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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비어치킨 소동 이승기, 허당에서 '고집불통'으로

by 피앙새 2009.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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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의 맥주 간접광고 논란을 보면 '과유불급'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요즘 이승기만 잘 나가는 연예인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그는 2009년을 최고의 한 해로 보내고 있습니다. 가수로 데뷔해 예능 프로 <1박2일>에서 '허당' 이미지로 국민적 사랑을 받다가 <찬란한 유산>에서 그의 인기에 방점을 찍었죠. 그러나 그 인기란 것이 물거품과 같아서 최근 강호동과 함께 진행하는 <강심장> MC를 맡는 이승기에 대해 우려의 표시도 했고,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얼마전 '이승기 신비주의가 필요하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어요. 이런 우려는 <1박2일>에서 최근 이승기답지 않은 모습이 나오면서 급기야 맥주 간접 광고 논란으로 이승기는 더 이상 '허당'이 아닌 '고집불통' 승기로 전락하고 마는 듯 합니다.

물론 맥주 간접광고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주 <1박2일>에서 그가 마트에서 집어든 맥주가 현재 이승기가 광고하는 맥주였다는 사실입니다. 맥주 캔 브랜드가 한 두 종류가 아닌데, 왜 하필 그가 전속모델로 있는 맥주를 집어들었을까요? 이승기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며 절대 간접광고가 아니다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문제의 본질은 다른데 있어요.


맥주도 맥주지만 고집스럽게 '비어캔치킨'을 만든다고 맴버들과 씨름하는 모습이 예전의 '허당'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이 더 문제입니다. 이어달리기 복불복으로 얻은 5만원을 가지고 찬거리를 사러갔는데, 뜬금없이 치킨 요리를 한다고 닭을 사고 맥주를 사는 이승기를 시청자들은 곱게 보이지 않았죠. 정해진 예산 범위내에서 알뜰하게 장을 보는 맴버들과 달리 자신의 요리를 위해 고집을 부리는 이승기는 더 이상 순수하고 엉뚱한 '허당'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이승기가 지금의 인기를 누리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1박2일>의 '허당' 캐릭터 때문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죠. '허당'이라는 말은 '헛일', '헛방'을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죠. <1박2일>에서 이승기의 허당은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너무 진지해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엉뚱함은 가끔 귀엽기도 하죠. 가식이나 계산적이지 않은 것이 이승기 '허당'의 본질입니다. 겉모습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이 완벽할 것 같은데, 그는 반대로 실수도 많이 하고 망가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국민 남동생 이미지를 형성해왔어요. 즉, 이승기에게 인간미를 느껴왔던 거죠.

여기서 재미있는 사진을 하나 보죠. 이승기가 노홍철을 대신해 <1박2일>에 들어와서 강호동 등 맴버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아래) 사진을 잘 보시면 이승기가 다른 맴버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죠? 아직 잘 모르시겠다고요? 바로 손가락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브이자를 하고 있는데, 이승기만 손가락 하나를 표시했죠? 이승기만 엉뚱하게 승리의 브이자를 보이지 않는 엉뚱함을 보인다고 볼 수 있지만, 한번 더 깊게 생각해보면 이승기는 <1박2일>의 '1박'을 의미하는 손가락 한개를, 다른 맴버들은 <1박2일>의 '2일'을 의미하는 숫자로 손가락 두개를 펼쳐 보인 것인지 모릅니다. 이승기는 그의 허당 캐릭터속에서도 학창시절 전교 1등을 할 정도의 비상한 머리로 <1박2일> 예능에 적응한 것입니다.


가수로 데뷔해 예능, 드라마까지 섭렵했지만 그의 욕심은 끝이 없나봅니다. 어느새 예능MC까지 맡아 요즘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습니다. 올해 1년동안 그가 얻은 인기는 다른 연예인들이 몇년 동안 고생해서 얻은 인기를 능가합니다. 이른바 이승기 신드롬 때문이죠. 그런데 사람이 인기를 얻고 정상에 오르면 마음이 달라지나 봅니다. 이승기 본인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겸손해서 안티팬들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죠. 그러나 부지불식간에 '내가 최고다'라는 자만심은 인간의 본성인지 모릅니다.

한달전 강심장 MC를 맡으면서 <1박2일>에서 이승기의 '허당' 캐릭터는 '고집' 캐릭터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우연일 수도 있죠. 지난 연평도편에서 '꽃게요리 대회'를 열었는데, 여기서 이승기는 요리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며 국적 불명의 이상한 요리를 만들어냈지요. 요리 파트너인 은지원의 말을 듣기보다 이승기 본인의 고집대로 밀어붙인 요리는 꼴찌를 하고 말았죠. 보기에 따라 요리에 관심이 많은 이승기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때부터 고집불통 모습도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난주 '국도여행'편에서 이승기의 밉상 고집이 극에 달했어요. 김C와 이수근이 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장을 보기전에 이미 맴버들은 이동하는 버스에서 얼큰 돼지 김치찌게를 하기로 정해놓고 그에 맞춰 시장을 보러 간 것입니다. 메뉴가 이미 정해진 상황이고, 예산도 5만원으로 정해진 마당에 쌀 사고, 돼지고기, 라면 등을 사면서 김C와 이수근은 한정된 예산을 생각했죠. 그런데 정해진 메뉴에 따른 장보기는 신경 하나도 쓰지 않고, 난데없이 '비어캔치킨'을 하겠다며 닭을 사고 맥주, 바질가루 등을 사겠다고 우기는 이승기를 보면서 사실 짜증이 났습니다. 여기서 앞서 언급한 맥주 간접광고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그가 직접 출연한 제품이기 때문에 변명해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최근 이승기의 <1박2일>에서의 행동을 보면 가장 막내지만 김C나 이수근 등에 비해 유난히 고집을 많이 부리고 있습니다. 막내의 귀여운 고집이라고 보기에는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문제죠. 닭요리를 하기 위해 2만원 가량 지출되면 3만원으로 음식 재료를 사야하는데, 맴버들이 받은 용돈은 아껴쓰지 않으면 끼니를 굶을 수 있는 <1박2일>의 설정상 이승기의 고집은 무리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중론입니다. 이승기의 신곡이 나올 때도 <1박2일> 제작진이 백음악으로 틀어주고, 그의 예능끼가 십분 발휘도도록 모든 배려를 다해주기 때문에 이승기는 <1박2일>을 마치 '이승기쇼'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맴버들에게 허당 이미지로 리액션도 곧잘 하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자신을 무리하게 내세우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승기표 비어치킨이 이승기에게는 재앙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박2일>이 요즘 예능의 최고로 우뚝 선 것은 '초심'을 다시 찾았기 때문입니다. 예능프로와 마찬가지로 연예인도 초심을 잃으면 그 인기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승기는 요즘 정상의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부지불식간에 '최고'라는 우쭐함이 은연중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최근 지난 9월에 발표한 4집 셰도(Shadow)가 표절 시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보면 자중이 필요한 때에 불거진 맥주 간접광고로 이승기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며, 데뷔때의 순수함과 풋풋함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이승기는 이제 다시 '초심'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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