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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한나라당 대표보다 이희아씨가 더 인간적이다

by 피앙새 2009.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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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0일) 故 노무현전대통령의 안장식이 고향 봉하마을에서 열렸습니다. 낮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YTN-TV에서 전하는 뉴스를 볼 뿐 직접 봉하마을을 가보지 못하는 마음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 기분이 좋아야 할텐데 하루종일 왠지 모를 슬픔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필자와 같이 무거운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퇴근후 저녁을 먹고 MBC 9시 뉴스데스크를 보는데,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이 보였습니다. 그녀는 안장식에 참석해 노전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에 국화 한송이를 헌화했습니다. 이희아씨는 각계 시민 대표 14명중 한 사람으로 봉하마을까지 내려가 헌화ㆍ분향을 한 것입니다. 이는 평범한 시민들, 힘 없고 소외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노전대통령이 하늘나라로 영원히 떠나는 날, 봉하마을은 3만여명의 조문객이 찾았습니다. 정치인, 종교인, 시민, 예술인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노전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한나라당 대표만 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공문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의위원회에서 전화로 협조를 했지만 한나라당 사무처에서 공문 아니면 안된다고 했다니 참 기가 막힙니다.

이희아씨는 몸이 불편합니다. 그리고 키도 작습니다. 안장식에 참석한 성인가운데 가장 작은키였지만 그 누구보다 커보였습니다. 국화 한송이를 들고 헌화 하기위해 걸어가는 이희아씨가 울먹이는 모습을 뉴스로 보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이희아씨는 노전대통령의 안장식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25일 노전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졌던 봉하분향소를 찾아가 직접 조문을 하며 눈물을 쏟아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그녀는 노전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끝까지 지켜줄 예정입니다.

이희아씨는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는 노전대통령의 추모콘서트에 참여합니다. 추모 콘서트 준비위에서 참여 요청을 하자, 흔쾌히 허락하여 오는 12일 고양시 장항근린공원에서 열리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추모콘서트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 콘서트에는 조관우, 안치환, 노찾사, 김용우, 이희아, 권진원 등이 참가합니다. 이희아씨는 이 콘서트에서 피아노연주뿐만 아니라 노래도 한다고 하네요.

콘서트 프로그램 문제로 연출자가 이희아씨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피아노 2곡을 하는 게 어떨까요?”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매니저는 “피아노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할 거고요. 그리고... 희아가 대통령께 직접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답니다.” 연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희아씨가 직접 노래를 한다고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만 알았던 희아씨가 노래까지 한다니 노전대통령을 참 좋아했나 봅니다.


이희아씨는 피아니스트지,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셨던 노무현님의 죽음을 슬퍼했고 그리고 그분의 가시는 길을 함께 할 뿐입니다. 이것은 정치, 이념, 종교 등 추상적이고 거추장스런 말보다 ‘인간’ 노무현을 편안하게 보내기 위한 소박하고 작은 마음일 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그분에게 작별 인사를 드리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 열린 안장식에 한나라당 대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전 노전대통령이 정치적인 적이라 할지라도 죽음 앞에서는 초연해지는 것이 인간일진대, 무슨 일정이 그리 바쁘다고 참석을 하지 않았는지요? 이명박대통령이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중인 상황이라면 여당 대표라도 노전대통령의 안장식에 참석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요?

이희아씨는 노전대통령의 안장식에 참석해서 국화꽃 한송이를 바쳤습니다. 그러나 여당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여당은 노전대통령의 서거 이후 순수한 국민들의 애도마저 '조문정국'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의 현실입니다. 노전대통령 안장식에 한나라당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왜 정부, 여당을 등지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셨던 분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참석하지 못한 여당 대표를 필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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