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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2PM 팬클럽, 박재범 ‘팬덤파워’를 보여주다

by 피앙새 2009.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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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문화의 원조는 1980년대 ‘돌아와요 부산항’을 시작으로 방송사 각종 가수왕을 싹쓸이하며 이른바 조용필의 ‘오빠부대’를 태동시켰습니다. 그후 GOD, 신화, 젝스키스, 서태지 등 이른바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는데, 당시 팬클럽은 조금 부정적이고 폄하적인 시선으로 비춰졌습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10대 소녀들이 집을 나와 스타들의 집앞에서 밤을 세우는 모습이 부정적으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10대 소녀팬들의 모임 정도로 여겨졌던 팬클럽이 새로운 ‘팬덤문화’로 진화하며 이제는 ‘팬덤권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팬덤(fandom)’은 연예계 유명스타, 그중에서도 아이돌 스타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들의 문화를 말합니다. 요즘은 가수뿐만 아니라 피겨 요정 김연아를 좋아하는 ‘승냥이’ 클럽까지 생겨나고 있어 ‘팬덤’은 연예계 뿐만 아니라 스포츠 스타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재범을 구하기 위해 2PM 팬클럽이 새로운 ‘팬덤파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제 2PM 팬클럽 2천여명이 JYP사옥으로 몰려가 침묵시위를 벌였습니다. 박재범이 2PM을 탈퇴후 미국으로 출국한 뒤 박재범 해프닝은 2PM 팬클럽과 JYP간의 대립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JYP 사옥앞에 모인 2천여명의 팬들은 ‘박재범 탈퇴 철회’라는 띠를 들고 팬들은 ‘無폭력, 無언, 無난동’을 원칙으로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가지며 박재범의 탈퇴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여느 정치적 집회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박재범의 한국비하 발언은 '파문'도 아니고 '사건'도 아닌 해프닝으로 표기합니다)

일부에서 ‘빠순이’, ‘빠돌이’로 몰아붙이는 2PM의 팬덤 모습은 더 이상 예전 ‘오빠부대’의 모습이 아닙니다. 새로운 ‘팬덤권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박재범에게 친필편지 보내기, 탄원서 제출, 신문광고 모금 운동 등으로 ‘재범구하기’ 활동이 정말 뜨겁습니다.

어제 2PM 팬클럽의 침묵시위 현장에서 팬들이 만든 ‘사(思)년, 사(死)일’ 이라는 포스터는 4년이란 생각(思)의 시간을 통해 달라진 박재범을 대중들이 단 4일 만에 몰아내고 말았다는 억울한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이처럼 박재범 ‘팬덤’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이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집단 행동을 하게된 것입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  스타에게 몰려들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이 움직이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이제 깨달은 것입니다.


무엇보다 팬클럽 하면 과거에는 10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아저씨팬들이 생기는 등 중년들까지 가세하면서 단순한 팬클럽 문화를 ‘팬덤파워’로 변모시킨 것입니다. 이제 팬클럽은 과거 ‘오빠부대’처럼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웃아이더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어제 사상 최초, 최대 규모로 2PM의 64개 팬클럽 연합이 JYP 사옥앞에서 보여준 침묵시위는 이제 팬클럽이 스타의 문화를 소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팬덤문화를 넘어선 팬덤파워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잘 보여준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1980년대 서태지를 추종하던 팬들이 이제 30대, 40대가 되면서 이들이 팬클럽을 팬덤파워로 변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박재범의 한국비하 논란으로 불거진 2PM 탈퇴와 미국 출국은 박재범 개인 차원을 넘어서 무분별한 ‘애국주의’, ‘마녀사냥’, ‘인민재판식 희생양’ 등 사회적인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연예계 전체로 볼 때는 신 ‘팬덤파워’를 생기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팬덤파워’가 생기는 것은 소위 ‘노예계약’ 등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볼 때는 가장 무섭고 두려운 단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연예 기획사는 이제 '팬덤파워'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장 2PM 팬들이 박재범 해프닝과 관련하여 2PM 보이콧을 하는 것을 그대로 방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대중스타는 팬을 떠나서는 그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이번 박재범 해프닝과 관련하여 JYP 박진영 대표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사옥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는 팬클럽을 반대 세력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2PM은 물론 JYP의 적극적인 지지세력으로 만드냐에 따라 박진영이 능력있는 기획자이냐, 아니냐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박진영도 사옥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는 2PM의 팬클럽들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2PM 팬클럽은 박재범 개인을 위한 시위를 넘어 이제 팬클럽 차원이 아닌 한국의 ‘팬덤파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2PM 팬클럽을 주목하는 이유는 '팬덤파워'가
이제 대형 연예기획사와 맞설만큼 무서운 문화권력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PM의 박재범 '팬덤파워'가 미국으로 떠난 박재범을 과연 다시 돌아오게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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