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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김민선 3억 소송 대표, 혹 떼려다 붙였다

by 피앙새 200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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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선의 이른바 '광우병 청산가리 발언' 파문이 일파 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29일 MBC <PD수첩>은 광우병 쇠고기 관련 방송을 했습니다. 이 방송 직후 김민선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과 관련한 개인 입장을 올렸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청산가리'로 표현하며 당시 20만명 이상이 그녀의 미니홈피를 방문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김민선과 미국산 쇠고기수입업체 에이미트와의 소송으로 인터넷상에서 '광우병과 촛불집회'가 재연되는 듯 합니다.

먼저 김민선, 전여옥, 정진영, 박창규(존칭 생략)의 '청산가리 발언 파문'의 핵심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김민선의 광우병 발언 내용(미니홈피)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넣는게 낫겠다"
☞ 이에 대해 육류수입업체 에이미트는 매출액 급감으로 영업손실을 입었다며 3억원 배상 소송

▶ 한나라당 전여옥의원의 글(전의원 홈피)
"지난 광우병 파동때 연예인의 한마디가 마치 화약고에 성냥불을 긋듯이 가공할 만한 쓰나미를 몰고온 것을 기억한다. 연예인은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자기 책임과 책무를 확실히 져야 할 것이다."

▶ 배우 정진영의 반박글 내용 (오마이뉴스)
"연예인이기 이전에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으며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설사 백번 양보해서 연예인이 공인이라 해도 그들이 한 말이 모두 정치적 견해인가? 먹을거리가 위험하다는 견해를 표했을 뿐인데, 그게 그리 잘못된 일인가?"

박창규 수입업체 대표 입장 (오마이뉴스)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소송을 진행한다. 말조심 하라는 경고다. 김민선과 <PD수첩>이 촛불집회를 만든 장본인이다. 김민선이 사과를 해도 안 받을 거다. 미국산 쇠고기 홍보대사가 되거나 학교 쫓아다니면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 마케팅을 해준다면 소송 취하를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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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외에 정치권에서 전여옥의원이, 영화계에서 배우 정진영이 '청산가리 발언' 파문에 뛰어들며 광우병 파동이 재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는 김민선의 발언 때문에 4,2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김민선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 오히려 국민들에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민선 파문에 먼저 나선 것은 한나라당 전여옥의원입니다.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있다'는 제하의 글을 올렸는데, 이 발언을 본 배우 정진영이 전의원 글에 대한 반박글을 인터넷 뉴스매체에 올렸습니다.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 공이 전여옥의원에게 갔다가 다시 정진영으로 넘어온 형국입니다. 그런데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 대표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일단의 심경을 어제 오마이뉴스에서 밝혔습니다. '청산가리' 발언을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 대효, '연예인=공인'이라는 잣대로 김민선의 발언을 문제삼은 한나라당 전여옥의원, 그리고 전의원의 발언을 재반박한 정진영의 반박글을 두고 지금 인터넷은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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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연예인은 공인이냐, 아니냐'는 문제입니다. 전여옥의원은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에 대해 공인의 입장으로 보고 그 막강한 파급력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민선의 미니홈피 글로 미국산 쇠고기 파동때 촛불시위 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의원의 발언내용과 박창규회장의 입장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연예인=공인'이라 해도 자연인 김민선도 있습니다. 김민선이 공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이는 공적인 일에만 적용되고 개인 김민선은 일반 시민과 똑같이 자유롭게 개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 김민선을 인정하지 않은 채 오직 공인 김민선으로만 몰아간다면 우리 나라 연예인 누구도 김민선과 같은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연예인이 공인이라면 정치인들은 두말 할 것도 없이 공인 중의 공인입니다. 국민의 먹거리를 걱정한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이 문제라면 지금까지 공인의 입장에서 국회의원들이 수없이 한 폭언과 국회 본회의장의 폭력 등은 공인으로서 왜 문제 삼지 않는건지요? 얼마전 미디어법이 날치기 통과될 때 국회본회의 장에서 거친 말과 몸싸움을 한 의원들은 개인의 행동이고, 김민선이 미니홈피에 남긴 감상적 글은 공인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편협된 사고입니다. 아래 내용은 정진영씨가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 내용중 일부를 캡쳐한 내용인데, 필자의 생각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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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입업체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소송을 하는 거다. 우리나라가 촛불집회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나,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하며 촛불집회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박창규씨의 말대로라면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은 모두 악(惡)이며, 김민선씨 역시 악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손해가 모두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과 김민선, 그리고 이번에 함께 소송을 당한 <PD수첩>때문이라고 단정을 하는데, 나머지 국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국민들인 <PD수첩>과 김민선씨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당시 일반 주부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아래 글을 통해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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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당시 주부들은 돼지고기보다 싸다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관심이 멀어진 이유는 단순히 <PD수첩>과 김민선 발언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 저조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진영의 발언은 지금까지 광우병, 고노무현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추모에 참여했던 많은 연예인들을 대신해 '연예인도 공인이기 이전에 개인으로서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김민선이 3억원의 피소를 당한 상황에서 자칫 소송사태에 휘말릴까봐 나서기를 꺼려하는 때에  영화계 선배로서 후배를 생각해서 용기있게 나서준 그의 행동에 많은 국민들이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수입업체 대표 박창규씨는 그의 말대로 <PD수첩>과 김민선에게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했는지 모르나, 오히려 이 소송으로 국민들에게 잊혀져가던 광우병 파동을 다시 기억하게 함으로써,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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