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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가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앵커의 전설', '뉴스의 전설', '미국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미국이 가장 사랑한 언론인' 등 수많은 찬사를 한몸에 받은 앵커였습니다. 남의 나라 뉴스 앵커지만 그의 죽음을 보며 왜 우리나라는 크롱카이트같은 앵커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 나라는 크롱카이트같은 인재가 없을까요?
영어로 'anchor'는 '닻'이라는 뜻입니다. 뉴스앵커는 취재기자가 취재한 많은 뉴스들을 시청자들에게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닻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앵커'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앵커맨'이라는 말은 크롱카이트가 CBS 간판앵커로 활약하면서 그에게 처음 붙여진 말입니다. 크롱카이트가 미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은 것은 그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최장수 앵커로 활약한 기자는 MBC 엄기영사장입니다. 그는 MBC 메인뉴스 <9시 뉴스데스크> 앵커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그리고 2002년부터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13년 3개월간 앵커석을 지켰습니다. 그는 앵커의 영향력과 대중성을 무기로 정계로 진출한 다른 앵커들과는 달랐습니다. 선거때마다 정계의 영입요구가 있었지만 그 요구를 뿌리치며 앵커의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13년 넘게 앵커를 하면서 그가 겪은 대선만도 3번입니다. 정치적 격동도 많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엄기영사장을 한국판 크롱카이트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최장수 앵커출신 사장이었지만 신경민앵커를 1년짜리 단명 앵커로 하차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엄기영사장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올초 신경민앵커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앵커 교체 외부 압력설과 관련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하며 앵커직을 그만두는 것이 자신의 뜻과는 다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던 이른바 클로징멘트가 정부를 비판한 균형감각을 잃은 멘트라며 앵커자리에 앉은지 1년만에 물러났습니다. 그의 클로징멘트가 앵커의 사명이요, 본질인 공정성과 균형성, 객관성을 잃은 편향된 것이었는지요?
하차한 신경민앵커는 "불과 20,30초지만 나만이, 아니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한다"며 앵커로서 클로징멘트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클로징멘트 하나로 국민들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을 속속들이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신경민앵커의 클로징멘트는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경민앵커가 물러난 후 '클로징멘트'다운 뉴스 멘트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뉴스앵커로 소신을 가지고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앵커의 기본적 사명인 객관성, 공정성, 정확성을 가지고 방송하는 일이 왜 힘들까요? 우리나라 뉴스앵커중 왜 크롱카이트같은 명앵커가 나오지 않을까요? 크롱카이트 사망소식을 접한후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의문점은 자연스럽게 '미디어법'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미디어법이 통과된후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엄기영앵커가 13년 최장수 앵커기록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엄기영사장만큼 장수 앵커를 만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크롱카이트가 진행하는 뉴스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TV앞에 모였습니다. 1981년 그의 마지막 방송때는 평소의 2배가 넘는 미국시민들이 그의 마지막 방송을 보고, 그를 '미국 TV뉴스의 전설'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뉴스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그가 전하는 뉴스는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었습니다.
스튜디오가 아니라 보도국 데스크에서 직접 뉴스를 진행하며 "세상 일이 다 그런 것입니다"라는 특유의 클로징멘트로 미국인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던 크롱카이트, 그를 닮은 뉴스앵커가 한국에서는 왜 나오지 않는지, 아니 앞으로 나올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야당의 주장대로 미디어법이 방송장악을 위한 음모라면 더더욱 크롱카이트같은 앵커를 우리나라에서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 4월 13일 신경민앵커는 <뉴스데스크> 마지막 방송을 하면서 인상깊은 클로징멘트를 남겼습니다.
미디어법 처리문제를 놓고 오늘도 여야가 국회에서 한바탕 일전을 치룰 태세입니다. 그리고 MBC등 방송사의 파업이 또 다시 시작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확하고 객관성 있는 방송을 볼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는 느낌입니다. 크롱카이트가 한 클로징멘트 "세상 일이 다 그런 것입니다."로 웃어넘겨야 하나요?
영어로 'anchor'는 '닻'이라는 뜻입니다. 뉴스앵커는 취재기자가 취재한 많은 뉴스들을 시청자들에게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닻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앵커'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앵커맨'이라는 말은 크롱카이트가 CBS 간판앵커로 활약하면서 그에게 처음 붙여진 말입니다. 크롱카이트가 미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은 것은 그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최장수 앵커로 활약한 기자는 MBC 엄기영사장입니다. 그는 MBC 메인뉴스 <9시 뉴스데스크> 앵커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그리고 2002년부터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13년 3개월간 앵커석을 지켰습니다. 그는 앵커의 영향력과 대중성을 무기로 정계로 진출한 다른 앵커들과는 달랐습니다. 선거때마다 정계의 영입요구가 있었지만 그 요구를 뿌리치며 앵커의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13년 넘게 앵커를 하면서 그가 겪은 대선만도 3번입니다. 정치적 격동도 많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엄기영사장을 한국판 크롱카이트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최장수 앵커출신 사장이었지만 신경민앵커를 1년짜리 단명 앵커로 하차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엄기영사장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올초 신경민앵커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앵커 교체 외부 압력설과 관련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하며 앵커직을 그만두는 것이 자신의 뜻과는 다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던 이른바 클로징멘트가 정부를 비판한 균형감각을 잃은 멘트라며 앵커자리에 앉은지 1년만에 물러났습니다. 그의 클로징멘트가 앵커의 사명이요, 본질인 공정성과 균형성, 객관성을 잃은 편향된 것이었는지요?
☞ 관련 포스팅 보기 MBC 엄기영사장은 '팽' 당하기 시작했다
하차한 신경민앵커는 "불과 20,30초지만 나만이, 아니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한다"며 앵커로서 클로징멘트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클로징멘트 하나로 국민들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을 속속들이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신경민앵커의 클로징멘트는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경민앵커가 물러난 후 '클로징멘트'다운 뉴스 멘트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뉴스앵커로 소신을 가지고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앵커의 기본적 사명인 객관성, 공정성, 정확성을 가지고 방송하는 일이 왜 힘들까요? 우리나라 뉴스앵커중 왜 크롱카이트같은 명앵커가 나오지 않을까요? 크롱카이트 사망소식을 접한후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의문점은 자연스럽게 '미디어법'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미디어법이 통과된후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엄기영앵커가 13년 최장수 앵커기록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엄기영사장만큼 장수 앵커를 만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크롱카이트가 진행하는 뉴스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TV앞에 모였습니다. 1981년 그의 마지막 방송때는 평소의 2배가 넘는 미국시민들이 그의 마지막 방송을 보고, 그를 '미국 TV뉴스의 전설'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뉴스를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그가 전하는 뉴스는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었습니다.
스튜디오가 아니라 보도국 데스크에서 직접 뉴스를 진행하며 "세상 일이 다 그런 것입니다"라는 특유의 클로징멘트로 미국인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던 크롱카이트, 그를 닮은 뉴스앵커가 한국에서는 왜 나오지 않는지, 아니 앞으로 나올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야당의 주장대로 미디어법이 방송장악을 위한 음모라면 더더욱 크롱카이트같은 앵커를 우리나라에서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 4월 13일 신경민앵커는 <뉴스데스크> 마지막 방송을 하면서 인상깊은 클로징멘트를 남겼습니다.
"저는 회사의 방침으로 오늘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1년간 저의 소신은 민주와 자유, 힘에 대한 견제, 약자에 대한
배려에 서서 진행했습니다.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화도 났습니다. 매일 구석 구석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전하는 내일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 하겠습니다." (신경민앵커)
미디어법 처리문제를 놓고 오늘도 여야가 국회에서 한바탕 일전을 치룰 태세입니다. 그리고 MBC등 방송사의 파업이 또 다시 시작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확하고 객관성 있는 방송을 볼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는 느낌입니다. 크롱카이트가 한 클로징멘트 "세상 일이 다 그런 것입니다."로 웃어넘겨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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