팅됐었습니다. 그러나 권상우의 개인사정 때문에 김명민이 대타로 출연한 것입니다. 김명민은 ‘대타 배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동안 많은 작품을 대타로 출연해서 모두 흥행에 성공했지요.

1996년 데뷔 이후 열심히 했지만 단역에 그쳐 연기에 미련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고 했을 때 그를 붙잡은 작품이 바로 <불멸의 이순신>이었어요. 이순신역에 최수종, 정준호, 이병헌, 송일국 등 내노라 하는 배우들을 모두 거쳐간 후 마지막에 김명민에게 제의가 들어왔지요. 그는 이순신 배역으로 대중들에게 ‘김명민’이라는 이름과 연기력에 대해 각인시키게 되었습니다. 만약 <불멸의 이순신>을 하지 못하고 이민을 갔다면 지금의 김명민 모습은 보기 힘들었 것입니다. <하얀 거탑>도 처음에는 차승원이 캐스팅됐었는데, 역시 대타로 출연한 것이죠. 아이러니 하게 이순신역을 마다한 최수종, 정준호, 이병헌, 송일국 그리고 <하얀 거탑>을 고사한 차승헌 때문에 오늘의 명민좌가 빛을 보게된 것이지요.


김명민은 어제 대종상 ‘인기상’도 수상했는데, 이 상은 네티즌들의  투표로만 결정되는 상이니만큼 상의 의미가 남다르죠. 네티즌들이 인기상의 영예를 안겨준 것은 20kg이나 체중 감량을 하면서 연기에 혼신의 힘을 다한 후 아직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그에게 힘 내라고 준 상이 아닐까요?

김명민은 영화 촬영을 위해 감량했던 체중은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10kg 이상 더 살이 쪄야 합니다. 살을 뺀 후 방송에 비춘 그의 모습은 한 눈에 봐도 몇 개월간 체중 감량으로 겪은 고통 때문인지 눈이 쾡한 모습에 얼굴에 주름마저 짙게 드리워져 있지요. 아무리 영화속 캐릭터에 몰입하는 배우라지만 이러다 건강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팬들의 걱정은 깊을 수 밖에 없죠. <내 사랑 내 곁에> 촬영때 극단적인 체중 감량으로 의사로부터 저혈당이 심해지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들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김명민은 영화에 목숨까지 걸고 연기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사랑 내 곁에> 촬영을 위해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은 김명민에게 모두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김명민은 진정한 연기는 철저하게 작품속 인물에 빠져야 한다는 연기 신념이 있기에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모든 작품을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김명민은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는 스타이기보다는 ‘연기 잘하는 놈’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김명민은 연기 잘하는 ‘명민좌’ 소리를 듣게됨가 동시에, 대한민국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중들이 김명민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어쩌다 운이 좋아 작품 하나 흥행에 성공해서 깜짝스타가 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눈물과 땀을 흘린 뒤 이루어 낸 값진 인간승리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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