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정보

이병헌, '아이리스' 흥행 돌풍의 주역

by 피앙새 2009. 10. 23.
반응형
수목드라마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때 등장한 <아이리스>는 스케일만큼이나 방영 초기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제작비 200억원을 투자한 ‘드라마답지 않은 드라마’ 소리를 들으며 최근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표방하며 방송됐던 <에덴의 동쪽>, <태양을 삼켜라>를 초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수목드라마는 시청률이 ‘마의 20%대’를 넘지 못할 정도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또한 올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는 <찬란한 유산>, <선덕여왕>도 첫 방송에서 20%를 넘지 못했는데, <아이리스>는 가볍게 넘었습니다. 어제까지  <아이리스>는 4회가 방송됐는데,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지~’ 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듯 첫 방송부터 24.5%라는 놀라운 시청률로 어느새 30% 시청률 고지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돌풍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어제 4회 방송을 보니 그 해답은 이병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병헌의 연기가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주인공들이 다 인상깊은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리스>가 대박드라마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결은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해외 로케이션, 주연못지 않은 조연들의 열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병헌 혼자서만 연기를 잘 한다고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주 첫 방송부터 어제 4회까지 시청하고 나니 <아이리스> 흥행 대박의 키는 배우 이병헌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병헌은 이번주 3,4회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열연을 펼쳤습니다. 3회 방송에서 이병헌(김현준)은 김태희와 함께 일본 아키타로 밀월여행을 떠나 2회에서 보여준 깜짝키스보다 더 달콤한 ‘사탕키스’와 남사스럽지 않고 고급스런 베드신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병헌이 김태희(최승희)에게 한 ‘사탕키스’는 어제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가 될만큼 명품 키스였습니다. 여자라면 화이트데이에 한번쯤 받아보고픈 감미롭고 낭만적인 키스였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어제 4회 방송에서는 이병헌이 마치 지옥으로 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밀월여행을 마치고 온 NSS부국장 백산은 이병헌에게 한반도 통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단독 임무를 부여합니다. 북측 요원을 암살하기 위해 이병헌은 김태희, 정준호도 모르게 혼자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암살범으로 변한 이병헌의 연기는 스피드한 전개는 물론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화면속으로 빠져들게 했죠.

결국 총을 맞고 가까스로 탈출하는 이병헌을 보니 전날 김태희와 밀월여행이 오버랩되며 그를 향한 연민마저 느끼게 하네요. 단독임무 수행 전에 타로점을 봤는데, 두개의 카드중 하나는 이병헌과 김태희의 만남이 운명적이라는데, 이병헌은 그거면 됐다며 나머지 카드는 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김태희와 다시 만나게된 타로술사가 그 카드를 전해주죠. 그 카드가 치명적인 위험이 닥친다는 점괘라 하자, 김태희 긴장할 수 밖에 없죠. 이것이 이병헌과 김태희의 녹녹치 않은 운명을 말해준 복선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남쪽 NSS에 이병헌이 있다면 북쪽에는 김승우(박철영)가 있어요. 두 사람 다 남북한의 비밀 조직 요원인데, 이병헌은 북측 요원(윤성철 최고 인민위원장)을 암살해야 하고 북한 최고 첩보요원 김승우는 요원 20명과 함께 북측 요원의 신변을 철저히 경호해야 합니다. 두 사람의 첫 대결이 어제 펼쳐졌죠. NSS부국장의 명령을 받고 헝가리로 간 이병헌은 철저한 사전 답사를 마친 후 D데이 H아워 전에 현장으로 침투합니다. 그러나 김승우는 경호요원을 한명씩 체크하는 과정에서 낌새가 이상한 요원이 현장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이병헌 쪽으로 달려갑니다. 위기일발 상황에서 이병헌은 침착하게 북측 요원을 저격하면서 킬러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3회에서 보여준 킬러 탑은 잔인하고 냉혈적으로 보였으나 이병헌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꽃다발을 전해주는 소녀의 안위를 생각할 정도로 인간적인 포스가 묻어나네요.

임무를 마친 이병헌은 탈출을 하다가 김승우가 쏜 총을 맞고 가까스러 현장을 탈출해 안가로 돌아옵니다. 부상이 심해 자신을 구해달라고 한 이병헌의 말에 백산 부국장은 ‘요원수칙으르 지키라’며 냉정하게 전화를 끊습니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참으며 복부에 맞은 총알을 빼내며 정신이 혼미해진 이병헌에게 김승우 일행이 포위망을 좁혀옵니다. 헝가리 경찰의 신고로 이병헌의 위치가 노출된 것입니다. 아무도 구해줄 사람이 없다는 절망감에 이병헌의 눈빛이 왜 이리 슬프게 보이는지요. 이병헌과 김승우가 보여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아이리스> 초반부의 가장 큰 백미라고 할 정도로 압권이었죠.

안가에서 고통을 참으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 절박한 순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이병헌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문을 열자, 정준호(진사우)가 아닙니까? 특수부대에서 함께 생활한 후 NSS에 같이 끌려와 비밀요원이 된 두 사람은 둘 도 없는 친구지만 김태희를 빼앗긴 정준호가 좋은 감정일 리가 없죠. 백산부국장의 명령이라며 정준호는 이병헌에게 총을 겨누는데... 이 절박한 상황에서 이병헌은 어떻게 빠져나와 탈출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아마도 정준호가 총을 겨누고 있을 때 김태희가 등장해 구해준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아무리 부국장의 명령이라도 갈등 끝에 임무달성 끝 보고하고 살려주지 않을까요? <아이리스>도 <선덕여왕>을 닮았는지 이제 슬슬 떡밥 하나씩 던지기 시작하네요.


어제 방송된 4회 내용은 사실 첫 회에 보여준 맛배기 장면들을 자세하게 풀어준 것인데, 이 장면후 화면은 1년여 전의 과거로 돌아가, 이병헌과 그의 친구 정준호가 어떻게 NSS의 요원이 되었는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담아낸 것입니다. 방송 4회만에 수목드라마가 마의 20%대 벽을 깬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30%, 아니 40%벽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은 바로 이병헌 때문이죠. 한국 배우로 헐리우드 대작 <지.아이.조>를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병헌의 연기 내공은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마저 가라않게 만들며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어요.

남북한 비밀 요원들의 첩보 액션 영화라기에 잔인한 살인 장면 등 조금 무겁고 칙칙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이병헌과 김태희의 감성적인 러브라인, 그리고 무겁고 빠른 첩보전 중에도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가 뿜어내는 코믹한 대사와 몸짓 등이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며 잠시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갑니다. 물론 이런 긴장과 여유를 조율하고 있는 배우는 이병헌입니다. 사탕키스도 유행시키고, 요인 암살 장면은 한국형 첩보액션 블록버스터의 새장을 열었다는 영화 <쉬리>보다 더 박진감 있고 긴장감이 흘러 넘치네요. 이렇게 이병헌은 맬로면 맬로, 액션이면 액션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수목드라마 <아이리스> 돌풍을 일으키게 한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