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44회 <선덕여왕>은 미실이 승부수를 띄움에 따라 근래 보기 드물게 흥미진진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미실의 난’이었습니다. 방송 전부터 이미 ‘미실의 난’이 예고편으로 나온지라 이 또한 제작진의 낚시용 화면이 아니었나 했는데, 후반부에 드디어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와 미실측 설원랑의 화랑들이 화백회의가 열리고 있던 열선각 앞에서 한판 제대로 붙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미실이 띄운 마지막 승부수, 바로 역쿠데타였습니다. 열선각에 칼을 들고 난입한 유신과 알천이 대역죄를 저질렀다며 미실이 일으킨 군사정변이지만 그 이면은 미실측 계략에 유신과 알천이 말려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빌미는 조세제도를 둘러싼 화백회의 제도를 둘러싸고 덕만이 제공해준 것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700년이나 이어온 만장일치제도 화백회의를 통해 덕만은 조세제도를 개혁하려 했으나 미실측의 반대로 부결됐습니다. 미실측 대등이 8명, 덕만측 대등은 서현공과 용춘공 2명뿐이니 당연히 부결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덕만이 화백회의를 ‘중망결(다수결)’로 하자는 안건을 발의하지만 이 또한 8:2로 부결됐습니다. 덕만은 화백회의가 귀족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회의일 뿐 중소 귀족들과 백성들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제도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것이 미실로 하여금 승부수를 던지게 한 단초가 된 것입니다. 덕만은 조세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미실과 한번씩 승부를 주고받았다고 생각하지만 미실은 덕만이 제기한 ‘다수결’의 원리를 화백회의에서 이용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미실이 덕만에게 “제도, 윤령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죠. 적 뿐만 아니라 자신도 베일 수 있습니다.”라고 한 말은 화백회의의 만장일치 제도가 귀족들의 이익만 도모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만장일치제 때문에 덕만공주가 계속 정무에 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만장일치제기 때문에 덕만을 정무에서 손을 떼게 하려고 해도 서현공과 용춘공 때문에 결국 8:2로 부결되기 때문이죠. 결국 덕만이 제기한 ‘다수결’ 문제가 미실을 움직이게 합니다. 즉 미실은 사사건건 귀족들의 이익에 반기를 드는 덕만을 정무에서 손을 떼게 하기 위해 덕만이 던진 떡밥, 즉 화백회의의 ‘다수결’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이를 시행하면서 미실은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역사상 가장 치졸하고 졸렬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미생조차 ‘누님답지 않은 수’이며 ‘그동안 쌓아놓은 업적들을 역사속에서 허물어뜨리는 수’라며 반대를 합니다. 그러나 미실은 비열하면 비열할수록 좋은 수라며 설원랑에게는 덕만측에서 천박함에 치를 떨 정도의 계획을 세우라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현공과 용춘공에게 수면제를 탄 술을 먹게 하며 화백회의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입니다. 그래서 덕만의 정무 참여금지를 화백회의에 상정해 8명의 미실측 대등만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미실은 계략을 쓸 때 절대 단순한 수를 쓰지 않습니다. 덕만의 정무참여를 금지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덕만측의 유신과 알천 등을 자극시켜 칼을 들게 함으로써 역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것이 바로 미실의 간교한 계략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유신과 알천이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설원공은 야밤에 용춘공을 만나고, 하종공은 서현공을 만나 술을 한잔 하면서 수면제를 탄 술을 용춘공과 서현공이 마시게 합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긴급 화백회의를 여는데, 안건은 ‘덕만의 정무 참여 금지’입니다. 과음으로 서현공과 용춘공이 화백회의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누가봐도 알 수 있게 한 것은 덕만측을 자극하기 위한 것입니다. 미실의 예상대로 유신과 알천은 화백회의가 열리고 있는 열선각에 칼을 들고 난입하는 등 흥분하기 시작하죠. 미실이 바라던 대로며, 쿠데타 구실을 제공하는 행위인 셈이죠. 즉, 미실은 칼을 들고 열선각에 난입한 유신과 알천을 '정변'으로 몰아 이를 진압한다며 역구데타를 일으킨 거죠.

칼을 들고 난입한 유신과 덕만에게 하종공이 ‘대역죄’라고 하면서 반역으로 다스릴 태세입니다. 덕만이 이를 알았을 때는 이미 설원랑이 이끄는 화랑들이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대와 한판 크게 벌어진 상태고, 주진공이 이끄는 대규모 병사들이 서라벌로 향하고 있을 때입니다. 미실측 계략에 의해 모든 것이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역사에서는 ‘칠숙, 석품의 난’이라고 하는데 어제 드라마 전개상으로 보면 미실이 계략에 의한 완전한 역쿠데타입니다.


미실은 지금까지 이(理)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적이 딱 한번 있었는데, 그것이 사다함을 연모하고 둘이 도망가려 했던 일입니다. 그 이후 미실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하지 않았지만 덕만측의 대역죄를 빌미로 역쿠데타를 일으키는 것 또한 이(理)에 맞지 않는 가장 졸렬한 방법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설원랑이 왜 이런 졸렬한 수를 쓰냐고 묻자, 미실은 “일을 벌이고 꿈을 쫓으며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권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며 모든 것, 즉 목숨까지 내놓고 덕만과 최후의 한판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미실측은 서라벌 성 밖에서 5천명 이상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는 주진공을 사전에 포섭해 놓고, 검에 뛰어난 석품랑과 칠숙을 통해 자작극으로 세종이 시해 당했다며 쇼까지 벌이는 등 완벽한 역쿠데타 분위기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게다가 염종을 시켜 미실의 역쿠데타에 방해가 될지도 모를 비담을 청유를 떠나게 하라고 하지만 염종은 도무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며 비담에게 약을 탄 술을 먹여 꽁꽁 묶어 놓습니다. 모든 일이 미실의 뜻대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듯 하지만 비담은 이미 미실이 난을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죠. 그래서 다음주에 비담이 미실의 역쿠데타를 평정하고 덕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상대등까지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덕만공주 재위 말년에 비담의 난을 일으켜 죽는다는 것이 예정돼 있지만 어떻게 미실의 난을 진압할지 궁금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측은지심을 보여준 덕만을 지켜주며 덕만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지만 덕만은 왜 비담을 받아들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48회에서 미실이 죽은 후 60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비덕라인이 전개되다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덕만공주에게 사랑이 증오로 변해 난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등 모든 것이 궁금합니다. 역사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선덕여왕>이기에 비담과 덕만의 관계를 작가진에서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겨두는 것은 어떤지요? 비덕라인을 옹호, 지지하는 팬들의 성화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일단 미실의 역쿠데타는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듯이 보입니다만 다음주 예고편을 보니 옥쇄가 소화손에 있는데요. 이것은 덕만이가 소화에게 옥쇄를 훔쳐오게 하는데 중간에 칠숙을 만나게 되고, 칠숙이 소화를 숨겨주네요. 덕만은 옥쇄를 통해 미실이 권력을 행사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르게 하려나 봅니다. 원래 옥새는 새주인 미실이 관리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궁 밖으로 피신해 있는 덕만이 비담의 보호아래 어떻게 미실에게 반격을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역시 <선덕여왕> 작가진은 예고편을 통해 낚시 떡밥을 던지는 수준은 세계 최고수준이네요. 그래도 제작진의 낚시에 퍽퍽 걸리는 게 즐겁답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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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실이 권력에 눈이 어두워 갑자기 미쳤나 봅니다.
    저렇게 나올 줄을 몰랐는데요.
    진흥왕을 독살하려던 심보가 나오는 것 같아요.
    트랙백 남기고 가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 아, 정말이지 떡밥 최고입니다! ^^
    도무지 예측을 해도 매번 빗나가기만 합니다 ㅠ,.ㅠ
    그냥 조용히 드라마만 보려구요.. 흑..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3. 비밀댓글입니다

  4. 항상 예측불허라서 모두 볼수밖에 없나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