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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선덕여왕, 덕만을 위해 두 번 죽은 소화

by 피앙새 200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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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덕여왕> 47회는 소화편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예고대로 어제 소화(서영희)가 죽었습니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무섭다더니 덕만을 대신해 끝내 칠숙의 칼에 죽었습니다. 매번 미끼를 던지던 제작진이 어제는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어요. 소화의 죽음이 차라리 미끼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소화의 죽음은 덕만이 뿐만 아니라 칠숙과 죽방에게도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죠. 소화를 마음에 두었던 칠숙은 자신의 칼로 소화를 보낸뒤 갈등을 많이 겪는 듯 했습니다. 소화 없는 세상은 그가 살아갈 이유조차 느끼지 못할만큼 충격적이었으니까요. 오늘은 위기에 처한 덕만을 대신해 죽음으로써 '기른 모정'을 보여주며 눈물쏟게 만든 소화의 죽음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염종의 수하를 추적한 칠숙과 석품랑 일당은 덕만의 은신처 주위를 사방 팔방으로 포위하고, 미실의 지시에 따라 반드시 덕만을 죽일 태세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시시각각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덕만을 조여오고 있는 때에 소화가 덕만이 빠져나갈 방도를 제시하죠. 덕만과 유신은 절대 안된다고 했지만 그 순간 소화는 덕만을 공주로서가 아니라 기른 정이 가득한 '덕만의 어미'였습니다. 그리고 '덕만아! 엄마말 들어'라고 하며 눈물로 덕만에게 호소하죠. 이 방법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덕만은 눈물을 머금고 소화가 생각한 대로 벽장속에 숨어있고, 대신 소화는 월야와 함께 칠숙측 병사들의 붉은 옷을 갈아입고 마치 덕만이가 탈출하는 것처럼 은신처에서 달아나지만 석품랑 일당에게 들키고 말죠.


석품랑의 추적에 이어 유신의 끈질긴 저항을 뿌리치고 칠숙은 덕만 아니 소화의 추적에 가세합니다. 미실이 그랬죠. 정변을 완벽하게 성공시키기 위해서 덕만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요. 칠숙은 월야와 소화를 발견한 후 월야를 무예로 따돌리고 난 후 덕만을 단 칼에 베어버리지만 사실은 소화였습니다. 소화가 칼에 맞자 월야가 '유모님!'이라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칠숙은 자신의 칼에 맞은 것이 덕만이가 아닌 소화라는 것을 알았죠. 칠숙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소화의 복면을 벗기더니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비록 미실측 호위무사지만 소화를 죽인후 칠숙은 월야를 죽이지 않았죠. 궁으로 돌아온 칠숙에게 미실이 '왜 죽이지 않았느냐?'고 하자, 칠숙은 죽은 소화의 뒷처리를 위해서라고 했어요. 덕만을 죽이려다 소화를 죽인 칠숙이 밉지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살아있네요.

소화가 칠숙에게 쫓기고 있을 때 가장 생각난 것은 역시 비담이죠. 어디서 뭐하다 다 죽은 뒤에 나타나는지 참 어제는 비담같지 않았어요. 소화를 데리고 도망간 월야도 무술신이 안되는지 칠숙에게 칼 한번 제대로 부딪혀 보지 못하고 허망하게 소화를 죽게 만들었지요. 비담 김남길이 낙마 사고로 인해 아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서인지 화려한 무술신이 나오지 않았죠. 덕만이 벽장속에 숨어서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미실측 병사들에게 발각되고, 이때 비담이 나타나 멋지게 구해주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거 아니었나요? 어제 덕만이 벽장속에 숨어있다 나오는 장면은 조금 어색했어요.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강한가요? 덕만을 낳은 생모 마야부인은 쌍생아를 낳았다는 것 하나로 천명공주는 독화살로 비명에 가고, 덕만공주는 핏덩이채 궁궐 개구멍으로 피신시켜야 하는 모진 어미의 운명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모진 운명은 바로 소화였습니다.
소화는 진평왕(조민기)의 부탁으로 쌍둥이중 한 명인 덕만(이요원)을 데리고 도망을 가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친어미처럼 덕만을 보호해왔어요. 칠숙의 추적과 소화의 도주가 15년 이어진 끝에 칠숙은 중국의 황량한 사막에서 소화와 덕만을 만나 죽이려했죠. 칠숙에게 쫓기던 소화는 모래구덩이에 빠졌을 때 덕만을 구하기 위해 줄을 끊으며 덕만에 대한 애절한 모정을 드러냈습니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훨씬 더 강함을 어제 소화는 죽음으로써 보여주었습니다. 자식을 위해 소화는 사막에서 한 번 그리고 어제 또 한 번, 두 번씩이나 죽었습니다.


소화의 죽음은 예고는 됐지만 막상 칠숙의 단 칼에 죽는 모습을 보니 눈물을 쏟게 할만큼 슬펐습니다. 필자 역시 자식을 낳아 키우고 있는 부모라서 그런지 소화가 덕만을 대신해서 죽는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소화의 마음 아니겠어요? 비록 소화는 칠숙의 칼을 맞고 죽어도 덕만을 살렸다는 것 때문에 편안하게 눈을 감았을 것입니다. 덕만은 소화의 죽음앞에 "이건 아니야, 정말 너무하잖아, 엄마! 어떻게 나한테 이래... 세상 천지에 엄마같은 사람이 어딨어. 세상 어떤 엄마가 어떤 엄마가 두번...죽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엄마! 엄마! 일어나 엄마~~~!"라며 울부짖을 때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만큼 슬펐습니다. 덕만이가 부르던 '엄마'라는 말은 외로운 공주의 길을 멈추고 평범한 엄마, 자신을 평생 길러준 소화에게 불러준 마지막 사랑의 말이었습니다.

소화를 사랑했던 또 한명의 남자 죽방이 무덤앞에서 "이리 약하게 그냥 가면 어떡하냐?"며 울자, 덕만은 "약하고 여리고... 안 그래. 울 엄마, 항상 나보다 강했어. 나 때문에 괜히 강했어."라며 소화의 생전 모습을 회상했습니다. 소화는 누구보다 약하고 여린 여자였지만 덕만을 위해 일생을 강하게 살아온 여자였지요. 그래요. '어머니는 여자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소화가 보여준 것입니다.

오늘 48회 예고편을 보니 마지막 부분에 미실이 화살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나오던데, 이 화살이 덕만을 향한 화살인 것 같은데, 칠숙이 덕만을 대신해 화살을 맞고 죽지 않을까요? 아니면 비담이 나타나 미실이 화살을 쏘지 못하도록 막을까요? 비담이 가로막으면 차마 쏘지 못하겠죠. 칠숙은 덕만을 놓치고 난뒤 미실에 이렇게 말했죠. '앞으로 죽을 기회가 다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요. 소화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덕만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소화를 죽인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사랑했던 소화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칠숙은 덕만을 대신해서 자신이 그 화살을 받고 죽을 지 모르죠. 뭐 어디까지나 시청자로서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사항이지만 칠숙의 죽음의 키는 작가진이 쥐고 있죠.


덕만은 자신을 대신해서 소화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비통에 잠기지만 소화의 죽음으로 인해 더욱 강해졌습니다. 덕만은 "살아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다" 며 미실과 사생결단을 내기 위해 궁궐로 들어갑니다.  48회 마지막 엔딩 장면에 '미실 새주, 미실 새주'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 무슨 소린가 했는데, 덕만이 궁에 나타난 것은 미실과 그 측근들에게도 충격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대반전'이었습니다. 덕만이 이렇게 대범하게 나올 때는 무슨 수가 있겠죠. 오늘은 미실측과 덕만측 병사들이 또 한판 피할 수 없는 군사대결을 펼칠 듯 한데, 비담이 부상중이라 그의 화려한 무술신을 보지 못해 안타깝네요.

어제 소화는 덕만을 대신해 죽음으로써 마지막 모정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눈물을 쏟게했습니다. 이제 소화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오늘 덕만이 미실에게 어떤 반격을 할지 궁금합니다. 모두가 깊은 곳으로 숨으라고 할 때 자신으로 인해 다칠 백성들을 위해 위험한 정면 승부를 선택하는 덕만을 보면서 자신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소화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되네요.

<선덕여왕> 극중의 소화역을 멋지게 소화해 내며 마지막으로 덕만을 대신해 죽음으로써 하차하게된 서영희씨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신의 연기가 <선덕여왕>을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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