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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강심장> 공동MC는 과유불급이다

by 피앙새 2009.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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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과 이승기가 진행하는 신개념 토크쇼 <강심장>이 어제 첫 방송되었습니다. 강호동이 메인MC로 나설 것이란 얘기가 돌다가 막판에 이승기가 공동MC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승기에게 <강심장>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첫 방송을 보고 나니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승기에게 <강심장>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공동MC라는 강호동의 기가 너무 세서 이승기가 가려져 보조MC 역할도 안돼는 자리였습니다. 이승기는 강호동의 추임새MC에 불과해 <강심장> 공동MC는 잘못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C자리에 처음 도전한 이승기에게 그의 선택이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 것은 이승기를 대하는 강호동의 태도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첫 방송은 기선을 잡겠다고 작심한 듯 G드레곤을 포함, 무려 24명의 게스트가 초대돼 정규방송은 60분이지만 90분 특집으로 방송했습니다. 이승기는 강호동과 함께 공동MC로 자막이 나오며 ‘국민 훈남’에서 ‘MC계의 떠오르는 심장’이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막판에 어렵게 섭외한 이승기에게 제작진이 보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강호동 또한 자신의 부탁에 기꺼이 공동MC로 참여해준 이승기가 고마웠던지 이승기와 함께 진행하게 된 것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습니다. 게스트로 참여한 안영미가 이승기 펜이라며 특유의 ‘이승기 완전 좋아’를 연발했고, 견미리는 두 명의 공동MC지만 빛이 한 쪽(이승기)만 난다며 이승기를 추켜세우기 바빴습니다. 사실 이승기도 SBS 제작진의 요청을 받고 고사했으나 주위 권고와 장고끝에 결국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된 칭찬 릴레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좋다고 치고 이제 이승기의 공동MC로서의 위치문제를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이승기는 준비된 MC대본에 의해 강호동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진행을 해나갔습니다. 이승기는 MC로서 첫 방송이니만큼 긴장이 없을 수 없습니다. 출연자 24명에 대해 일일이 소개할 시간도 부족했던지 G드레곤을 포함해 탤런트 김영호 등 몇 명의 게스트를 강호동과 이승기가 소개를 하며 근황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호동이 공동MC 이승기에게 <찬란한 유산>의 대박 비결을 물었고, 이승기는 최고 시청률이 47.1%의 대박을 낸 드라마지만 예상치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승기가 강호동과 <1박2일>을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하자, 게스트들이 ‘에이~’라며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이승기는 ‘웃자고 한 얘긴데, 죽자고 덤비면 어떡하냐?’며 재치있게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메인 이벤트로 이번주 배틀 주제인 ‘대박이거나 쪽박이거나’로 본격적인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도전자에 대해 사회자가 지정을 하면 말풍선에 적은 주제로 토크를 벌이는 형식인데, 첫 번째 도전자로 이승기의 이상형이라는 소녀시대 윤아를 이승기가 먼저 지명합니다. 이승기는 윤아가 이야기 하는 도중에 ‘예’, ‘재밌는데요’라며 친절하게 말을 받아주었는데, 강호동이 이승기에게 한마디 합니다. ‘추임새 좀 그만 넣어요’ 강호동의 말에 '내가 지명한 도전자기 때문에 말을 잘 받아줘야 한다'고 했지만 이승기로서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강호동의 이 말 한마디에 이승기는 그 이후 자신감을 잃은듯 했습니다. 공동MC라지만 보조MC만도 못한 처지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강호동은 이승기와 함께 진행하면서도 이승기를 그가 진행하는 <무릎팍도사>의 유세윤이나 올밴 정도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이승기의 추임새를 제지한 이후 진행은 강호동의 일방 독주였습니다. 필자가 예상한 그대로였습니다. 강호동의 예능 프로 진행방식을 볼 때 그는 공동MC가 들어설 여지를 내줄 사람이 아닙니다. 유재석과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일지 모르지만 강호동은 남을 먼저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합니다. 적어도 이승기를 어렵게 공동MC로 끌어들였다면 첫 방송이니만큼 잘하든 못하든 이승기에게 기회를 줘야했습니다. 그래야 이승기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은 이승기의 MC 데뷔 자리에서도 <1박2일>의 이승기를 대하는 것 같았습니다. <1박2일>, <무릎팍도사>에서는 누구도 강호동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습니다. 강호동은 <강심장>의 공동MC인 이승기의 존재감을 의식하고 부각시키는 것이 부족했습니다.

이승기로서는 가수, 예능, 연기자 뿐만 아니라 이제 토크쇼 MC까지 그야말로 전천후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을지 몰라도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승기가 참여함으로써 강호동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승기는 토크배틀에 나갈 만한 입담이 아직 부족합니다. 물론 경험도 쌓고 회를 거듭하다 보면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호동과 이승기는 물과 기름처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상대가 안됩니다. 만약에 유재석과 이승기가 호흡을 맞춘다면 몰라도 강호동과 함께하는 예능MC라면 이승기는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클 것입니다. 이승기를 아끼는 많은 팬들이 <강심장>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우려를 표명한 것이 첫 방송에서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강심장>은 90년대 서세원이 진행하던 '토크박스'와 아주 유사했습니다.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 '말풍선'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연예인중에서 입담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벌이는 본격 토크배틀 <강심장>을 통제할 MC로서 강호동 혼자로도 충분합니다. 이승기가 함께했지만 ‘예’, ‘그렇죠’ 정도의 추임새 그 이상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승기가 공동MC로 나섬으로써 ‘MC계의 떠오르는 심장’이 된다고 했지만 당장은 이승기보다 강호동이 이승기효과를 누릴 것입니다. 누나들의 로망 이승기가 출연하는 예능프로, 그것도 공동MC로 나서는 프로인데 팬들이 외면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이승기는 공동MC보다 게트로 나와 차라리 크게 한방 터뜨려줄 수 있는 토크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말은 공동MC라지만 강호동의 일방통행식 진행에 ‘추임새MC’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바에야 빨리 하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승기는 최근 4집 'Shadow'의 타이틀곡 '우리 헤어지자'로 발라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인기가 검증되지 않은 <강심장>에 나오는 것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인기가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프로에 출연하는 것은 식상함만 줄 수 있습니다. 예능MC자리는 아직 이승기에게는 준비와 많은 경험을 쌓은 후에 나와야 하는 자리입니다. 천하의 입담꾼 박중훈도 <박중훈쇼>를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이승기는 <1박2일>의 ‘허당’ 캐릭터만으로도 예능 이미지가 충분합니다. 이승기에게 <강심장> 공동MC는 ‘과유불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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