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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1박2일, 복불복 명승부 맴버 vs 제작진

by 피앙새 200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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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뒤로한 꿀맛같은 휴식여행! 그러나 <1박2일>에게 이런 여행 컨셉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지난주 월출산 구름다리 위에 놓여진 휴가비 복불복에서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체 복불복으로 3명만이 가게한 후 강호동, 김C, 은지원은 베이스캠프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지만 달콤한 휴식은 계속되지 않았습니다. 거친 잠바리가 몸에 밴 맴버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니 가시방석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악의 복불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맴버들과 스탭진들은 340년전 영암의 조선시대 한옥 베이스캠프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폭우 경보가 내린 가운데, 맴버들과 스탭진간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돕니다. 바로 전남 나주편에 이어 이번주 사상 최대 규모의 저녁 잠자리 복불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맴버들과 스탭진간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또 하나의 예능의 정석이 탄생합니다. 바로 “예능은 복수다!”입니다. 그러나 이 복수는 스탭진을 제 7의 맴버로 인정한 <1박2일>만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 ‘복불복 복수전’이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자막이 제 8의 맴버라면 <1박2일>에서는 스탭진이 제 7의 맴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촬영하고 조명을 비추는 것 뿐만 아니라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출연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 <1박2일> 스탭진입니다. 나영석PD 뿐만 아니라 이미 지상렬 카메라감독은 묵찌빠의 달인으로, 막내작가 김대주, MC몽 매니저 이훈석씨등은 여러번 출연해 큰 활약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어느 팀이라도 지게되면 야외에서 잠을 자야 합니다. 스탭진들이 지면 잠자리 예약한 여관 등 모두 취소하고 야외에서 자야합니다. 물론 맴버들이 져도 당연히 야외에서 취침해야 합니다. 야외취침에 익숙한 맴버들과 달리 스탭진들은 어떨까요? 기상천외한 최악의 잠자리 복불복은 강호동 등 6명의 연기자들과 카메라, 조명, 오디오 등 스탭진들의 6 : 70의 대결은 탁구, 족구, 단체줄넘기로 결정됩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잠자리 운명을 건 승부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탁구경기부터 불꽃을 튑니다. 5점 승부에서 은지원과 강호동은 4:0까지 앞서다가 스탭진들에게 충격의 4:5 역전패를 당합니다. 4:0으로 앞서가다 자만심을 부렸다기 보다 스탭진의 막내작가 김대주의 강 스매싱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강호동팀이 패한 것입니다.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맴버들은 긴장감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야외 취침 악몽이 서서히 밀려오는 듯 합니다. 그러나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두 번째 경기는 족구입니다. 족구경기는 스탭팀이 강합니다. 촬영지마다 다니며 틈나는 대로 족구경기를 해오며 내공을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이승기, 이수근, MC몽과 스탭팀의 이훈석(MC몽 매니저), 김길봉(음향감독), 김지훈(조명팀)의 대결인데, 이훈석 매니저의 활약이 압권이었습니다. 3점내기 승부인데, 2:2 동점 상황에서 신발도 벗은 채 이훈석매니저가 몸을 날리는 하이킥을 선보였으나 결국 '지붕뚫고 하이킥'이 되고 말았습니다. 공이 장외로 나간 것입니다. 뚱뚱한 몸매의 이훈석매니저는 날으는 삼겹살처럼 날렵하게 회심의 일타를 날렸으나 실패함으로써 스탭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줄행랑을 칩니다.

잠자리 복불복은 이제 1:1 상황입니다. 최종 대결은 단체줄넘기입니다. 맴버들 모두 참여하고 스탭진중 와프를 닮은 박승철(진행), 박상혁(연출), 박정만(오디오) 등 정예 맴버가 대결을 합니다. 스탭팀이 먼저 29개를 기록합니다. 30개만 하면 맴버팀이 승리를 합니다. 강호동 등은 파이팅을 외친후 침착하게 20개를 넘겼으나 스탭들의 웃음 방해 공작으로 아슬 아슬하게 숫자를 더해갑니다. 그리고 28, 29개를 넘어 드디어 30개를 성공함으로써 잠자리 복불복은 연기자팀의 최종 승리로 끝났습니다.


충격의 1:2 역전패를 당한 스탭진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러나 어차피 복불복 결과는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와도 번복할 수 없습니다. 이때부터 80여명에 이르는 스탭진들의 잠자리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늦은 밤 이미 문을 닫은 철물점 가게를 열게해 은박매트를 사고 마당에 난민촌을 방불케 하는 천막촌이 세워집니다. <1박2일> 사상 스탭들에게는 최악의 잠자리가 제공됩니다. 개집이라도 들어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개도 쫓아내고 이명한PD, 지상렬감독 등 스탭진들이 그곳에서 잠을 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호우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황이라 80명의 스탭진은 최악의 잠자리에서 추위와 싸우며 잠을 자야했습니다. 맴버들과 스탭진들의 자리가 뒤바뀐 상황으로 '반전'의 재미가 있습니다.

승리한 맴버들은 편안한 한옥에서 잠을 자야했으나 마음은 그리 편치 못했습니다. 난민촌과 같은 곳에서 잠을 자는 스탭진을 두고 편안히 잠을 자기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뒤늦게 편집을 마치고 온 신입 PD는 스탭진들이 한옥 마당에 천막을 치고 잠을 잘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졌어, 진거야?”하면서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몰래카메라’인줄 알았지만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나영석PD가 ‘잘자!’라고 하자 그제서야 신입PD는 헛웃음을 켜며 난민촌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승기가 스탭진들을 안스럽게 생각해 베개와 이불을 가져다 주는 등 스탭진과의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연기자-스탭진간의 훈훈한 화합과 단결력이 국민 예능 <1박2일>을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번주 <1박2일>은 '연기자 vs 스탭진'간의 잠자리 복불복이었으나 그속에서 80여명의 스탭진들이 매주 얼마나 고생이 많은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나영석PD 뿐만 아니라 묵찌빠의 달인 지상렬 카메라감독, 김길봉 음향감독, 작가진, 코디팀, 매니저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들이 악천후도 마다않고 매주 밤을 세워가며 고생을 한 덕분에 시청자들은 편안하게 휴일저녁을 웃으면서 보내는 것입니다. 또한 제작진이 짜놓은 촬영계획, 뭐 대략적인 대본이 있겠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야말로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진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1박2일>은 '리얼', '야생'을 표방하는 포맷대로 매주 긴장감과 스릴이 있습니다. 이런 긴장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도록 연기자 뿐만 아니라 제작진의 고마움을 이번주에 알게 해 주었는데, 스탭진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참, 이번주 나영석PD의 새 별명이 하나 붙었습니다. 스탭진이 잠자리 복불복에서 패하자, 새벽 2시에 기상미션한다고 하자 맴버들이 '나초딩'이라고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꽤 어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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