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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친환경 농산물로 '어머니의 밥상' 되찾는다

by 피앙새 200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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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이맘때쯤이면 무성하게 자란 논에서 아버지는 미꾸라지를 잡아오셨습니다. 어머니는 그 미꾸라지로 삼복더위 보양식으로 추어탕을 끓여 온가족이 땀을 뻘뻘 흘리며 한그릇씩 먹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는 벼농사라 미꾸라지 뿐만이 아니라 우렁쉥이도 많았고, 가을이면 토실 토실하게 살이찐 메뚜기를 잡아다 볶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농약을 쓰기 때문에 미꾸라지와 우렁쉥이, 메뚜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부 농가에서 농약 사용을 하지 않고 옛날 그대로의 방식, 즉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곳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무성한 잡초 제거 등 손이 많이 가지만 몸에 좋은 무농약 채소나 쌀은 일반 쌀에 비해 2배 이상 고가에 판매되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친환경 농산물은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그 밥상을 다시 차릴 수 있는 재료들입니다.

값을 더 주더라도 몸에 좋은 쌀, 채소를 먹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쌀과 채소 등을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합니다.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에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식탁의 건전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 2001년부터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주부들이 대형 할인마트나 시장에 가보면 과일과 채소 등에 스티커가 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래 사진처럼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가 붙은 농산물은 가정에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것을 '농관원'에서 인증해준 것입니다.

'농관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 제도는 환경을 보전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주부 입장에서야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살림하기 위해 값이 저렴한 농산물을 찾기 마련인데, 요즘 깐깐한 주부들은 대형 할인마트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찾고 있습니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내 가족의 건강은 주부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 KBS <소비자고발> 프로를 보니 가짜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를 대량으로 위조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습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친환경 농산물 스티커까지 위조한 것은 요즘 친환경 농산물이 값이 비싸도 주부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노린 것입니다. 스티커 위조범들은 일반 농산물에 버젓이 친환경 농산물 인증 스티커를 붙여서 폭리를 취한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주부들이 가족 건강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대형할인마트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구입하고자 하는 농산물에 아래와 같은 인증마크가 붙은 것은 모두 친환경 농산물입니다. 친환경농산물에는 인증받은 자의 성명, 주소, 전화번호, 인증번호, 품목, 산지, 생산년도(곡류에 한함) 및 무게 등을 포장 또는 용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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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에서 재배한 채소와 쌀이 대형할인마트에서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종부터 재배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값이 비쌉니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가 입장에서는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예능 프로 <패밀리가 떴다>는 경상남도 고성을 찾아가 촬영을 했는데, 이곳 논에서 이상한 괴물체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 괴물체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2급 희귀생물로 지정한 '긴꼬리투구새우'였습니다. 고성에서 긴꼬리투구새우가 발견된 것은 화학비료와 살충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를 재배하는 '생명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아래 사진은 경남 고성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긴꼬리투구새우 모습입니다. 마치 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괴물과 비슷하지만 청정한 지역에서만 사는 아주 귀한 생물입니다.

경남 고성 개천면 청광리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명환경농법'으로 생산비는 60% 절감하고 재해한 쌀은 6%가량 증산했다고 합니다. (아래 생명환경 쌀 사진 참조) 농민 소득도 늘어났고, 땅도 살리고, 좋은 쌀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등 일석 다조의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따라서 긴꼬리투구새우 등 이런 희귀생물들이 많아져야 비로서 자연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은 이제 시행된지 8년째입니다. 먹고 살기 바쁠 때는 먹는 것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지만 이제는 먹거리 문제 뿐만 아니라 과다한 농약 사용으로 날로 황폐화돼가는 우리 토양을 살리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 재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사항이 되었습니다. 중국 등 값싼 농산물이 밀려와 농가 피해가 많지만 외국산 농산물 개방시대에 맞서 우리 농가가 살 길은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잊혀져 가던 어머니의 밥상을 다시 되찾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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