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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김태호PD, 결혼 이벤트를 사양한 이유

by 피앙새 2009.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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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인기 예능프로 <무한도전> 김태호PD가 오는 19일 결혼을 합니다. 유명 연예인이 결혼을 하게되면 결혼 한달전부터 매스컴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잡습니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김태호PD는 유명연예인 못지 않은 스타PD입니다. '무도'를 총괄 지휘하는 연출자로서 유재석 등 맴버들만큼이나 인기와 명성이 있습니다. 그런 그가 결혼한다는 것은 뉴스거리가 되고도 남습니다. 그가 어디서 결혼하고, 하객은 몇 명이나 오고, '무도' 맴버들이 해당 프로 PD가 결혼하기 때문에 어떤 이벤트를 벌일까 등등 무도팬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관심도 지대할 것입니다.

'무도'시청자로서 김태호PD가 추구하는 공익 예능으로 볼 때 '그가 결혼할 때는 뭔가 다를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필자의 예상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김PD의 결혼식 만큼 유재석 등 맴버들이 결혼식장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이슈고 화제거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맴버들이 어떤 이벤트를 벌일까 생각했는데 김PD는 일체의 이벤트를 거절했습니다. 또한 '무도'의 메인MC 유재석이 맴버들을 대표해서 사회를 봄직도 한데, 이마저도 거절했다고 합니다. 유재석으로는 직장 동료로서 충분히 사회를 봐줄수도 있는데, 김PD는 완곡하게 사양한 것입니다. 물론 유재석과 맴버들의 성의는 충분히 헤아렸을 것입니다.


연예인들의 결혼식은 하객수로 인기도를 가늠합니다. 모 연예인이 결혼식 때 하객이 수천명 왔다고 예능 프로에 나와 자랑하는 것을 거북하게 본 적이 있습니다. 김태호PD는 하객수를 200명, 그것도 가족들 위주로 제한했습니다. 아마 하객수를 제한하지 않았다면 수천명의 하객이 찾았을 것입니다. 그는 연예인들의 요란한 결혼식보다 조용하게 가족 친지들만 모인가운데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올들어 연이어 터진 '무도' 맴버들의 핑크빛 소식을 김태호PD는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같은 예능 프로 '골미다'에서 노홍철과 장윤정의 열애소식을 시끌벅적하게 다룬 것에 비하면 아주 대조적입니다. 만일 정형돈, 전진, 노홍철, 정준하 등 올 들어 잇따라 핑크빛 열애소식을 터뜨린 이들 맴버들의 소식을 '무도'에 포함했다면 시청률은 더 올라갔을 것입니다. 김PD는 맴버들의 핑크빛 소식과 관련해 20분 분량의 '무한뉴스'를 준비한 후  방송하려 했지만 끝내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이슈'에 기대어 방송하는 것은 다른 프로들과 차별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 5년간 <무한도전>을 위해 공들인 탑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김태호PD의 결단 때문이었습니다.

방송의 사회성과 공익성, 유익성 등은 모두 프로그램을 만드는 PD에 달려 있습니다. '무도'가 지난주 방송한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를 통해 음원 판매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는 것 등은 예능 프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얼마전 방송한 '여드름 브레이크'에서 철거민의 아픔을 고발한 것은 여느 시사고발프로보다 더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처음부터 김PD는 시민아파트, 연예인아파트, 오쇠동 등 세곳의 공통점을 알고 제작했지만 그속에 담긴 뜻은 시청자들이 찾아낸 것 뿐이라며 겸손을 보였습니다. 즉 '무도'의 모든 공을 시청자들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김태호PD는 '무도'를 제작하면서 자막을 통한 '촌철살인'식 사회 풍자와 해학으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었습니다. 이런 자막을 직접 만드는 PD로서 수없이 사회 현실을 풍자해놓고 정작 본인 결혼식은 여느 연예인 못지 않게 한다면 표리부동한 사람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계획한 결혼식을 봐서는 표리부동이 아니라 표리가 일치한 PD였습니다.

예능 프로 PD라 해서 무조건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미디어법 반대 투쟁시 MBC노조원들과 함께 추운 거리로 나가 '방송법 개악 반대'를 외치던 그의 모습은 예능PD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예능PD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눈으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소외되고 그늘진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봅슬레이' 특집 등을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합니다. 그는 인기PD이기 이전에 시청자와 똑같은 시민일 뿐이고, 시민의 눈으로 방송을 하기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스타PD의 결혼식이 꼭 화려하고 시끌벅적하지 않다는 것을 그는 이번에 보여주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결혼이란 것이 화려하게 하는 것만이 행복한 결혼식이 아니라는 것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김태호PD는 맴버들이 준비하는 이벤트와 유재석의 사회마저 완곡히 사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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