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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강호동팀 vs 이수근팀 용돈 싸움

by 피앙새 200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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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여행을 포맷으로 하는 <1박2일>! 한달만에 모인 맴버들에게 제작진이 편안한 휴식을 준다고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 촬영때마다 비가와서 고생도 많이 한 맴버들을 배려해서 휴식같은 여행을 주겠다고 하지만 맴버들은 이를 믿지를 못합니다. 한번도 편안하게 여행을 간 적이 없기 때문이죠. 긴가 민가 하면서 떠난 전남 영암의 월출산 여행은 아니라 다를까 해발고도 510m 매달려 있는 월출산 구름다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구름다리 위에 있는 휴가비 봉투 3개가 맴버들을 배신과 불신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 돈을 놓고 쫓고 쫓기는 강호동과 이수근의 심리전이 이번주 압권이었습니다.

이번주 여행 콘셉트는 '휴식'입니다. 맴버들에게 휴식을 준다고 하는 제작진은 방송 분량과 재미를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휴가비를 줄 리 없습니다. 제작진은 월출산 구름다리 위에 용돈을 올려놓고 그 용돈을 얻기 위해 사생결단으로 뛰어가며 기진맥진하는 맴버들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러데 닳고 닳은 맴버들은 이제 제작진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여우가 다 된 것입니다.


제작진은 월출산 구름다리 위까지 선착순 등산을 시켜 세 명에게 용돈을 주는 경쟁을 시키려 했는데 맴버들은 전과 다르게 하나로 똘똘 뭉쳐 나영석PD를 당황하게 합니다. 맴버들이 제작진의 술수에 놀아나지 않겠다며 합심한 것입니다. 나영석PD는 제작진 뜻대로 제발 모두 산에 올라가달라고 했지만 맴버들은 어차피 세 명만 용돈을 준다면 다 같이 고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자체 복불복으로 산에 올라갈 맴버들을 뽑았습니다. 그래서 세 명만 산에 오른후 나중에 휴가비를 공동으로 사용하자는 계산입니다. 이거 이러다 가을 개편에서 나PD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맴버 몇 명이 하차하는 건 아닌가요?

맴버들이 이제 영악해져 제작진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동안 제작진에게 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제작진이 부여한 미션을 알아서 자기들 마음대로 변경해서 편한 대로 수행합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라 맴버들이 제작진을 통제해서 촬영하는 기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맴버들은 마라톤 복불복을 통해 이미 월출산까지 경쟁하면서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영악하게 알아차려 버린 것입니다. 제작진 없이도 맴버들 스스로 방송 분량을 잘도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맴버들 자체적으로 핸드폰 시한 폭탄, 나무 젓가락 뽑기 등의 복불복으로 월출산 구름다리까지 올라갈 맴버가 정합니다. 그 맴버가 바로 이수근, 이승기, MC몽(등산팀)입니다. 이 세 명은 백두산 특집때보다 더 힘들게 월출산 구름다리까지 올라가 용돈 봉투를 받습니다. 금액은 봉투당 5만원인데, 힘들게 올라와 얻은 돈을 베이스캠프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강호동, 은지원, 김C와 함께 쓰기가 아깝습니다. 그래서 2만원씩 받았다고 모의한 후
낙지요리 등을 먹지만 그 달콤한 모의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월출산 구름다리 위에서 무사히 휴가비 봉투를 받은 등산팀은 하산후 낙지요리를 먹기 위해 영암 시내에 들렀는데, 휴식팀의 강호동 등이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습니다. 하산길에 등산팀을 추적하기로 하고 등산팀을 주도면밀하게 동물적 감각으로 미행해 결국 등산팀을 덮친 것입니다. 강호동과 이수근이 벌이는 심리 추리극과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습니다.

이수근은 용돈을 월출산 구름다리에서  힘겹게 용돈을 거머쥔 뒤 강호동의 전화를 받습니다. 봉투속에 5만원이 들어있었지만 1인당 2만원밖에 들어있지 않다고 속임수를 씁니다. 그러나 강호동이 누구입니까? 눈치가 99단입니다. 강호동은 "10만원은 너무 많고 5만원씩 줬을 것이다"며 정확하게 받은 용돈금액을 맞췄습니다. 뭔가 의심을 품은 강호동은 등산팀을 미행하기로 하고 산입구로 출발합니다. 김C는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강호동은 은지원이 "장을 볼 사람이 아니다. 바로 음식점에서 먹고 올 것이다"는 점에 착안하여 등산팀을 추격합니다. 그러나 등산팀이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면 공연히 의심한 꼴이 되는데, 등산팀은 베이스캠프가 아닌 시내쪽으로 낙지를 먹으러 갔습니다. 이로써 강호동의 추리대로 낙지를 먹기 위해 식당에 도착한 등산팀은 결국 휴식팀에게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등산팀의 이수근과 휴식팀의 강호동이 치열한 심리싸움은 강호동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등산팀과 휴식팀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질 때는 <무한도전>의 ‘여드름브레이크’, ‘돈을 갖고 튀어라' 특집을 보는 듯한 스릴이 있었습니다. 강호동의 베이스캠프팀이 등산팀을 쫓을 때는 리얼 다큐 '형사'를 보는 듯 했습니다. <1박2일>에서 쉽게 보기 힘든 때아닌 추격전이 벌어진 것입니다. 등산팀은 자신들이 추적당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채 영암 시내에서 낙지음식을 시켜서 먹는데, 현장을 휴식팀이 급습합니다. 꼼짝없이 현장을 들킨 등산팀과 휴식팀은 서로 ‘잘했다, 잘못했다’ 티격태격 하지만 나중에 서로 사과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등산조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휴식조는 맴버들을 믿지 못한 점을 서로 사과하며 맞절을 하는 모습은 흐믓했습니다.

이번주 <1박2일>은 제작진이 연출한 것이 아니라 맴버들 스스로 연출한 영화 ‘공공의 돈’이었습니다. 단 3명에게만 주어지는 휴가비를 두고 강호동의 휴식팀과 이수근의 등산팀이 돈을 놓고 벌이는 심리전과 동료들을 버리고 자기들끼리만 낙지를 먹으려다 응징당하는 등산팀을 통해 여행중 일어날 수 있는 반목과 배신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식당에서 두 팀이 서로 사과하고 화해를 하는 모습은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강호동은 나영석PD의 최초 계획대로 맴버들이 모두 기진맥진하며 구름다리위에 있는 휴가비를 얻기 위한 복불복보다 등산팀 이수근과 휴식팀 강호동으로 나뉘어 물고 물리는 심리 추격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추격전 스릴을 만끽하게 했습니다. 앞잡이 이수근과 그 일당들은 낙지에 눈이 어두워 잠시 맴버들을 배신했지만 한수 위인 강호동에게는 못당했습니다.

제작진이 짜놓은 촬영계획, 뭐 대략적인 대본이 있겠지만 이보다는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진면모를 보여준 추격전은 이제 제작진 없이도 맴버들이 재미있는 연출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1박2일> 맴버들은 풍월이 아니라 ‘버라이어티 연출’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러다 나영석PD 등 제작진 밥줄 끊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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