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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허경영의 연예계 ‘허풍’은 광풍이 될까

by 피앙새 2009.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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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이 연예계에 진출했다? 이 자체가 벌써 연예뉴스 기자들에게는 기사거리가 되었고, 그가 발표한 앨범, 콘서트, 황당함을 뛰어넘어 재미까지 느낀다는 '무중력쇼' 등이 요즘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뛰어넘어 연예계에 허경영 신드롬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 같았는데 그 열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왜 연예계에 허경영 신드롬이 일고 있을까요?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특이하다’‘ ’재미있다‘, ’발상이 신선하다‘ 등 정치를 떠나 연예인 허경영으로서는 일단 부정적 평가보다 긍정적 평가가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허경영은 디지털 싱글 ‘콜미’를 발표했습니다. 발표 하루만에 ‘콜미’는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 카라의 ‘wanna' 등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콜미'는 반복적인 랩과 누구나 쉽게 따라하기 쉬운 후크송으로 허경영 본인도 예상치 못한 인기입니다. ’콜미‘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대중들의 단순한 호기심의 발로라고 했지만 대중들의 군중심리를 좋아하는 허경영은 이 여세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앨범 ’허본좌 허경영‘을 발표하고 9월 18일 홍대 모 클럽에서 첫 콘서트까지 열었습니다. 콘서트에 참여한 관객들은 ’허경영‘을 연호하며 2PM의 소녀팬들에 버금가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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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이 연예계에 진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허경영은 스스로를 ‘폴리테이너’라고 부릅니다. 교수정치인을 ‘폴리페서’라고 하듯, 자신은 정치인으로서 엔터테이너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연예계에 나왔다는 그가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으며 인기(반짝 인기라 해도)를 얻고 있는 것은 ‘황당함을 넘어선 예능적 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끼의 핵심이 바로 ‘허풍’입니다. '허풍'은 사전적 의미로는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말합니다. 정치인 허경영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박근혜의원과 결혼할 것이라는 등 ‘허풍=허경영 열풍’을 일으켰지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죄값을 톡톡히 받았습니다. 그런데 엔터테이너로서 허경영의 '허풍'은 죄값을 묻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그의 허풍에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허경영이 방송을 통해 한 허풍 중 공중부양, 이른바 무중력 능력은 어느새 티셔츠로 만들어져 팔리고 있고, 공중파 ‘코미디쇼 희희낙락’에서는 개그맨 안윤상과 김대범이 ‘허경이형’ 코너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거짓말도 자꾸 들으면 심리적으로 쇠뇌가 되어 진짜처럼 들리는데, 무중력 티셔츠 뒷면에는 작은 글씨로 ‘IQ 430'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허경영 스스로 아이큐가 430이라고 했을 때 대중들은 코웃음을 쳤지만, 대중들은 어느새 IQ가 진짜 430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은 중요치 않고 천재 허경영으로 인식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천재‘라는 말은 진짜 천재가 아니고 대중들의 시선과 관심을 끄는데는 천부적인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조금씩 허경영에 대한 황담함이 ’예능끼가 있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상천외한 티셔츠 설명서에는 "무중력티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입고 있으면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것은 공중부양을 실제로 한번 보여달라고 하면 "중력을 다스리며 공중부양하는 모습은 곧 업데이트 될 것이다"며 시범을 극구 사양하며 피하고 있는 허경영의 허풍을 비꼬운 말입니다. <무한도전>의 사기꾼 노홍철은 저리가라할 정도의 사기 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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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이 정치와는 달리 연예계에서 허경영의 ‘허풍’은 죄를 묻기 어렵습니다.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이 예능 프로에 나와 우수개 소리들중에도 ‘허풍’, 이른바 허튼 소리가 많습니다. 허경영이 자신을 ‘허본좌’라고 밥먹듯이 부르다 보니 어느새 그의 닉네임이 '허본좌'가 되었습니다. 김명민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하고 인정해주기 위해 ‘명민좌’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팬들입니다. 연예인의 이미지는 연예활동으로 보여지는 모습에 따라 보통 대중들이 평가하고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허경영은 모든 이미지를 자신이 만들어갑니다. 허무맹랑하고 황당하기까지 한 ‘무중력’, ‘허본좌’ 등의 허경영 이미지는 도저히 먹힐 것 같지 않았지만 어느새 대중들의 머릿속에 조금씩 각인되고 있습니다.

첫 콘서트를 마친 허경영은 기자들에게 공중파 방송에서 ‘본좌 허경영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자들이 정말이냐? 어느 방송이냐? 고 묻자, 허경영은 “여러 방송국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허풍이지만 항상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은 말재주는 기가 막힙니다.


허경영 신드롬의 시초는 캐이블 방송입니다. 흥미와 선정적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작하다 보니 허경영씨가 캐이블 방송 게스트로 많이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한 두 번 자꾸 출연하다 보니 ‘재미있다’; ‘빵 터진다’ 등 방송 후 기존 연예인들 못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는 허경영은 싱글 앨범도 내고 콘서트도 하고 이제 공중파 진출 욕심까지 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공중파에서 허경영 신드롬을 계속 이어줄까? 하는 점입니다. 정치에서의 허풍이 통하지 않자, 예능에서 ‘허풍’을 발휘하고 있는 허경영 신드롬이 과연 공중파에서 광풍으로 통할까요?

허경영의 첫 콘서트때 진중권(전중앙대교수)가 참석했다는데, 그의 평가가 재미있습니다. 그는 허경영을 "21세기에 등장한 르네상스 시절의 광우(미친 바보)"라고 했는데요. 눈빛만으로도 병을 치유한다는 말도 안되는 황당 이야기에 동조하는 이 시대를 자조적으로 비판한 것입니다. 대중들은 허경영을 희대의 사기꾼이라 하지만 그 희대의 사기꾼에 희희낙낙하는 세상이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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