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대한늬우스> 부활이 이명박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보도했고,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이 기획한 것이며, ‘MB아이디어’라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의 필요성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이 이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이이라고 보도한 중앙일보를 분석해보면, 적어도 MB의 그런 고민을 충실히 이행할 부서는 문체부였을 것입니다. 전국 영화관에서 <대한늬우스>를 상형하려면 적어도 유인촌장관에게 이 기획안을 결재했을 것입니다. 즉, 이대통령이 아니라면 다음 책임은 관련 부서인 유장관이 되는 것입니다.
누가 아이디어를 내었던 간에 <대한늬우스>는 이명박정부에서 내놓은 궁여지책 중의 하나입니다. 왜 궁여지책이냐? 설사 이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4대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이명박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누군가 충성을 하겠다며 내놓은 아이디어일 것입니다. 이대통령의 의중을 100% 반영한 것입니다. 정부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생각한다면 국민들이 4대강 살리기, 대운하건설을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왜 반대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양희성이 <대한늬우스>에 출연한 것은 그녀가 말한대로 부족함에서 나온 결정이었지만, 뒤늦게나마 사과를 한 용기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양희성은 <대한늬우스>의 희생양입니다. 4대강 살리기 홍보를 위해 ‘개콘 - 대화가 필요해' 코너 출연진을 섭외했는데, 스케즐이 너무 바쁜 신봉선이 빠지게 되자, 대타로 양희성이 출연하게 된 것입니다. 양희성은 처음에 공익광고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장에 나와 콘티를 보니 4대강 광고라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양희성은 촬영전에 마음의 갈등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획사의 규정, 즉 미풍양속에 저해되지 않는 한 출연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촬영을 하게된 것입니다. 어쩌면 그녀는 기획사의 희생양이 된 것인지 모릅니다. 기획사도 4대강 홍보 출연이 이렇게까지 후폭풍이 올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양희성은 시류를 정확히 읽은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출연을 후회하는 것인지 몰라도 일단 사과를 했습니다. 그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여기서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 4대강 홍보에 함께 출연한 김대희, 장동민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 두 사람도 후폭풍에 마음의 갈등을 느끼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사과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 4대강 살리기가 잘못된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 절대 다수가 왜 반대를 하는지 두 사람은 곱씹어 봐야할 것입니다.
양희성은 지난 2007년 MBC <개그야> ‘별을 쏘다’ 코너에서 죄민수의 여자 친구 양만근으로 나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탤런트 한지혜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개그우먼으로서는 미모도 뛰어납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도 출연하다가 2005년부터 CBS <뉴스야 놀자>에 게스트로 출연하다가 노정렬과 함께 MC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렇다하게 방송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양희성은 공익광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출연했을지 모릅니다. 가볍게 생각한 공익광고가 정치적인 이슈를 담고 있는 CF라는 것을 알았을 때, 왜 거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기획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양희성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노예계약이라고 할 정도로 톱스타급이 아니면 불리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우리 연예기획사의 파워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뜻과는 반대로 행동할 때도 있습니다. 비록 4대강 홍보영상에 출연해서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았지만, 양희성의 말대로 부득이하게 기획사 입장 때문에 출연했고, 뒤늦게나마 자신의 행동에 사과를 하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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